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세상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아요?’ 최근 와인 붐이 일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과연 정답이 있을까. 와인을 흔히 ‘문화 또는 역사’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와인 문화는 무척 낯설다. 일단 용어부터 어렵다. 맛과 향, 컬러 등 느낌을 대부분 서양 과일이나 음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많이 마셔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의미로, 동서고금의 지혜가 담겨있다. 그렇다면 이왕 마실 바에야 어떻게 하면 보다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 그 답은 마리아주와 디캔팅에서 찾을 수 있다. 와인은 기본적으로 음식과 함께 먹는 술이다. 서로의 맛에 상당한 상호작용을 미친다. 보완재인 커피에 설탕을 넣어 함께 마실 때 효용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 와인을 마신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함께 즐길 때 궁합이 잘 맞으면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지 못한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음식 신맛, 산도 높은 와인 균형감 유지 이처럼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마리아주(marriage)’라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어로 ‘결혼’을 의미하는 마리아주
와인을 제대로 마시려면 먼저 테이스팅 요령을 알아야 한다. 포도를 키워낸 토양이나 품종, 생산지, 양조철학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향과 맛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때 눈과 코, 혀 등 인간의 감각기관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보자. ‘와인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를 가로지르는 지롱드강을 기준으로, 우측에 위치한(우완) 쌩떼밀리옹이나 뽀므롤 지역은 진흙 섞인 석회질 토양이다. 그곳에서 와인 양조는 대부분 메를로 품종을 기본으로, 까베르네 프랑 등을 블랜딩한다. 그 덕분에 먼 나라 한국에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메를로 와인을 만날 수 있다. 만약 메를로 품종을 메독이나 마고 지역(좌완)에서 재배했다면 부드러움은 고사하고 밸런스와 풍미도 훨씬 떨어졌을 것이다. 이처럼 와인 한잔으로 프랑스 파리 남서쪽 토양이나 이태리의 부드러운 산미, 스페인의 열정 등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와인은 아는 만큼 맛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와인 테이스팅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약간의 훈련만 받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실제 와인을 올바르게 테이스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크게 색깔보기와 향 맡기, 맛보
와인은 알고 마셔야 제 맛을 알 수 있다. 모르고 마시면 아무 소용없다. ‘돈만 아깝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와인은 ‘쓸 만하다’ 싶으면 3만~5만 원이 훌쩍 넘어가기 때문이다. 좀 괜찮은 와인을 구입하려면 최소 10만 원 정도 지불해야 가능하다. ‘안정욱의 와인 랩소디’ 시리즈를 통해 ‘좋은 와인 제대로 알고 마시기’ 요령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안정욱 와인 칼럼니스트) ‘와인은 지식으로 마시는 술’이라는 말이 있다. 그 지식의 첫 단추는 포도품종에서 찾을 수 있다. 왕초보라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외래어로 기재된 와인리스트를 받아 든 순간 주눅 든다. 대부분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어 로 쓰여 있어 맛과 향에 대한 정보는 고사하고 발음하기조차 쉽지 않아 당황하기 마련이다. 다행히 와인리스트에는 각각의 포도 품종이 페이지 별로 구분돼 있다. 보다 친절한 레스토랑에서는 괄호로 처 리돼 있어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 품종을 기준으로 그날 마실 와인을 선택하면 실패 확률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와인 선택이 어려우면 자신에게 맞는 포도품종을 먼저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