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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9회말 2사 대역전’ 드라마, WTO 일본 수산물 분쟁 승리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수많은 시계가 멈춘 시각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도호쿠 앞바다길이 500㎞, 폭 200㎞ 넓이에서 세 개의 지진이 거의 동시에 순차적으로 일어났다. 지진은 거대 쓰나미를 일으켰고 엄청난 파괴력과 잔인함을 보여주었다. 이 영향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했다. 방사성 물질이 대거 유출되어 대기와 바다가 방사능으로 오염되었다.

 

일본대지진,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등 조치

 

일본에 인접한 우리나라는 국민의 건강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정부는 두 가지 조치를 취하였다.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처리하는 수산물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수입을 금지하는 한편, 다른 일본산 식품에 대해서도 미량의 세슘이 발견되면 추가 핵종 검사 17종을 추가 요구하였다. 약간의 방사능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대로라면, 식품으로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방사능원소는 20개의 종류가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를 수입할 때마다 모두 검사한다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이나 시간적인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세슘의 함량만 검사하여 일정 수준 이하이면 안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슘만을 검사하는 이유는 일단 검사비용이 저렴하고 1시간 이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과학적 특성으로 자연 상태의 식품에는 세슘과 기타의 방사능원소가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기 때문에 세슘만 검사하면 다른 방사능원소의 함유비율도 같이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세슘만 가지고 수산물 식품에 함유된 다른 방사능원소 함유량을 자연 상태에서와 똑같이 다룰 수 있을까? 일본 원전사고로 흘러나온 방사능 오염수로 인해 세슘과 다른 방사능원소 간의 비율은 일정하다고 볼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세슘검사를 우선 하고 그 수치가 약간(0.5Bq1)/kg)이라도 검출되면 17개의 추가 핵종에 대한 검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실무적으로 이러한 검사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수출이 힘들어지게 된다.

 

日 제소, WTO “日만 엄격 잣대는 협정 위배” 일본 손 들어줘

 

일본은 반발하였고 급기야 2015년 5월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WTO 부속협정중 하나인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에 관한 협정(Agreement on 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SPS 협정)2)’ 위반이라며 한국을 제소한 것이다.

 

심리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2018년 2월, WTO는 우리의 바람과는 다른 정반대의 결과를 내놨다. 일본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는 식품과 일본에서 수입되는 식품의 방사능 위해성에는 큰 차이가 없음에도 일본산 수산물 식품에 대해서만 추가 핵종검사를 요구하는 등 더 엄격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WTO협정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1심의판단 기준이 일본산 수산물이라는 ‘상품 자체’가 방사능 오염 때문에 위험한지에 집중된 것에 대한 결과였다. 우리로서는 국민의 보건관리에 큰 구멍을 낼 수 있는 위험한 결과이다.

 

‘9회말 2아웃’ 대역전! WTO “환경적 조건 따진 엄격검사 협정위배 아냐”

 

1심의 결과에 낙심도, 스스로 포기도 할 수 있었지만 상소를 택하였다. WTO 규정에서 1심에서는 법률 기준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지만, 2심 상소심에서는 1심에서 법률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했는지를 주로 보는 법률심으로써, 1심 패널 결정의 기초가 된 법률 기준을 공격해 무력화 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

 

SPS협정 제2,3조에 따르면 우리의 특별조치가 제3국과 일본 간의 상황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면 그 조치는 잘못된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차별이 가능하여 우리의 특별조치가 잘못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1심에서는 일본산 ‘수산물 자체’의 방사능 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다른 관련 조건’(Other Relevant Conditions) 즉, 다른 환경적 조건도 동시에 검토해야 함에도 그러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 점을 중점적으로 부각시켰고 2심 최종심에서는 이를 받아 들였다.

 

앞서 기술한 일본과 1심 패널의 주요 판단 기준은 일본 수입식품을 검사한 결과가 그 식품에만 ‘한정’하여 방사능이 기준치 이하이며, 세슘과 다른 방사능원소 간의 비율도 대부분 유지된다는 것이 골자였다.

 

일본 내 환경오염에 따른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다. 우리 측은 환경오염도 ‘다른 관련 조건’으로서 고려의 대상임을 주장했다. 주장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 하는 과학적 증빙도 제출했다.

 

이에 대한 여러 근거 중 대표적인 것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방사능 원소의 일종인 대규모 스트론튬 유출로 인해 세슘과 스트론튬의 비율이 깨졌다는 것을 들었다. 이는 일본도 인정한 것으로 논쟁이 필요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세슘 검사만으로는 다른 방사능원소의 함유량을 보통의 자연 상태에서처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논거는 일본의 비극적 상황으로 인한 특수한 환경오염에 따른 우리의 일본에 대한 추가 조치는 전혀 협정 위배가 아님을 최종심이 받아들이는 결정적 이슈가 되었다. 우리는 일본에 ‘9회말 2사’ 대역전승리를 한 것이다.

 

1995년 WTO가 창설된 이래 1심에서 지고 2심에서 이긴 사례는 없었기에 관련 정부 내부에서 조차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고 전언한다. 심지어 우리 언론조차도 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단 항소를 결정한 이상 최선을 다했다. 8개 관련 부처가 100여 차례가 넘는 회의를 반복하여 2심에 대응했다. 서로 다른 부처 간 공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 정부 관례상 이례(?)적이기까지 하다. 대단히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뿐만 아니다. 매우 전문적인 과학 지식이 분쟁 대응에 필수이었던 본 사례에서 민간 전문가가 무보수로 전격 합류하였다. ‘국뽕’이라고도 얘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역시 국가 위기 상황에서는 더 힘을 발휘하는 게 우리 민족이던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설립 100주년이자 3·1운동 100주년이기도 한 올해 그래서 의미가 더 남다르다.

 

[프로필] 고 태 진
•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관세청 공익 관세사

• 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원산지실무사」 교재집필 및 출제위원

•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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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인중 영앤진 회계법인 대표 “新 가치창출 리더로 거듭날 것”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지난해 11월 회계개혁법의 시행으로 4대 회계법인이 독차지하던 회계시장에 파문이 일고 있다. 정부는 규모와 자격을 갖춰야 상장사 감사를 맡기겠다고 발표하면서 중소형 회계법인들이 하나 둘 뭉치고 있다. ‘컨설팅’의 영앤진 회계법인과 감사전문 신정회계법인도 지난 6월 1일 통합을 통해 한가족이 됐다. 강인중 영앤진 대표는 내실 있는 조직화, 책임 있는 리더십, 합의된 의사결정을 통해 영앤진 회계법인이 새로운 가치창출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회계개혁법 시행 후 대형화는 필수적인 생존전략 중 하나가 됐다. 이합집산을 통해 규모를 키웠다고 끝이 아니다. 운영을 잘못한다면, 대우조선 등 대형 회계분식사건이 되풀이되지 말란 법이 없다. 강인중 영앤진 회계법인 대표는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리더십과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계업무는 고도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필요한 업무입니다. 개인의 역량을 제한하는 조직화는 단순히 모여 있는 것이지 조직화가 아닙니다.” 영앤진 회계법인은 위원회와 체계만 있고, 실제로는 대표와 소수 이사진이 밀실정치로 결정하는 허울뿐인 체계화를 철저히 거부한다. 개인의 역량은 보장하지만, 고정영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