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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칼럼]우리 아이 진로 지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세금융신문=연승준 호크마컨설팅 대표) 박명철 차장은 오늘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어젯밤에 아들을 한바탕 야단치고 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와 보니 방에서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 좋게 용돈이나 줄까 방에 들어갔더니 게임하느라 아빠가 방에 들어온 줄도 모르고 있는 아들을 야단친 것입니다.

 

얼마 전 최신 스마트 폰으로 바꿔주면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도 받았는데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딴짓하는 아들에게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야단을 쳤는데 아무 말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는 아들의 모습이 가슴 한 켠에 무겁게 자리잡았습니다. 다짜고짜 야단부터 친 것도 후회스럽고 요즘 들어 대화가 없어진 아들과의 관계도 걱정되고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퇴근 무렵 저에게 상담요청 전화가 와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곧잘 공부도 잘하던 아이가 요즘 말도 없어지고 성적도 영 시원찮아졌다고 합니다.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방과 후 학원도 여러 곳 등록했는데 종종 학원을 빼먹는 일도 있는 눈치라고 합니다.

 

저 역시 박명철 차장과 여러 해 전에 같이 일한 적이 있어 가족들도 어느 정도 아는 사이입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다 듣고 물어봤습니다. “박 차장님, 박 차장님은 학교 다니면서 공부가 재미있었나요?” 그 말에 박 차장은 얼굴을 붉히며 재미있었던 적은 별로 없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에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참고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 차장님 아드님이 왜 공부를 안 하고 게임을 했는지 물어보셨나요?”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박 차장은 공부를 안 하고 게임을 한 모습만 보고 아들과 소통을 했으니 아들이 제대로 마음의 문을 열었을까요?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빠가 야속하지는 않을까요?

 

요즘 진로에 대해 상담을 하다보면 느끼는 생각이 40~50대 연령층의 가치관과 요즘 학생들의 가치관이 너무도 다른 것에 놀랍니다. 지금은 40~50대는 그저 학생이니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요즘 아이들은 내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지 알아야 공부를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 체험이나 진로 검사는 너무 뻔하고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또한 부모들에게도 자세히 듣는 경우가 통계로 봐도 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입장을 바꿔보면 답답한 마음도 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부모님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민희 양 이야기

 

최민희 양은 중학생 2학년입니다. 민희 양은 오늘도 다음 달 학원에서 어떤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좋을 지 고민합니다. 민희 양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주말이면 부모님과 함께 엄마 아빠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몰라서 다른 이야기를 하면 엄마와 아빠는 웃으면서 함께 듣자고 해 주로 듣기만 하는 편이라 주말이 싫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빠의 경제상식 퀴즈와 엄마의 의사소통 게임을 하면 할수록 텔레비전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이해가 되고 가끔 대학교에 다니는 친척 언니보다도 더 많은 시사 상식을 갖추게 되었다는 생각에 요즘은 주말이 기다려진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민희 양은 경제 전문가가 되고 싶어합니다. 세계 각국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 연구하고 다양한 국제기구에서도 일하기 원합니다. 그래서 민희 양은 영어는 기본이고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는 중국어도 열심입니다.

 

민희 양은 어려서부터 부모님과의 시사상식 등 어른들 이야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을까요? 민희 양의 아버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싫어하죠. 저희도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너무 빠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잘 알아듣지 못해도 계속 이야기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내는 민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퀴즈와 소통에 게임을 접목하자고 제안했고 회사 교육팀에 부탁해서 다양한 게임 방법도 배우고, 시중 서점에서 책도 사서 읽어가며 민희 양이 좋아하는 방식을 찾았습니다. 게임을 하면 집중력도 좋아지고, 성취감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너무 어리게만 보고 있지 않은가요? 하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쉽게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박명철 차장은 그 동안 바쁜 회사 일로 인해서 아들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는커녕 대화할 시간도 너무 적었다고 합니다. 오랜 기간 대화가 끊기자 무슨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합니다.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아주멋지고 좋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는 세상을 살아가는 경험과 지혜를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로를 위한 첫걸음으로 최근의 아빠가 겪었던 일중에 아들도 겪을만한 일을 선택해서 만약 아들이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의견을 듣고, 아빠의 생각도 함께 나누어보라고 했습니다. 이런 과정은 앞으로 아이들이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대인관계를 쌓을지, 어떤 자세로 일을 하는지에 대해 좋은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설득하고 스스로 피드백하는 경험치가 축적되어 자기 주도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갖게 될 것입니다.

 

사실 아이들에게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많은 부모님들이 막연해할 것입니다. 진로 지도는 직업에 대한 소개 시간이 아닙니다. 아이가 사회에 나와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판단능력, 분석능력, 소통능력 등 다양한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첫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에게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고, 어떤 부분에 스트레스를 갖는지 파악해서 돕는 것이 진로 지도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이 되려면 자녀와 대화가 되어야겠지요. 오늘부터 어리게만 보지 마시고 다양한 사회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프로필] 연 승 준
• 현) 호크마컨설팅 대표

• 전) 한국중소기업교육센터 센터장

• 전) 대웅경영개발원 교육기획팀장

• 전) Asset Master 제휴영업본부장

• 연세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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