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대출이 최근 1년 동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부실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주요시중은행들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의 소호대출 잔액은 178조907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액은 21조2010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29조8760억원)의 70.96%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호대출 증가율은 13.4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6.73%)과 대기업 증가율(-5.69%), 중소기업대출 증가율(10.13%)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은행은 우리은행이다. 1분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지난해 동기(33조2850억원) 대비 5조5760억원 증가한 38조861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16.75%다.
가장 높은 잔액을 기록한 은행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소호대출 잔액은 6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조원(12.84%)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같은기간 4조290억원(11.39%) 증가한 39조3980억원으로 기록했으며 하나은행은 4조5960억원(13.3%) 증가한 39조1480억원으로 나타났다.
소호대출의 급격한 증가세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호대출의 경우 가계대출이 아닌 중소기업 대출에 해당하지만 개인사업자 대출 특성상 가계 빚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대출이다.
소호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대한 정부의 규제정책이다. 가계대출이 어려워진 금융소비자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통해 금융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금융감독원 역시 지난 20일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전 업권에 걸쳐 편법 개인사업자대출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규제 회피적 대출을 엄격히 규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4대 시중은행의 1분기말 가계대출잔액은 438조688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27조6520억원(6.73%) 증가했다. 총 대출액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1.67%로 지난해 1분기말(51.61%)보다 소폭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신한은행(8.82%)이며 가장 낮은 은행은 우리은행(3.89%)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7.47%와 6.85%의 증가율을 보였다. 총 대출액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은 국민은행(54.72%)이며 가장 낮은 은행은 우리은행(48.66%)이다.
대기업대출은 4대 은행 모두 잔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 88조5250억원이었던 잔액은 올해 1분기 83조484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감소율은 –5.69%다.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감소율(-8.58%)을 기록했으며 국민은행이 가장 낮은 감소율(-2.37%)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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