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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정욱의 와인 랩소디①] ‘레드 와인의 여왕’ 피노 누아, 수백만 송이 꽃 향기 가득 담겨

레드 와인 품종은 까베르네 소비뇽과 피노 누아, 메를로, 쉬라가 대표적이다.

와인은 알고 마셔야 제 맛을 알 수 있다. 모르고 마시면 아무 소용없다. ‘돈만 아깝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와인은 쓸 만하다싶으면 3~5만 원이 훌쩍 넘어가기 때문이다. 좀 괜찮은 와인을 구입하려면 최소 10만 원 정도 지불해야 가능하다. ‘안정욱의 와인 랩소디시리즈를 통해 좋은 와인 제대로 알고 마시기요령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안정욱 와인 칼럼니스트) ‘와인은 지식으로 마시는 술’이라는 말이 있다. 그 지식의 첫 단추는 포도품종에서 찾을 수 있다. 왕초보라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외래어로 기재된 와인리스트를 받아 든 순간 주눅 든다. 대부분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어 로 쓰여 있어 맛과 향에 대한 정보는 고사하고 발음하기조차 쉽지 않아 당황하기 마련이다.

 

다행히 와인리스트에는 각각의 포도 품종이 페이지 별로 구분돼 있다. 보다 친절한 레스토랑에서는 괄호로 처 리돼 있어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 품종을 기준으로 그날 마실 와인을 선택하면 실패 확률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와인 선택이 어려우면 자신에게 맞는 포도품종을 먼저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품종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 지역이나 제조사, 가격 등을 고려하면 성공 확률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

 

실제 이 세상 모든 포도품종은 각자의 독특한 맛과 향,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예 를 들어 화이트 와인 중 소비뇽 블랑과 리슬링이 상큼한 여성 스타일이라면, 쎄미용과 비오니에는 상대적으로 힘차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강한 포도품종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밥이라도 찹쌀과 멥쌀, 현미로 지은 밥의 맛이 제각각인 것과 같은 이치다.

 

양조용 포도품종 알 크기 작고 촘촘

이 세상에 존재하는 포도나무는 모두 60여 종, 포도 품종은 수십만 종에 이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피노 누아, 시라 등은 유라시아 대표선수 격인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가 원종이다. 수십만 년을 거치며 살아남은 이 포도나무에서 뻗어나간 포도품종은 다시 1만여 종에 달하고, 그 중 200여 종이 양조용으로 사용된다.

 

양조용 품종의 가장 큰 특징은 식용에 비해 포도알 크기가 작고 촘촘하며 껍질이 두껍다는 것. 당도도 훨씬 높은 편이다. 이는 보통 12~15도에 달하는 와인의 알코올 도수 때문으로, 한 알 따먹었을 때 자지러질 정도로 달아야 이정도 알코올 도수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이들 포도의 맛이나 향, 컬러도 각각 다르다. 양조했을 경우 더 큰 차이를 보이며, 다양한 종류의 와인으로 탄생하게 된다. 특히 블랜딩, 즉 여러 종류의 포도 품종을 섞으면 전혀 새로운 맛의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와인 종류가 수백 가지인 것은 바로 이런 차이점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뛰어난 와인 마니아라 할지라도 평생 다 마셔보기란 불가능하며 와인 공부가 어렵고 까다로운 이유다. 실제 소믈리에들은 와인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로 ‘새로운 맛의 발견’을 꼽기도 한다. 그렇다면 각각의 포도품종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샤르도네는 ‘화이트 와인의 제왕’

와인의 종류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컬러, 즉 화이트와 레드로 구분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분류 방법으로 레스토랑 메뉴판에도 페이지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에 기포 유무와 주정강화 여부에 따라 스파클링이나 셰리, 포트 와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포도품종으로는 샤르도네와 리슬링, 소비뇽 블랑을 꼽을 수 있다. 그 중 프랑스 마코네 마을 이름에서 유래된 샤르도네는 ‘화이트 와인의 제왕’ 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 지역마다 스타일의 차이가 크기는 하지만 고품질의 와인을 다양한 기후조건에서 만들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으로 산도가 높고 단맛이 거의 없는 드라이한 맛을 꼽을 수 있다. 사과나 배, 풋자두 등 과일 향이 강하다. 서늘한 곳이면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잘 자라며 일반 와인에서 최고급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품종이다.

 

이에 반해 프랑스 보르도, 루아르 계곡, 뉴질랜드 말버러 등 서늘한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소비뇽 블랑은 가볍고 생기발랄한 맛이 특징이다.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산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 프랑스어로 ‘소비뇽 (Sauvignon)ʼ은 ‘야생’이란 의미에서 비롯됐다.


 

피망이나 아스파라거스 혹은 풀향이 강하고, 시계꽃 등 과일향도 어우러져 한 모금 마시다 보면 금방 상쾌해진다. 좀더 집중하면 숲 속에서 피어오르는 신선한 새벽공기를 잡아낼 수 있다. 일단 마셔보면 단박에 이해할 수 있다. 신맛의 샐러드나 생선회와 잘 어울린다.

 

만생종인 리슬링 역시 과일 풍미가 강하고 산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기후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나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다. 다만 독일 모젤과 같은 서늘한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은 신선한 포도와 사과 풍미를 가진다. 반면 프랑스 알자스 등 따듯한 지역의 경우 감귤류와 복숭아 향이 강하다.

 

주의할 점으로는 오스트리아나 헝가리에서 주로 생산되는 ‘벨쉬리슬링’이나 슬로베니아의 ‘라스키 리슬링’과 전혀 다른 품종이라는 것. 혼동을 피하기 위해 벨수리스링을 항상 라벨에 이름 전체를 표기한다.

 

까베르네 소비뇽 남성 이미지 강해

한편 레드 와인 품종으로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피노 누아, 메를로, 쉬라가 대표적이다. 대부분 프랑스가 고향이다. 이에 반해 산지오베제나 뗌쁘라니요는 각각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대표 품종이다. 먼저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까베르네 소비뇽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이다. 프랑스 보르도 오메독 지방의 전통 품종으로 강한 탄닌 맛이 특징. 이는 껍질이 두껍기 때문이다. 드라이한 맛도 강해 초보자가 마시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강한 탄닌은 오크와 병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복합미를 나타낸다. 실제 숙성이 잘 되면 삼나무와 블랙커런트 향이 난다. 보르도 유명 샤또인 마고나 나뚜르, 무똥 로칠드 등이 이 품종을 주종으로 최고급 와인을 만든다.

 

다음은 ‘레드 와인의 여왕’ 피노 누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대표 품종으로 조생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워커베이, 호주의 야라 밸리, 뉴질랜드 마틴버러 등에서도 생산된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껍질이 얇고 작은 포도 알이 촘촘히 뭉쳐있어 쉽게 썩는 등 재배하기 무척 까다로운 품종이다.

 

산딸기나 레드 체리, 과일향이 풍부해 부드럽고 탄닌 성분이 가볍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으로 유명한 로마네 꽁띠도 바로 이 피노 누아로 만들어진다. 소믈리 에들 사이에서는 ‘피노 누아에 빠지면 집안 말아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 재배조건이 까다롭고 수확량이 적어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짙푸른 컬러의 ‘메를로’에서는 우아함과 강인함, 짙은 단맛의 부드러움을 찾을 수 있다. 프랑스 지롱드 강을 기준으로 우측 지역(우안)인 생떼밀리옹과 포므롤에서 재배되며 주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블랜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맛과 향이 여성스러워 ‘메를로 부인’이라는 별명이 있다. 초반부터 강렬한 맛을 내는 까베르네 소비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단일 품종만 사용할 경우 더욱 부드러운 맛을 낸다.

 

쉬라즈 우리나라 ‘소주파’ 선호

호주에서 쉬라즈로 이름이 바뀐 쉬라는 컬러와 맛, 향이 매우 강하다. 바이올렛 혹은 후추 향을 맡을 수 있으며, 강렬하고 야생적인 분위기의 남성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 주량이 상당한 애주가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소주파’들이 선호하는 품종이다.


 

반면 ‘주피터의 피’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 산지오베제는 약간 씁쓸한 탄닌과 신맛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집중하면 레드 체리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또 뗌쁘라니요는 향보다는 짙은 컬러가 돋보이는 품종이다. 말린 자두나 검붉은 과일 맛에서 이베리아 반도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신세계 와인으로 대표되는 미국이나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의 경우 다행히 라벨에 포도품종이 정확히 표기된 경우가 많다. 초보자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문제는 구세계 와인. 이 와인의 경우 원산지 등급은 정확히 표기된 반면 포도품종은 거의 표기돼 있 지 않아 초보자들을 괴롭힌다.

 

이 경우 라벨에 표기된 지역을 잘 확인하면 포도품종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라벨에 부르고뉴 주브레 샹베 르탱이라는 표기가 있으면 피노 누아 100%로 만든 와인이라는 의미다.


• 현) 와인 칼럼니스트
• 국제 와인소믈리에 자격증 보유
•  전) 대한항공 사무장으로 기내 다양한 와인과 만남
• 고객만족 경영 ‘플립컨설팅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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