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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우리 손자 진로상담 좀 해주세요

 

(조세금융신문=연승준 호크마컨설팅 대표) 얼마 전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80이 넘은 할아버지께서 바쁜 아들 내외를 대신해 손자 두 명을 양육하고 있는데 손자가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라 진로 상담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들 내외와 상의했는데 미래형 직업에 맞도록 진로를 설정해주고 싶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문득 제 주위에 자녀를 수의학과에 입학시키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애완견을 키우고, 다양한 과학 전시회, 과학실험 교육을 통한 교육으로 의대에 입학시킨 부모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의대에 진학을 한 박수미 양과 이야기를 하는데 그저 의사가 되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부분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의견을 통해 진로를 결정하고 자신의 미래를 수의사로 결정했기에 만족스러워 합니다. 하지만 박수미 양이 진정으로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꿈꿔온 미래가 의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의료분야의 일이 꼭 진료하고, 수술하는 일 외에도 검사, 연구, 교육 등 다양한 일이 있기에 수미 양이 원하는 분야로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며 상담을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의사가 된 것이 부모님의 뜻을 이루게 되어서인지, 그저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의 길로 들어선 것에 만족스러운 것인지 진심으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한 것인지에 대해 궁금합니다.


진로, 시기가 중요할까요
우리는 미래를 언제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것은 어느 시기라고 못 박을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고 원하고 인지하는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분명한 목표가 있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충분히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를 결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녀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세 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선배 중에 세무공무원을 지내고 세무사 사무실을 차린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은 고등학교 선배인데, 고등학교 때 공부가 그렇게 하기 싫었다고 합니다. 빨리 돈을 벌어서 성공하고 싶었지만 고졸의 학력으로 취직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회사를 다녀 봐도 앞날의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군대에 입대했다고 합니다.


군생활 중에도 전역 후에는 어떻게 살까 깊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고민한 결과 안정적인 공직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제대 후에는 독서실에서 쪽잠을 자면서 하루 16시간 이상 독하게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세무대학교에 들어가게 되었고 꼼꼼하고 정확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세무공직을 잘 수행하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웠지만 엄격하게 배워가며 수행한 실무를 바탕으로 이제는 꽤 성공적으로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을 20대 초중반에 결정하고 황소처럼 우직하게 다른 길보지 않고 한 길만 파고든 선배는 지금 현재도 자신의 결정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선배님은 가구사업을 하는 분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군대에 다녀오셔서 가구회사에 취직하셨습니다. 본사에서 근무하다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좋을 것같아 입사 6개월 만에 현장직을 자원했다고 합니다.

 

선배님은 가구를 만들고 현장의 직원들과 소통하고 거래처와 좋은 관계를 쌓아가며 일했다고 합니다. IMF로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게 되자 거래처에서 오히려 회사를 차리라는 권유를 들었다고 합니다.

 

고민 끝에 회사를 차렸는데 이 회사가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현재도 가구 분야에서 왕성하게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선배는 자신이 사업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신뢰를 바탕으로 인맥관리, 철저한 사후관리만 생각하고 일했다고 합니다. 나의 장점을 극대화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연결이 된 것 같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모 대학교 교수님께서 만나자고 하셔서 만났더니 본인의 진로를 상담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이제 곧 정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제2의 삶을 살고 싶다고 합니다.

 

경영학 교수님인데 은퇴 후 책도 쓰고 여행도 다니라는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가 싫더라고 합니다. 그래서 진로 검사를 했는데 음악 쪽에 높은 스코어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혹시 음악 쪽에 관심이 있나 얘기했더니 놀랍게도 전공에서 스트레스 받을 때는 섹소폰을 취미로 불었다고 합니다.

 

은퇴를 영어로 하면 Retire라고 하시며, 이제는 타이어를 다시 끼우고 제2의 인생을 작곡 공부와 함께 하겠다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은퇴 후 작곡과에 다닐 계획을 가지고 계시며, 요즘 새로 작곡한 노래라고 음악 파일을 보내고는 아이처럼 웃는 교수님의 모습에서 진로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진로, 본인이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 더중요해
다시 손자의 진로를 고민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한국 사람은 성격이 많이 급하다고 합니다. 빨리 무엇인가 결정하고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모나 조부모의 입장에서 진로를 빨리 정해주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자신의 진로를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8살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 속에 내가 무엇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없을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세상의 호기심, 삶의 지혜가 담긴 인문학적 사고를 갖춘 인재로 키우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유대인이 하는 밥상머리 교육처럼 아이가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권했습니다. 미래는 본인이 결정하게 해야 합니다. 부모나 주변에서는 그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올바른 성장을 할 것입 니다.

 

 

[프로필] 연 승 준
• 현) 호크마컨설팅 대표

• 전) 한국중소기업교육센터 센터장

• 전) 대웅경영개발원 교육기획팀장

• 전) Asset Master 제휴영업본부장

• 연세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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