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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검증 이대론 안된다]③법에도 근거 없는 사후검증 ‘폐지 또는 법제화’

모호한 근거와 불분명한 절차규정, 절차적 정당성 분쟁 야기
대법, "과도한 질문조사권 행사는 검증행위 아냐"
유사 세무조사 법제화 및 기준 정립 필요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납세자에게 준 세무조사로 다가오는 사후검증이지만, 실제로는 법률에 근거한 행정행위는 아니라는 점에서 검증의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에선 각 세목별로 지정된 질문조사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답하고 있지만, 광범위한 행사로 납세자와 법적 소송마저 발생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사후검증 등 유사 세무조사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법률 내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일단 사후검증의 법적 지위는 세무조사처럼 일반행정행위가 아니다. 행정행위는 후속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이 뒤따르는데, 사후검증은 각 세목에서 규정하고 있는 질문조사권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후검증과 세무조사, 서로 ‘닮은꼴’

하지만 법적요건을 보면 세무조사와 사후검증은 상당 부분 비슷하다. 

국세기본법상 세무조사에 대한 정의는 ‘세금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 또는 수정하기 위해 질문을 하거나 관련 장부와 서류, 물건을 검사·조사하거나 제출을 명하는 경우’로 돼 있다. 

반면 사후검증의 기초가 되는 질문조사권은 ‘직무 수행상 필요한 경우 질문을 하거나 해당 장부·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을 조사하거나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된다. 

요약하자면, 세무조사와 사후검증 모두 납세자의 신고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과세당국이 질문조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세무조사는 수정할 사안에 대해 국세청에 강제로 결정, 수정 ‘권한’을 갖지만, 사후검증은 납세자가 자진해서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질문조사권의 행사도 사후검증은 세무조사보다 행사의 범위가 작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론이다. 

성실납세자 간주 원칙은 어디에?

사후검증 후 세무서의 수정신고 권고에 따를지는 전적으로 납세자 판단이지만, 국세청의 권고 무시는 세무조사 선정 사유가 되기에 마냥 무시할 수 없다.

법률전문가 A씨는 “사후검증은 상대적으로 신고오류사항이 경미한 납세자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정당성을 취하고 있다”며 “다만, 세무조사와 마찬가지로 자료제출을 명할 수 있기 때문에 납세자 입장에선 세무조사처럼 느껴질 측면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B씨는 “우리가 납세자 신고과세주의를 채택한 것은 납세자가 기본적으로 선량하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하는 데, 사후검증은 납세자가 문제 있을 것을 전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위법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명시된 법적근거도 없이 준 세무조사 역할을 하는 사후검증은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1월 30일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은 국세청이 세금신고 전 사전성실신고 안내장을 통해 납세자를 압박하는 데 제동을 걸었다. 

국세청은 지난해 사전성실신고 안내장에 납세자들에게 성실히 세금을 안 내면, 사후검증을 강화하겠다며 일종의 ‘경고문’을 통보했지만, 2016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자 올해부터 일반적인 납세절차 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성실신고하지 않으면 사후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문구는 넣고 있다.

B씨는 “납세자가 분명한 문제가 있을 경우엔 세무조사로 대응하고, 그 외의 오류는 납세자에게 최대한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수정유도를 하는 것이 맞다”며 “안내라는 명목으로 수정신고하지 않으면, 세무조사하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국세기본법상 납세자의 권리에 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명목만 현장확인, 부상하는 중복세무조사 우려

이같은 시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사후검증만이 아니다. 현장조사, 서면조사 등도 자료제출을 강제하는 질문조사권의 특성상 ‘유사 세무조사’의 성격을 갖는다. 

지난 3월 대법원이 ‘현장확인 후 착수한 세무조사는 중복세무조사’라고 내린 판결은 현장확인도 정도에 따라선 세무조사나 다름없다는 점을 판시하고 있다(2014두8360, 2017.3.16.선고).

현장확인 후 세무조사가 무조건 중복세무조사가 아니지만, 담당 세무공무원이 세무조사 수준의 질문조사권을 행사할 경우엔 현장확인이 아니라 세무조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당 사례는 같은 세무공무원이 보더라도 과도한 부분이 있었다”라며 “공무수행엔 항상 중립성이 중요한데 담당자가 일을 잘하려다보니 과욕을 부린 것 같다”고 말했다.

모호한 법적 위치, 합리적 기준 제정 필요

전문가들은 납세자와 세무공무원 양측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등 주요선진국처럼 법에 유사 세무조사 행위에 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위의 대법원 판결과 비슷한 유형의 다툼이 늘어나는 것은 사후검증 등 유사세무조사의 법적근거가 모호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는 서면조사, 세무관서로 찾아가는 ‘사무실 조사’, 현장조사를 모두 세무조사의 범주로 규정하고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조세·재정정책 방향과 조세개혁 방안’ 연구를 통해 “중복조사로 인한 조사권 남용으로 납세자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유사 세무조사’의 선정기준을 합리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서면조사·현장확인·사후검증 등도 ‘세무조사’ 운용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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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받는 ‘자본시장의 파수꾼’ 남기권 중소회계법인협의회장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회계감사가 공멸의 기로에 섰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큰 경제적 결단을 내렸다. 상장회사의 회계감사 지정방식을 기업이 마음대로 고르는 자유수임제에서, 정부에서 지정해주는 지정제로 바꿨다. 기업과 회계법인 간 유착과 갑을관계 종식은 회계업계의 염원이었다. 하지만 남기권 중소회계법인협의회 회장은 회계업계의 공멸을 경고한다. 금융위기 당시 영국 금융당국은 ‘빅4’ 회계법인의 독점을 우려했지만, 우리는 지금 대형 회계법인에 회계감사시장을 몰아주고 있다. 남 회장은 회계법인간 상호견제·품질경쟁이 회계투명성을 담보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회계는 자본시장의 근간인 신뢰를 보장하는 만국 공통어다. 투자자는 기업이 공개하고, 공인회계사가 정직성을 인증한 회계장부를 기초로 투자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1982년 이후 평가를 받는 시험응시생(기업)이 감독관(회계법인)을 마음대로 선정할 수 있는 자유선임제 체계가 30년 넘게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정직성은 땅에 떨어졌다. 그동안 기업들은 회계법인에 아예 컨닝, 장부조작을 도와주는 소위 ‘마사지’를 요구했다. 회계법인들은 가격도 싸고, ‘마사지’ 솜씨도 뛰어나야 일감을 딸 수 있었다. 정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