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국내 은행권의 2분기 실적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 여파로 적자로 전환됐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영업실적 통계'에 따르면 2분기 국내은행은 4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등 특수은행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은행들은 2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2분기 2조2000억원, 올해 1분기 2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바 있다.
금감원은 "조선·해운업 등 일부 대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등 특수은행이 5조2000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큰 폭의 적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전체 은행권의 대손비용은 6조3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의 2조2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의 영향으로 6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79%로 3개월 전보다 0.08% 하락했다.
각종 수익성 지표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악화했다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은 작년 2분기 대비 0.50%포인트 하락한 -0.08%를 나타냈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낸 이익)은 같은 기간 5.55%에서 -1.07%로 떨어졌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56%로, 최저치를 보였던 1분기 1.55%에서 소폭 반등했다.
국내은행의 판매비와관리비는 5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6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감소(5.7%)했다. 이는 지난해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의 효과가 소멸됐기 때문이다.
6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39%로 3개월 전보다 0.4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현물출자와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이 2조7000억원 늘고, 대기업 여신 축소 등으로 위험가중자산이 22조3000억원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수출입은행의 총자본비율은 3월 말 9.88%에서 6월 말 10.01%로 올랐으나, 여전히 은행권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등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정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해 나가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외여건 악화 및 수익성 부진 등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가능성과 자본보전완충자본, 경기대응완충자본 및 D-SIB 추가자본 부과 등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바젤Ⅲ 추가자본 규제 이행에 대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본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적정 수준의 보통주자본 등 자본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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