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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통일의 기폭제, 남북 경제협력 그리고 FTA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2018년 4월 27일은 그동안 경색 국면을 면치 못하던 남북관계에 물꼬를 튼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이었다. 이전의 최악이라 할 수 있던 남북관계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화해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이어진 결과였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포함해 세계정치사적으로 보아도 역대 어느 시기보다 가장 사실적인 평화의 진척이라 아니할 수 없다.

 

때맞추어 그동안 단절되었던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한-EAEUFTA (EAEU : 유라시아경제연합.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 등 5개국이 참여한 독립국가연합 중심의 경제협력체를 말한다. 한-EAEU FTA는 지난 9월 6~7일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 정상회담에서 추진하겠다고 합의하였다.) 를 위시한 신북방정책의 방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의 철도 연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이의 구체적 이행을 위해 ‘북방경제협력위원회(The Presidential Committee on Northern Economic Cooperation)’를 출범시켜 러시아·몽골·카자흐스탄 등 북방 국가들과 농업 분야를 포함한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대로라면 북한도 머지않아 포함되어 북한을 관통한 다양한 경제 정책을 구상하여 실현할 수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신북방정책에 있어 아주 중요한 지리적 위치에 있는 북한과의 남북교역(경협)은 그야말로 반쪽자리 정책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남북경협의 이해를 위해서는 그동안 남북한이 주장했던 통일방안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초의 국가연합 통일안인 노태우 정부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과 이를 약간 수정한 김영삼 정부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첫 번째는 화해협력단계이다. 이것은 북측의 ‘고려연방제’와도 합치되는 부분으로 양측 모두 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즉, 남북 간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교류 협력을 통해 상호 적대감과 불신을 해소시키는 게 당면한 첫 번째 과제이며, 통일의 첫 단추라는 것이다.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한 기대 정치색 없는 남한의 우수한 한류와 북한 음식 등의 상호 문화교류는, 시간이 그동안 너무 흘러 같은 민족이지만 이국적인 느낌까지 들기도 하는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명맥이 끊어진 경평축구의 재개와 김정은 위원장이 좋아한다는 농구 등 서로에게 이해가 맞는 종목의 스포츠 교류는 또 다른 재미와 동질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렇지만 문화, 사회만의 교류는 자칫 그것으로 끝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말만 풍성한 일회성 잔치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담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인간을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라고 했다. 일단 먹고 사는데 서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때 서로에게 더 끌리고 적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막연히 통일은 우리의 소원이라고 아무리 외쳐봐야 통일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내 돈이 그쪽으로 나간다든지, 통일 후 서로의 이질적 문화로 사회 혼란만 부추긴다는 사고가 팽배해진다면 문화의 교류도 단지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고 즐거워하는 것 이상이 되기 힘들 것이다.

 

통일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빨리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서로가 충분히 준비가 되어 가랑비에 옷 젖듯, 나도 모르게 서서히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면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이 들지 않더라도 민족 재결합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된다.

 

남북한 간 이질감을 해소하고 북한의 경제가 남한의 수준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한 여러 요소 중 남북경제협력(이하 남북경협)은 그 어느 항목보다도 평화공존과, 나아가 고통스럽지 않은 부드러운 통일을 향한 가장 중요한 대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남북경협은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세세분류 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는 상품거래를 하는 물자교역, 위탁가공교역, 북한현지에 투자 법인을 설립하는 경제협력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위탁가공교역은 현재 남북경협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남한의 원·부자재 일부 또는 전부를 공급하고 북한에서 완제품 또는 반제품을 가공하여 재반입 하는 교역 형태를 말한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북한의 인력과 공간의 접점으로서, 소유권은 남한의 원부자재 공급자에게 있으면서, 북한에게는 가공임만을 지급하면 된다. 위탁 가공 교역은 남북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윈윈(Win-Win)의 경제적 상호 보완성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다.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최저임금제, 근로시간단축제 등으로 한국에서의 기업 생산 활동은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동안 북한 노동자들에 지급되는 임금이라는 것이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게 낮다. 게다가 말(Korean)도 통하고 지리적으로도 서울과도 매우 가깝다. 노동 집약적 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 전반에 이르기까지 생산 공장이 해외로 급속히 이전되고 이에 따라 고용도 쉽지 않은 작금의 상황 속에서 북한과의 위탁 가공 교역 활성화는 우리 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있어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북한으로서도 붕괴된 구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으로 인해 놀고 있는 설비와 노동력을 활용하여 외화 수입을 증가 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정치적인 부분은 이 글에서 고려하지 않는다. 필자 주)

 

게다가 현재의 남북한 간의 물자의 이동에는 관세가 없다.

 

예를 들어 비교적 임금이 싼 베트남에 임가공 공장을 세우고 위에 언급한 위탁가공교역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베트남에 들어갈 때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관세를 부과 받는 것에 비해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문제는 남북한 간의 물자 교류에 관세가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국제법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현재의 무관세 조치는 1988년 7월 7일 노태우 대통령의 ‘7·7 선언(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에 그 근거가 있다. 이 선언에서 남북 간 교역을 ‘민족 내부거래’로 간주한다고 명시하였다. 이는 우리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이로써 남북한 사이의 교역은 국가와 국가 간의 교역이 아니고 따라서 수출이나 수입의 용어는 성립되지 않게 된다. 수출, 수입의 대체(代替)로 반출, 반입의 용어를 쓰며 북한산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가 부과하지 않게 하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남북한 간의 교류를 ‘민족 내부거래’로서 우리가 정의한 대로 용인해 줄 것인지이다. GATT제1조 ‘최혜국대우원칙(Most-Favoured-Nation treatment)’에 의하면, “수출입과 관련하여 일방 체약국이 다른 나라에 부여하는 모든 특혜는 모든 다른 나라의 동종 상품에 대해서도 즉시 무조건적으로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남북한은 1991년 9월 18일 국제연합(UN)에 동시 가입한 바 있다. 주권국가를 가입의 자격요건으로 하는 UN은 남한과 북한을 국제법상 각각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타의 WTO 회원국은 무슨 이유로 남북한 상호간에만 특혜를 주고받느냐는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다분한 것이다.

 

실제로 ‘남북기본합의서’ 상에 남북 민족내부거래의 특수성을 명시하고자 한 데 대해 미국정부의 고위관리는 1991년 4월 “한국이 북한과 대량의 쌀을 비롯한 물자교역을 추진하면서 무관세 등 특혜조치를 취한다면 GATT에 의거, 한국을 제소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해 7월 미국 행정부가 자국농민들의 보호를 위해 남북한 교역 무관세에 대한 GATT협정상 승인을 요청했던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향후 남북교역이 활성화되어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될 때에는 언제든지 이 GATT 제1조의 적용을 요구함으로써 남북교역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이다.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요즘은 더욱 그러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과 FTA가 체결된다면?

만약 북한과 FTA가 체결되면 어떨까. FTA는 관세를 제거하여 체결국간 교역을 활성화하는 것이 그 본연의 역할인 점에서 남북한 FTA는 합법적으로 상기 MFN 논란을 잠재우게 할 수 있는 꽤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FTA 원산지 규정으로 인해 중국산 제품이 북한에서 통관하여 무관세로 우회 수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된다. 일석이조인 것이다.

 

특히 FTA에 따른 경쟁과 투자의 활성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유발, 체결국으로부터 첨단기술의 유입을 통한 기술수준 향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FTA를 통한 경제성장 촉진 등 동태적이고 장기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는 덤이 될 수 있다.

어지럽게 돌아가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 정부는 냉철히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북한의 비핵화가 확실시 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고 종전선언을 하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이 남북한 경제협력을 화끈하게 펼칠 절호의 기회이다. 높아가는 실업률 등 안팎으로 거세게 몰아치는 폭풍우 속에 경제위기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는 북한과의 FTA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이다.

 

[프로필] 고 태 진
•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관세청 공익 관세사

• 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원산지실무사」 교재집필 및 출제위원

•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졸업

•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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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일의 세상 돋보기]아편전쟁이 미중무역전쟁에 주는 시사점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요새 서로를 비난하며 보복관세 및 규제강화를 선포하는 등 무역전쟁의 양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 전쟁은 대중무역수지에서 엄청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미국에 의해 자국산업보호를 이유로 먼저 시작되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무역상대국이면서 무역적자유발국으로 미국 전체적자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한치의 양보도 없이 보복에 나설 태세다. 이는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까지도 그 파급 효과가 미칠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대국이 기침하면 중위 국가는 감기를 앓고 하위 국가는 독감을 앓는다는 글로벌 경제논리를 그대로 입증하게 될 것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단기적으로는 양대 국가 상호간에 벌어지는 무역감소가 우리나라와 같은 제3국에는 대체효과에 따른 수출증가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호무역에 따른 전반적인 세계무역 감축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 주식, 환율 등 세계경제지표들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경기침체의 서막을 보는 듯하다. 필자는 갑자기 미국에 의해 야기된 무역전쟁을 보면서 1840년에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