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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터키 리라화의 헤게모니, 금융시장의 자유화와 부채성장의 그림자

(조세금융신문=구기동 신구대 교수) 터키의 화폐인 리라화가 4년 전인 2014년 8월 1일 리라/원환율 482.62원, 4년 후인 2018년 8월 1일 227.02원, 8월 13일 164.76원까지 하락하였다.

 

만일 우리나라 사람이 터키 여행을 할 경우 여행경비가 4년 전보다 1/3정도로 줄었다는 의미이다. 그 동안 터키 경제의 불황과 정치적 혼란을 고려하더라도 전체적인 경제규모와 경제성장률을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경제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시장은 내부의 축적된 자원을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작동시키지만 터키의 경우 불확실성이 큰 해외의 자본 유입과 서비스산업에 의존하였다.

 

이 과정에서 외화부채의 증가로 외화 유출에 따른 환율변동에 취약하였다. 미국이 터키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시작하자 준비가 안된 리라화의 가치는 하락하였고, 다시 미국은 떨어진 리라화의 환율을 근거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에 따라서 터키는 단기적인 환율 조정 기능을 상실하였다.

 

글로벌 경제는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하여 상품의 교역과 자본의 이동이 자유화되었지만 항상 그 방향성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각국은 자체적인 경제순환 주기에 따라 경제변동을 겪으면서 글로벌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자본은 이동이 자유롭고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장기 투자자금보다 핫머니(hot money)의 성격이 강하다.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이 취약한 국가에서 건 한 금리정책이나 환율정책에 실패할 경우 외국 자본의 이탈로 즉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 경우 통화가 교환이나 가치 저장의 기능보다 경제적 헤게모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화폐의 본질과 화폐 질서란 무엇인가?

화폐는 노동, 토지, 자본과 서로 교환을 가능하게 하고 인간의 욕망조차 바꿀 수 있는 가장 독립적인 수단이다.

 

즉, 토지나 자본은 화폐가치로 전환할 수 있고, 인간의 활동인 노동도 화폐로 바꿀 수 있다. 개별 자원과 화폐의 교환은 두 대상간 직접적인 관계로 이루어지지만 장기적으로 그 당시의 상품이나 화폐의 총공급량이 결정한다. 물론 거래되는 화폐의 교환가치가 고유한 화폐가치와 상품간 관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터키에서 달러의 상징적인 가치는 실질 교환가치를 뛰어 넘어서 무한하게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고 화폐의 이용 범위와 사용자는 무제한적으로 확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는 저축이나 투자로 남아서 프리미엄(이자, 배당, 지대 등)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폐를 소유하기 위하여 상황이나 조건에 관계없이 행동하기도 하고 그들의 인격도 신용(credit)과 기술(technology) 등으로 사물화하여 거래한다. 화폐가 결합하여 법인격인 신탁회사, 주식회사, 펀드 등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의 인권조차도 벌금형이나 보석 등과 같이 금전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모든 사회는 화폐를 매개로 계산하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케인즈는 화폐 보유의 동기를 거래적 동기, 예비적 동기, 투기적 동기로 나누었다. 거래적(transactional) 동기는 수입과 지출 간의 시간적인 차이 때문에 거래를 목적으로 화폐를 보유하는 것이다.

 

예비적(precautionary) 동기는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여 화폐를 보유한다. 그리고 투기적(speculative) 동기는 자산투자에서 수익을 얻기 위하여 화폐를 보유한다. 이중 거래적 동기와 예비적 동기는 소득수준에 따라서 변화되고, 투기적 동기는 이자율에 따라서 변화된다. 소득이 증가하면 화폐수요가 증가하고, 이자율이 상승하면 화폐수요는 감소한다.

 

이자율의 상승은 자산 가격을 하락시켜서 화폐보유를 감소시킨다. 반대로 이자율이 하락하면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화폐 보유는 증가한다.

 

이러한 화폐관계가 성립하려면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효율적 시장(efficient market)이 존재해야 한다. 효율적 시장은 즉시 무료로 공정하고 정확하게 모든 정보를 자산의 가치에 반영할 수 있다.

 

자산의 가치는 끊임없이 이러한 효율적 정보를 가격에 반영하여 장기 균형가치를 형성한다. 물론 시장 정보가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지연반응(delayed reaction)이나 과민반응(overreaction)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터키 리라화 폭락사태에서 보듯이 경제학자인 그로스먼(Grossman)과 스티글리츠(Stiglitz)는 ‘시장의 균형이란 이상향이기 때문에 결코 도달할 수 없다’고 하였다.

 

시장 자유화와 부채금융이 리라화 폭락의 주범인가?

터키에서 어떤 기업이 공장건설을 하기 위하여 현금을 지불하였다. 기업의 운영이 정상이었다면 이 현금은 그 동안 누적된 이익이나 잉여금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자금이 금융기관을 통한 외부차입이라면 향후 상황에 따라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민스키(H. Minsky)는 기업이 향후 자신들의 현금흐름으로 원금과 이자를 지불할 수 있느냐에 따라 헷지/투기/폰지 금융으로 나누었다. 기업이 미래 현금흐름으로 이자를 지불하고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으면 헷지금융으로 구분하였다. 미래의 현금흐름으로 대출 이자를 지불할 수 있지만 부채를 연기하여 원금상환을 미룰 경우 투기금융으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폰지금융은 미래의 현금흐름으로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 상환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오직 부채를 충당할 만한 자산가치의 상승만이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에 자산가치의 하락 시 폰지금융으로 전락하면서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금융의 안정성은 어떠한 금융방식으로 자금조달을 했느냐에 따라서 훼손되는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총이익 또는 총자본 소득이 없다. 따라서 투자시 불확실성의 존재로 맹목적인 외부 차입은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미래의 현금흐름이 악화될 경우 기업은 위험관리자(hedger)에서 투기자(speculator)로 바뀌고, 최종적으로 폰지(Ponzi)로 변할 수 있다. 초기 미래 현금흐름의 낙관주의자도 투자에 실패하면 기업과 금융기관간 금융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파국에 이를 수 있다.

 

전세계는 2차대전 후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부채를 확대하면서 경제를 성장시켰다. 세계 경제가 호황를 누리면서 부채경제는 잘 작동되었고 부채의 사용에 대한 경계심도 완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나 투자자는 자금 조달이나 자산 구입에 내부잉여금보다 부채에 의존하였다. 이에 따라서 1966년 이후 전세계는 경제성장률, 금리나 환율의 변동에 취약한 부채의 사용에 따른 경제순환 주기의 확대되면서 금융위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터키는 축적된 자본이 적고 외부 세계의 변화에 쉽게 노출되어 있었다. 정부도 중동과 흑해 지역의 불안정 속에서 자생적인 측면보다 외부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고 부족한 부분을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해결하려 했다.

 

폰지금융과 같은 비이성적인 판단은 왜 발생할까?

신고전파 경제학에서 경제활동의 주체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완전히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투자자는 자신의 성향과 부합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의 기준(reference point)은 현재의 부, 이웃의 부 및 구매 가격 등이 될 수 있다. 닻 효과(anchoring effect)에서 사람들은 어떤 모르는 값을 추정할 때 최초 값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경향이다. 투자자는 어떤 정보를 취득하면 그것을 닻으로 설정하여 개인적 판단 과정을 거쳐서 의사결정을 한다. 어떠한 관련도 없는 정보가 투자결정에 무의식적인 닻으로 작용하여 판단 과정의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개인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의 정보력을 과신할 경우에도 실패하기 쉽다. 투자자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할수록 거래 빈도가 높고 미혼 남성의 경우 과신현상이 크다. 사람의 두뇌는 위험요소에 대한 반응과 탐욕(보상)에 대한 반응이 서로 다르다. 뇌의 쾌락 중추는 특정한 자극이 오면 쾌락 물질을 분비하는데 항상 더 강력한 자극을 찾는다. 이러한 감정의 강도가 강한 경우 사고력을 감정이 지배하여 판단력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시장은 모든 정보를 반영하여 균형(equilibrium)을 이루어 효율적 시장(efficient market)을 만든다. 부채를 사용한 기업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MM이론). 그렇지만 민스키는 “장기적으로 규제와 개입(ceilings & floors)으로 불안정시장(instable market)이 되고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기업이 부채를 사용한다. 그러나 기업이 이성적이지 못하면 잘못된 결정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할 수 있다”고 하였다. 부채와 현금 흐름 비율은 체계적인 위험(system risk)을 찾을 수 있는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시장의 오류성과 재귀성은 반복하는가?

시장은 투자자에게 동일한 대상이지만 투자자는 모두가 다르다. 그 이유로 시장과 투자자가 만날 때 오류성과 재귀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현상을 인지하는데 전체가 아닌 부분만을 중시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므로 기대와 현실을 반영하여 의사결정을 수정해 나간다(오류성).

 

한편 자산가치가 내재가치를 넘는 버블이 발생하면서 시장은 이를 해소하려는 작용으로 하락과 상승이 반복되어 불안한 형태를 띤다. 시장 가치와 실질 가치가 균형을 맞추려는 재귀성이 시장에 작동한다. 시장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극한에 이른 뒤에야 균형이나 안정성에 도달한다.

 

때로는 헤게모니를 가진 자가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시장의 질서를 무시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칫 승산없는 게임에 도전하기보다 자기방어적인 힘을 기르면서 균형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국의 경제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자기방어적인 준비가 부족하면 IMF사태와 글로벌금융위기에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단 최면의 편의(bias)와 오류성(fallacy)이 2010년대 이후의 유럽발 위기를 발생시켰다.

 

과거 일본도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하고 업무용 부동산의 확대로 버블이 발생하면서 폰지금융에 빠졌었다.

 

폰지금융으로 전락할 경우 재귀성의 작동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더 확대되지 않도록 오류성과 재귀성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프로필] 구 기 동
• 현) 신구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 덕수상고, 경희대 경영학학사 및 석사, 고려대 통계학석사
Liverpool대 MBA, 서강대 경영학박사

• 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 ING자산운용 이사

• (주)선우 결혼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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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일의 세상 돋보기]아편전쟁이 미중무역전쟁에 주는 시사점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세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요새 서로를 비난하며 보복관세 및 규제강화를 선포하는 등 무역전쟁의 양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 전쟁은 대중무역수지에서 엄청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미국에 의해 자국산업보호를 이유로 먼저 시작되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무역상대국이면서 무역적자유발국으로 미국 전체적자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질세라 한치의 양보도 없이 보복에 나설 태세다. 이는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까지도 그 파급 효과가 미칠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대국이 기침하면 중위 국가는 감기를 앓고 하위 국가는 독감을 앓는다는 글로벌 경제논리를 그대로 입증하게 될 것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단기적으로는 양대 국가 상호간에 벌어지는 무역감소가 우리나라와 같은 제3국에는 대체효과에 따른 수출증가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호무역에 따른 전반적인 세계무역 감축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 뻔하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 주식, 환율 등 세계경제지표들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경기침체의 서막을 보는 듯하다. 필자는 갑자기 미국에 의해 야기된 무역전쟁을 보면서 1840년에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