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이 지난해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1년 만에 5조4천억원 상당의 익스포저를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국기업데이터와 은행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 대한 시중·국책 8개 은행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작년 말 기준 46조3051억원으로 전년 말 51조7180억원보다 5조4129억원이 줄었다.
시중은행이 국책은행보다 더 많이 줄였다.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조선 3사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를 2015년 말 16조3515억원에서 지난해 말 12조6696억원으로 3조6819억원 줄였다.
은행별로는 지난해 빅배스(Big Bath·부실자산 손실처리)를 단행한 농협은행이 1조1040억원을 줄여 가장 많이 감소했다. 우리은행 1조879억원, KEB하나은행 5천605억원, 신한은행 4천830억원, 국민은행 4463억원이 그 뒤를 따랐다.
국책은행 익스포저 규모는 작년 말 33조6354억원으로 전년 말 35조3665억원 보다 1조7310억원이 줄었다. 수출입은행이 2조2742억원을 줄였으나 산업은행(2774억원)과 기업은행(2657억원)은 오히려 소폭 늘렸다.
최근 '4월 위기설'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익스포저를 줄였다. 전체 익스포저 규모는 전년 말 22조9149억원에서 작년 말 21조4514억원으로 1조4634억원 감소했다.
농협은행이 가장 큰 폭인 5953억원을 줄였다. 이어 수출입은행 4580억원, 국민은행 3009억원, 우리은행 3001억원, 하나은행 2345억원, 기업은행 473억원, 신한은행 89억원 순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1년간 3815억원의 익스포저를 늘렸다. 특히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위기 때문에 익스포저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4월 21일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뿐만 아니다. 오는 7월23일 3000억원, 11월29일 2000억원 등 총 올해에만 총 9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4월 만기 회사채 상환 문제와 관련한 종합대책을 다음 달 중하순께 내놓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은 2015년 말 16조538억원에서 작년 말 12조8천84억원으로 3조2454억원이 줄었다. 국책은행 3곳은 1조3천985억원, 5대 시중은행은 1조8468억원을 줄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경쟁력 회복을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였다. 임금 반납 등 자구계획을 실천하고 터보 기계, 그린에너지 분사 등 사업 조정도 벌였다.
아울러 보유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도 높였다. 그 결과 2015년말 220%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75%로 개선됐으며 3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이나 현대중공업에 견줘 익스포저 규모가 상대적으로 덜 줄었다. 2015년 말 12조7천491억원에서 작년 말 12조451억원으로 704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8개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이 대부분 삼성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인 가운데 산업은행(335억원), 우리은행(3022억원), 기업은행(2391억원)은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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