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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시론]펀드 과세, 납세자 친화적으로 바꿔야 한다

(조세금융신문=진금융조세연구원 대표·경제학 박사) 1970년 5월 20일 우리나라 1호 펀드가 판매된 이후 벌써 50년 가까이 된다. 2018년 4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펀드 판매규모는 547조원으로 100세 시대의 가장 대중화된 투자상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개인이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하려면 종목 선정·기대수익률 계산·분산투자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스스로 검토하여 결정해야 하지만, 펀드는 전문가인 펀드매니저가 이러한 골치 아픈 결정을 대신 맡아서 처리해주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펀드매니저의 역할 등 펀드운용에 대한 대가로 연 1~3% 내외의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인생에 있어서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이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금융상품 투자에는 세금 문제가 따른다. 펀드는 투자자가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간접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투자할 때의 세금과 차이가 있다.


직접투자는 소득세법에서 열거된 이익만 과세되나, 펀드투자는 포괄주의 과세방식에 따라 소득세법에서 규정한 일부 소득을 제외하고 모든 소득이 과세된다. 소득세법에서는 직접투자와 간접투자간 과세 형평을 위해 상장증권 및 벤처기업주식의 매매·평가손익 등에 대해서만 과세제외 규정을 두고 있으며, 나머지 수익은 전부 과세된다.


이에 따라 상장주식 양도차익의 경우 직접투자에서는 소액주주는 비과세되고 대주주는 과세대상이지만, 펀드투자에서는 대주주 소액주주 구분 없이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므로 펀드투자가 유리하다.

 

하지만 채권매매·평가차익, 해외주식평가이익, 장외파생상품매매이익, 외화자산환차익 등은 직접투자에서는 과세대상이 아니지만 펀드투자에서는 과세되므로 직접투자가 세부담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펀드 과세가 직접 투자와의 또 다른 차이점은 연 1회 이상 결산 및 분배에 의한 원천징수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소득세에 대한 이연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매분기 이익을 원천징수하는 일반 신탁상품과 형평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펀드에 대하여 환매 시점이 아닌 시점에 과세(원천징수)함에 따라 후술하는 바와 같이 여러 가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현행 펀드과세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매년 과세(원천징수)함에 따라 손실발생 시에도 과세되는 문제이고, 둘째 비과세손익 제외 기준으로 과세되므로 투자손실 발생 시에도 과세되는 문제이다.


먼저 매년 과세(원천징수)함에 따라 손실발생 시에도 과세되는 문제를 살펴보자.
가령, 개인이 펀드증권을 기준가격 1000원에 취득하고 펀드의 결산시점에 기준가격이 1500원이 되면, 이익이 500원 발생하여 여기에 대해서는 소득세가 과세된다. 그 후 이 펀드증권을 기준가격 300원으로 환매하면, 펀드의 결산시점에 500원의 이익을 분배 받았지만 결산 이후 환매시점까지 실현한 투자손실은 700원이 되어 전체 투자기간 동안에 200원의 투자손실이 발생한다.

 

이 때 이전에 결산시점의 일시적 실현이익 500원에 대하여 세금이 원천징수되었으나 환급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세법에서 매매·평가 이익의 분배를 유보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규정을 두고 있지만, 펀드에서 나오는 이자 및 배당소득 등에 대해서는 매년 원천징수되므로 부분적인 보완에 불과하다. 투자자는 펀드에 가입한 전체 투자기간에 걸쳐 본인에게 궁극적으로 귀속될 투자손익이 얼마가 될 것인지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런데 펀드의 회계연도 종료시점인 결산시점에 펀드재산의 실현이익이 발생하면 반드시 분배할 것을 세법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인위적인 펀드의 결산시점 단위로 펀드재산의 실현이익을 분배받고 세금을 원천징수 당한다.

 

그리고 나중에 투자손실이 발생하여 전체적으로 투자손실을 입게 되어도 앞서 원천징수된 세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음으로, 비과세손익 제외 기준으로 과세되므로 투자손실 발생 시에도 과세되는 문제를 살펴보자. 비과세손익으로 취급되는 소득의 원천에서는 투자손실이 발생하고 과세손익으로 취급되는 소득의 원천에서는 투자이익이 발생하였지만, 이 둘을 합산하여 순투자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도 과세손익으로 취급되는 투자이익에 대해서는 소득세가 과세된다.

 

예를 들어 특정 투자자에게 채권매매차익이 100원 발생하고 주식매매손실이 160원 발생했다고 한다면, 전체적으로 60원의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매매차익 100원에 대해서 과세된다.

 

따라서 투자자는 사실상 펀드투자로부터 얻은 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납부하여야 하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펀드에 대한 소득세 과세방식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있다”는 세법에 내재하는 기본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순소득액만이 사적 생활 또는 납세를 위하여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으며, 객관적 담세력 또는 급부능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순소득액이 있는 경우에 과세하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장구한 역사를 통하여 형성된 세법에 내재하는 가장 본질적인 원칙이다.

 

펀드에 투자하였을 때 투자이익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과세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펀드세제가 직접투자 시의 세제와 달리 펀드의 매년 결산 시점에서 원천징수로 과세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결산 이후 환매·매도시 전체 투자 기간의 손익을 통산하는 방안(1안)과 매년 결산·분배시 과세하지 않고 환매·매도시 일괄 과세하는 방안(2안)을 고려할 수 있다.

 

두 방안 중 단순성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2안이 보다 나은 방안으로 판단된다. 1안은 결산·분배시점과의 차이로 인해 기납부세액에 대해 환급을 해야 하므로 조세행정비용과 납세협력비용이 추가로 소요되는 문제점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2안의 경우 장기간 과세이연이 될 우려가 있으나 항구적인 세수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는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비과세 손익 제외에 따라 투자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과세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펀드로부터 전체적인 투자이익이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그 전체적인 투자이익을 한도로 비과세손익을 차감하여 과세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즉, 전체적으로 투자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는 과세하지 않고, 투자이익이 발생한 경우에만 그 투자이익을 한도로 과세소득에 대해서 과세하는 방법이다.

 

[프로필] 김 용 민

• 진금융조세연구원 대표·경제학 박사

• 전) 인천재능대학교 회계경영과 교수 

• 전) 조달청장

• 전) 감사원 감사위원

• 전) 대통령 경제보좌관

• 전)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 저서 <2017 금융상품과 세금>, <2018 금융상품과 세금>(공저, 조세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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