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후속 임원 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일 사장단 인사 이후 이번 주 중반께 임원 승진 명단이 발표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인사 논의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테이블 위에 오르면서 최종 성안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내부적으로는 빨리 발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현재 작업 속도로 미뤄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오늘 발표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오늘 발표하더라도 전체 명단이 아닌 일부를 내놓고 단계적으로 후속 인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임원 승진 인사가 늦어지자 삼성전자는 물론 전자·금융·건설 계열사 안팎에서도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단 인사 논의가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승진 규모가 커질 것임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명 이상의 승진자가 나오면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특히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승진 인사도 '세대교체' 흐름이 이어지면서 대폭의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따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계열사 임원은 "사실상 그룹 계열사의 모든 임원이 이번 연말 인사 대상"이라면서 "인사 폭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흘러나오면서 정상적인 업무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과거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그룹 인사의 '큰 그림'을 그렸던 것과는 달리, 공식적으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가 각자 인사를 해야 하는 만큼 서로 다른 계열사 상황이 최종 결정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없는 '총수 부재' 상황도 삼성전자 인사팀으로서는 고민의 깊이를 더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자·금융·건설 등 소그룹 체제로 전환하는 그룹 조직개편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으며, 금융과 건설 쪽의 인사가 이달 말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어 이와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또 옛 미전실 인사지원팀장 출신의 정현호 사장이 이끌게 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에 이목이 쏠리면서 이곳에 배치할 인력을 '선발'하는 문제를 놓고서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옛 미전실 인사들의 복귀, 외국인을 비롯한 외부 인사 영입, 여성 임원 비율 조정 문제 등도 변수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임원은 "지난번 사장단 인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어느 정도는 조직개편이 예고됐다"면서 "조직 통합과 분할, 인원 재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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