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해가 시작되는 연초는 늘 그렇듯이 새해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오르기 마련이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시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적어도 코로나바이러스가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이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2020년이 마무리되는 지금까지 종식이 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조차도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전 세계 경보’를 선포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2000년대 초반 전 세계에서 800명가량을 죽게 만든 사스 바이러스와 같이 어느 정도 지속되다 이내 사그라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스 바이러스의 일종이라 비슷한 전개로 나아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WHO는 결국 3월 11일 팬데믹을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11월 14일 현재 확진환자 53,740,550명, 사망자 1,309,459명을 누적기록하고 있으며, 전 세계 국가·영토 245개 중 89%에 해당하는 218개국에서 창궐하는, 말 그대로 대혼란 상태다. 백신 개발과 대량생산이 서둘러지지 않는한 이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6월 거국(巨國) 중국·인도가 몸싸움 한판을 벌였다. 중국과 인도는 판공호1)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갈완 계곡에서 충돌했다. 비록 이들은 총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돌맹이를 던지고 몽둥이를 휘둘렀다. 특히 중국은 관우의 청룡 언월도(偃月刀)를 연상시키는 칼날이 둥근 창을 들고 나왔다. 현대전(現代戰)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1) 히말라야 산맥 해발 4200m에 위치한 둘레 134㎞의 호수다. 양국은 국경선을 정하는 문제로 1962년 전쟁을 치른 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호수 왼쪽 3분의 1은 인도가, 오른쪽 3분의 2는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 양국의 행위는 지난 1996년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실질통제선(LAC)를 기준으로 2km 이내에서 발포하지 않기로한 합의를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13억과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와 중국이며, 각 6위와 3위의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구와 군사 대국이지만 구석기 시대에서나 볼 수있는 돌로 싸웠다니 아이러니하다. 수단은 어찌 보면 장난같이도 보이지만 결과는 잔인하고 무도했다. 이 사건으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했고 중국군도 공식발표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자유무역협정, 즉 FTA는 양자가 개별적으로 체결한 것으로 그 어떤 다른 협정도 이 협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즉 양국 또는 지역 간 협상의 결과물로서 그 합의 내용은 양 당사자만을 구속하고 이외의 국가와는 무관하다. 특혜도 규제도 모두 그들 사이에서만 유효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직접 당사자가 아닌 나라간의 협정은 우리 기업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1) 그런데 지난 8월 1일 발효된 유럽연합(EU)과 베트남 간 자유무역협정(이하 EV FTA)은 얘기가 좀 다르다. EU와 베트남, 둘 사이에서 맺은 협정이지만 우리 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1970년대 정점을 이루었으나 현재는 개발도상국 등에 밀려 사양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섬유산업이 그렇다. 이렇게 된 이유는 생뚱맞게 두 나라 협정에 우리나라가 언급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EV FTA 제2장(Title II) 제3조(Article 3) 제7항에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우리 기업이 EV FTA를 눈여겨 봐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 조항에 따라 EV FTA 기준을 충족한 한국산 직물(Fabrics)을 사용하여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폐의류 수거함’. 입고 패션이 지나 낡았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옷들이 모이는 장소다. 집에 오래된 것을 쌓아놓아 공간만 차지하는 것보단 이렇게 처리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누군가 힘든 사람들이 잘 입을 거라는 생각에 뿌듯함까지 느껴진다. 어느 정도 옷이 모여졌을 때면 재활용 의류 업체가 나타나 수집된 의류를 수거해 간다. 수거된 의류는 90% 수출이 되고 구제의류로 싼값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길어지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이 취소되고 있다고 한다. 수출 판로가 막힌 것이다. 이는 그대로 폐의류가 되어 쓰레기가 된다. 뿐만 아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터지고 플라스틱 일회용품의 규제를 풀면서 이의 소비량은 다시 급속도로 늘었다. 코로나 감염병이 우리 일상의 여러 곳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쓰레기는 쌓여만 가고 이를 마냥 그대로 놓아 둘 수만은 없다. 어떻게든 처리를 해야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소각하는 것이다. 문제는 소각할 때 나오는 대기 중 오염물질과 다 태우고 나면 작은 입자로 남는 소각재다.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는 소각재는 땅에 묻혀 환경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1978년 대한민국의 국민총생산(명목 GDP)은 25,155십억 원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강력한 추진과 수출주도형 성장정책에 따른 각종의 정책지원, 그리고 국민과 기업의 노력으로 '79년 32,402십억 원, '80년 39,725십억 원1) 등 고도성장의 서막이 올랐다. 1) 출처: 한국은행 「국민소득」 1962년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시행 이래 1975년도 하반기부터 회복된 세계경기와 더불어 적극적인 수출시장 개척과 수출상품의 다각화 정책들이 어우러진 결실이다. 자연스럽게 이 시기에는 ‘신속통관’이 화두가 됐다. 왜냐하면 수출입법령에는 많은 규제가 있었고 수출입 통관은 모두 수기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물류의 흐름에 통관은 방해꾼 정도로 여겨졌다. 이런 느려빠진 통관속도는 원재료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한국산 제품의 수출을 원활히 해야 하는 한국과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신속통관’은 우리나라수출입에 있어 큰 과제였고 풀어야할 숙제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통관취급법인’ 제도이다. 수출, 나아가서는 무역 드라이브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물려 변칙적인 제도를 창조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중국에서 출발한 냉동고추 컨테이너를 실은 배가 부산을 통해 들어왔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세관 직원은 X-ray 검사를 진행했다. 정밀 판독결과 의심되는 여러 흔적이 보여 8대 분량의 컨테이너 전량을 검사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6대분의 컨테이너에 냉동고추와 건고추가 혼합되어 섞여있는 것이 발각되었다. 냉동고추의 관세율은 27%인데 비해 건고추의 관세율은 270%에 달한다는 점을 악용해 243%의 관세를 포탈하고 그에 따른 부당이득을 취하고자 한 것이다. 물론 이 수입자는 관세법 위반혐의로 엄중한 처벌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앞선 사례와 같이 외국에서 부정한 물품이 들어온다면 기존 질서를 어지럽히고 공정한 시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서 국내 반입물품이 우범성 즉, 마약 등과 같이 국민건강에 해를 끼친다든가,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등의 물건이 밀수입된다면 우리 체제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기초적인 사회안전망이 뚫리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외부로부터 반출입 되는 물품에 대해 국경에서 이를 엄격히 관리·감독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자 의무이다. 수입되는 화물에 대한 검사1)는 관리대상화물의 검사와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세계 지도에서 오른쪽으로는 아시아를, 왼쪽으로는 유럽과 맞닿아 지정학적으로 예부터 부침이 매우 심한 나라가 있다. 지금까지도 해역, 상공, 영토에 있어 이웃 나라와 분쟁을 끊임없이 벌이고 있다. 반면 동서양을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하여 다양한 문화를 창출해 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터키가 바로 그곳이다. 이런 특징은 오르한 파무크1)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원천이 되었다. 그의 작품은 문화적 영향의 혼합으로써 ‘문화의 충돌과 뒤섞임의 새로운 상징’이라는 형태로 극화되어 나올 수 있었다. 1) 터키의 소설가, 수필가이며, 2006년 터키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터키는 동양과 서양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문명 간의 충돌, 문화적 정체성의 혼란, 서구화로 인한 전통의 상실 등의 문제가 부각되며, 파무크는 이러한 문제들을 다룬 소설을 발표해왔다. 터키는 우리나라와 인연도 대단하다. 6·25전쟁은 터키가 해외 파병을 한 첫 사례일 뿐만 아니라 파병규모도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컸다. 희생자도 미군, 영국군 다음으로 많았다. 때문에 터키인들은 우리나라를 ‘칸 카루다슈 코리아’(피로 맺어진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형편없이 떨어지던 ‘코스피’가 강력한 ‘V’자형 반등세를 보였다. 4월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35.26포인트(7.8%) 오른 1860.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들의 순매도에 비해 ‘동학개미혁명’으로까지 비유되는 개인들의 막대한 신규자금의 유입으로 반등 강도가 강해진 탓이다. 이 대목만 살펴보면 외국인은 우리나라를 다 버리고 가는데 우리 기관도 지켜주지 못한 시장을 국민 하나하나가 살린 것 같아 한편 뿌듯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 나라가 막대한 양적완화 정책은 물론이려니와 현금 자체를 국민들에게 뿌리며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회사채도 사준다고 하고 증권시장안정펀드도 마련해준다고 한다. 주식도 바닥을 치고 오르고 있는 듯 보이고, 여러 정부 정책들도 그러하니 이제 경기는 나락에서 벗어나 V자를 그리며 블링블링 살아날 것 같다. 과연 그럴까. 코로나에 ‘휘청’… 해외공장 연쇄 가동중단 세계 유일 패권국인 미국의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실업률을 보자.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는 전염병이 창궐하니 일단 국민의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크기가 세균보다도 작아 광학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고 심지어 혼자서 살지 못해 다른 생명체에 들어가야만 활성화 되는 보잘 것 없는 미물(微物). 경자년(庚子年) 새해 시작부터 온 세상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그것이다. 유럽 인구 3분의 1에 해당되는 2000만명 이상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흑사병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전염되는 감염병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재는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미국, 싱가포르, 브라질, 유럽 등으로 번지면서 과히 팬데믹(Pandemic)1)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희한한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고, 얼굴을 마주보지 않고 시간차를 두어 식사를 하는 진풍경도 보인다. 거리에는 주위를 둘러보며 여유롭게 쇼핑과 산책을 즐기는 이보다는 자기 갈 곳만을 향해 빠르게 스치는 사람들뿐이다. 그것조차 드물어 길에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부의 권고에 사람들은 두문불출,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모든 학교도 개학과 개강을 늦췄다. 그러다 보니 길에는 손님이 없어 문을 닫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중소기업들의 매출은 반 토막이 났다. 이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한때 폐쇄적이었던 우리나라는 개방화에 대한 한을 풀듯 동시다발적으로 주요 교역국과 FTA를 잇따라 발효시켰다. 현재 2019년 10월 1일 발효된 한-중미1) FTA를 포함해 총 16개의 FTA 협정을 발효시켰고, 56개국(2020년 1월, 발효기준)과 FTA를 체결했다. 발효를 열심히 준비 중인 MEGA FTA, RCEP과 협상중인 MERCOSUR2), 한중일 FTA 등까지 따져본다면, 명실 공히 FTA HUB국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는 FTA 협정 대상이 겹치는 국가들이 꽤 있다. 협상의 상대가 여러 개로 뭉쳐있는 국가 연합과의 협정이 그러하며 동남아시아 10개국3)으로 이루어진 ASEAN과 같은 경우도 해당된다. 1) 중미 : 니카라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파나마 2) MERCOSUR(남미공동시장, 4개국) :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3) 아세안 :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우리나라는 베트남이 속해 있는 ASEAN과 이미 2007년 FTA를 발효시켰지만 좀 더 수준 높은 협정의 필요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건물이 붕괴되었다. 있어서는 안 되지만 있을 법한 일이다. 인위적으로 힘을 가하지 않더라도 낡았거나 부실공사의 이유에서나 건물은 무너질 수 있다. 건물이 무너지게 되면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며 엄청난 굉음의 소리에너지가 발생한다. 또 서로 부딪칠 때 나는 열에너지로도 변환된다. 이같이 빌딩이 스스로 무너지는 것과 같이 에너지의 비가역적인 변화를 ‘엔트로피’라고 한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는 쉽게 일어날 수 있지만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반응은 쉽게 일어나기 어렵다. 잘 정돈된 아이들의 방이 이내 어지럽혀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액체가 증발하여 기체가 되며, 설탕이나 소금이 물에 용해되는 것, 사람이 늙는 것 등의 변화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변화들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들은 자연의 재료를 채취하여 인간의 필요에 맞게 가공하여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그 물건들은 언젠가는 그 효용을 다하고 버려지게 된다. 엔트로피가 증가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때 버려진 물건을 쓰레기나 폐기물이라고 부른다. 우주의 모든 물건들은 자연에서 엔트로피가 증가되어 결국 쓰레기로 변환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한 국내 기업이 영국 생산 수출자와 건강기능식품을 독점계약해 수입을 해 왔다. 그런데 이 기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관할 구청, 부산지방경찰청 급기야는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수입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국내 광고가 국내법에 맞지 않았기 때문. 그 식품은 뼈에 도움이 되는 상품으로 수입을 하였는데 유통할 때에는 여성의 가슴을 확대시켜 준다고 광고하여 이에 대한 위법으로 조사가 들어간 것이었다. 이에 따라 동 물품에 대한 수입을 할 수 없자 주문을 더할 수 없었고, 수출길이 막힌 영국 수출자는 한국의 다른 사업자와 독점계약을 다시 맺었다.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처음의 독점계약을 휴지처럼 버리고 새로운 계약을 한다는 게 말이다. 그렇지만 처음의 원 계약자는 영국 수출자를 대상으로 계약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등의 청구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계약서에 계약위반에 따른 준거법 조항 등의 분쟁해결조항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계약서 본문 내용이 아무리 좋고 멋져도 이를 위반했을 때의 처리 방법이 없다면 그 어떤 금과옥조의 계약서도 무용지물인 것이다. 특히 관습과 언어, 법체계가 서로 다른 나라끼리 이루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11월 4일 태국 방콕에서는 전대미문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규모까지는 아니지만, 전 세계 인구의 48%(36억 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2%(27조 4000억 달러), 세계 교역의 29%(9조 6000억 달러)를 차지하는 무역 협정문이 타결되었다. 무역 협상의 또 다른 한 획을 긋게 된 이 협정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인도1)·호주·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2):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이 그것이다. 1) 인도는 중국과의 무역 적자를 우려하여 2019 방콕에서의 협정문 타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2) ‘알셉’이라고 읽는다. 세계 최대의 메머드급 FTA인 RCEP은 미국 제일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시작된 세계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낳은 열매라 그 의미는 남다르다. 700여 쪽이 넘는 20개 챕터 협정문을 협상하여 전격적으로 합의하는 장면을 상상하면 절로 탄성이 나올 지경이다. RCEP이 2012년 협상개시 선언 후 약 7년여 만에 협정문의 결과가 나온 것이 우루과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덤핑(Dumping)’은 과연 나쁜 것인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면 바람직한 경제적 활동이기 때문에 이러한 의구심이 들 수 있다. 그런데 무역에 있어서 덤핑은 얘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무역은 각기 다른 주권이 있는 나라간 상거래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선 국제교역에서 말하는 덤핑이란 수출기업이 수입국 시장에 적정한 시장가격, 보통 수출국의 시장가격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를 의미한다.1) 1) 우리 관세법에서는 수입가격이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되는 것을 ‘덤핑’이라고 하며, 또한 정상가격은 ‘당해 물품의 공급국에서 소비되는 동종물품의 통상거래가격이라고 함. 단, 동종물품이 거래되지 아니하거나 특수한 시장상황 등으로 인하여 통상거래가격을 적용할 수 없는 때에는 당해 국가에서 제3국으로 수출되는 수출가격 중 대표적인 가격으로서 비교 가능한 가격 또는 원산지국에서의 제조원가에 합리적인 수준의 관리비 및 판매비와 이윤을 합한 가격’으로 정의하고 있음. 자유롭게 무역을 하는 궁극적 목적은 모든 사람들이 고루고루 잘살게 하기 위해서다. 국경을 초월한 개념으로 각 지역의 특색과 장점을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2004년 모 일간지에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한 의원은 “국내 모 상사는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시안화나트륨 773t을 태국에 수출했다. 그런데 한 달 뒤 5월에 이중 142.4t이 북한으로 재수출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태국 측에 선적 중단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태국업체가 시안화나트륨 수입목적을 ‘살충제용 가스제조’라고 적었음에도 관련당국이 수출입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안화나트륨은 국제적인 ‘다자 수출통제 체제’에 따라 수출입에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전략물자이다. 이어 이 기사에서 이 의원은 “화학물질이 제3국에 수출될 때 재수출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최종 수령자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한 것”이라며 “이번에 적발됐지만, 과거에 이미 북한에 일부가 수출됐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등장하는 시안화나트륨(Sodium Cyanide, NaCN)은 1995년 일본 종교단체인 옴진리교가 도쿄 지하철에 살포해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사린(Sarin)가스의 원료이다. 청산가리로도 불리며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호랑이와 곶감이라는 전래동화가 있다. 이 동화에서 우는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만든 것은 무서운 호랑이가 아니고 바로 달콤한 곶감이었다. 오늘날 곶감을 대신해 ‘뽀로로’가 아이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뽀통령’, ‘뽀느님’ 등의 말은 모두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뽀로로의 위엄을 표현해주는 말들이다. 필자가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독일인 친구가 영국인 남편, 4살 아들과 함께 휴가차 한국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만나 못 알아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금세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다만 학창시절 때와는 대화의 내용이 좀 달라졌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대화의 반을 차지하는 듯 했다. 독일 친구는 집에 있는 뽀로로 인형을 보자 자국에서도 아들의 젓가락으로 뽀로로 캐릭터가 있는 젓가락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독일에서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어 구매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름 한국인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과거 우리나라는 주로 캐릭터 수입국이었기 때문에 더 그런 감정이 들었던 듯하다. 미디어 확장으로 유효 시장 가치 대폭 성장 캐릭터 산업은 보통 애니메이션에서 시작되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무역 전쟁이 벌어졌다. 일본은 선전포고를 하고 한국의 핵심 주요산업인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아미드, 리지스트 그리고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외국환관리법상의 우대제도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아베 정부의 수출 제재 ‘경제보복’ 공식화 일본은 한국에 대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정하기까지 많은 시뮬레이션을 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자국 경제에는 최대한 영향이 적은 반면 한국 기업에는 치명타를 주는 3개 품목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산업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해당 핵심소재 3종은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의 70∼90%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전세계 반도체 D램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그 품질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대체 거래선은 그 어디에도 없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시장 점유율이 90%인 레지스트는 지난해 1011t(2억 9889만 달러)가 한국으로 수입됐다. 일본 점유율 70%인 에칭가스는 같은 기간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우여곡절 끝에 지난 5월 31일 입국장면세점이 역사적 첫발을 내딛었다. 과거에도 입국장면세점을 허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지난 2003년 3월 임종석 의원 등을 시작으로 2018년 7월 이태규 의원 등이 발의할 때까지 7차례나 의원입법을 통해 관세법 개정안이 발의됐었다. 그렇지만 본회의에 상정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많은 국회의원이 그렇게도 관세법을 고치고자 노력했으나 문턱까지 가기도 힘들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오랜 도전 끝에 문 연 입국장면세점, 그러나… 이는 명확한 조세론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관세는 대표적인 ‘소비세’이다. 관세법 제14조에서 관세를 어떤 대상에 부과하냐는 것에 대한 명료한 답변이 나와 있다. 그것은 수입하는 물품이며, 특별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우리나라에 반입되는 모든 물품은 관세를 납부해야 하는 대상물인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그 물품이 ‘소비’된다는 것을 ‘전제’하여 나라가 미리 수입자, 정확하게는 납세의무자에게 세금을 거둬들이는 방식이다. 그런데 만약 한국에서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다시 외국으로 반출이 된다면, 먼저 냈던 관세를 다시 돌려주게 되는 근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수많은 시계가 멈춘 시각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도호쿠 앞바다길이 500㎞, 폭 200㎞ 넓이에서 세 개의 지진이 거의 동시에 순차적으로 일어났다. 지진은 거대 쓰나미를 일으켰고 엄청난 파괴력과 잔인함을 보여주었다. 이 영향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했다. 방사성 물질이 대거 유출되어 대기와 바다가 방사능으로 오염되었다. 일본대지진,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등 조치 일본에 인접한 우리나라는 국민의 건강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정부는 두 가지 조치를 취하였다.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처리하는 수산물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수입을 금지하는 한편, 다른 일본산 식품에 대해서도 미량의 세슘이 발견되면 추가 핵종 검사 17종을 추가 요구하였다. 약간의 방사능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대로라면, 식품으로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방사능원소는 20개의 종류가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를 수입할 때마다 모두 검사한다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이나 시간적인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1776년 미국 건국 이래 본토의 상징적이자 실질적 최중심부인 세계무역센터(WTC)와 수도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이 공격받았다. 미국민들은 세계 최강이라는 자존심에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를 받았으며 전 세계인들도 충격에 빠졌다. 사건 이후 조종석 출입문은 총기와 수류탄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화 철제문으로 대체됐다. 또 2명인조종사 중 1명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다른 승무원이대신 조종실에 들어가는 조치를 시행하는 등 운항에 대한 보안조치가 대폭 강화되었다. 그밖에 정치적으로는 ‘테러리즘’이라는 화두를 전 세계에 던지게 되었다. 사회적으로는 무슬림에 대한 무차별적인 증오와 편견이 강화되는 계기를 낳았다. 2001년 9월 11일, 알 카에다 등 이슬람 테러조직은 미국 뉴욕의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항공기 동시 다발 자살테러 사건을 일으켰다. 발생 일자를 따서 ‘9·11테러사건’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은 ‘미국대폭발테러’를 말한다. 미국대폭발테러 이후로 ‘테러 예방’이 미국의 최고정책목표가 되었다. CSI1)와 C-TPAT2)을 시행하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화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