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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슈체크]‘금융적폐’의 그림자 '기업은행장' 인선 논란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관치’?...내정 의사 흘리고 ‘반응’ 살피나

(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기업은행은 ‘9983’(기업의 99%, 고용의 83%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의미)에 산업자금을 공급하는 혈류와도 같다. 이처럼 중요한 기업은행이 수장 없이 새해를 맞이했다.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를 보면, 상식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는 은행 경력이 전무한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을 내정하려 하다가 금융권과 금융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제관료 출신인 윤종원 전 경제수석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역시 은행업의 전문성이 없기는 반 전 수석과 매 한가지다.

 

윤종원 전 수석이 경제 이론과 실무에 밝아 기업은행장에 적합하다는 정부 측의 설명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금융권의 눈높이에서 보면 궁색하다 못해 당황스럽기까지 한 답변이다. 이처럼 ‘낙하산 인사’에 집착하는 청와대의 태도는 취임 초기 ‘청와대 보은 인사 없게 하겠다.’는 대통령의 일성을 무색케 한다.

 

기업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관치’를 경계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음에도, 퇴직관료들이 대거 몰리면서 ‘금관예우’ 시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현 정부에서도 관이 주도하는 관치 기반이 얼마나 견고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경제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3050(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클럽’에 가입했다. 그러나 금융분야는 여전히 관료행정과 시장역량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기업은행장 인선 관련해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청와대의 태도는 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명확한 선임 기준이나 입장을 밝힌 적도 없고, 내정에 대한 배경 설명도 없었다. 언론을 통해 반장식 전 수석과 윤종원 전 수석의 내정 의사를 흘리고 반응을 살피는 듯한 모습이다. 관료를 앉히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에서는 혁신금융을 견인해야할 자리에 혁신마저 관리하는 관료들을 무리하게 낙점하려는 의도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늘고 있다.

 

특히, 금융개혁과 인사적폐를 기치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의 금융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퇴직관료들이 차고 넘치는 최근의 금융기관 인사를 보면, 모피아 전성시대를 방불케 한다.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었던 관료들만 해도 얼추 10명이 넘는다. 개도국 시절에나 볼 수 있는 관치의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처럼 관료들의 그립이 강해진 것은 청와대의 관료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또한, 기업은행장을 둘러싼 잡음은 청와대의 금융경시 풍조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즉, 기업은행장은 아무나 맡아도 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자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수장은 중기 산업정책을 지원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위치다. 때문에 금융 전문가 중에서도 최고의 전문가가 맡아야 할 자리다. 은행업도 모르고 IBK 전문성도 없는 관료는 은행장의 직을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예기다. 이는 시중은행장을 금융위원장으로 낙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업은행장 인선 과정에 대해 정치권뿐만 아니라 금융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대 행동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얼마 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추혜선 의원실·채이배 의원실이 국회 정론관에서 ‘청와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금융노조와 시민단체들이 이처럼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단순히 특정 관료의 자질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금융개혁에 대한 간절함이 좌절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는 반증이다. 금융권은 정부의 금융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고 싶어 하는데, 그 중심에 기업은행장 이슈가 자리하고 있다.

 

관료사회 역시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관치’의 관행을 지우는 자정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금융위원장은 ‘축적된 현장경험과 연륜의 격차’를 지닌 중소기업금융 전문가를 제청하고, 청와대는 이를 임명하는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매우 중요한 때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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