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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발명한 이스라엘 기업가 "실패 두려움, 한국서 유독 심해"


1998년 43살의 한 이스라엘 기업인은 미국 투자은행이 개최한 행사에 참석하고자 뉴욕으로 향했다.

   

비행기에서 컴퓨터를 열어 프레젠테이션(PT) 내용을 연습한 남자는 행사장 무대에 올라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컴퓨터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PT 연습을 마친 뒤 컴퓨터 전원을 껐다고 생각했으나 계속 켜진 상태에서 배터리가 모두 닳고 만 것이다. 400명의 눈이 그를 응시했다. '완전히 망쳤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는 "PT를 하러 올 때는 주머니에 반드시 예비 원고를 챙겨 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스라엘 벤처 영웅으로 꼽히는 도브 모란(61)에게 20년 전 일어났던 일이다. 그는 결심과 달리 예비 원고를 챙기지 않았다. 대신 세계 최초로 USB 메모리를 만들어 내놓았다. 최근 투자자로 더 왕성히 활동 중인 도브 모란이 강연과 저서 '100개의 문과 미친 아이디어'(아라크네 펴냄) 한국어판 발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3일 서울 광진구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도브 모란은 20년 전 일을 떠올리면서 껄껄 웃었다.

   

"저도 여느 사람이 그렇듯, 그러한 일을 겪었을 때 무척 난처하고 당황스러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에 돌아가서 주변에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지,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계속 고민했어요. 그것이 (발명으로 이어진) 아주 작은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40여개의 특허를 가졌음에도 "저는 제1의 혁명적인 기업인이 아니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 그는 "어떤 문제가 생겨도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변화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실패한다는 인식 자체가 굉장히 극단적으로 흐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면서 "실패의 두려움이 유독 심각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인식은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기성세대의 격려와 정부 지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부가 창업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성공하면 페이백을 해 주는 정책을 펴야 해요. 학교 교과과정에서도 창업을 독려해야 하고요."
   

그가 군에서 전역한 뒤 M-시스템즈를 창업했을 때 이스라엘에서 벤처라고 부를 만한 기업체는 몇 되지 않았다. 당시 그의 부모도 과연 돈을 벌 수 있겠느냐고 걱정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이스라엘에서도 실패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지만, 실패하더라도 바로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가령 2명이 있을 때 1명은 창업에 성공했고, 다른 1명은 실패했다고 한다면 성공한 사람이 실패한 사람을 고용하는 일을 마다치 않아요. 그 사람은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지식적인 측면에서도 경계를 허문 사람이라고 다들 인식하니깐요."
   

한국의 일부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벤처 사업체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빼앗는 문제를 언급하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면서 "한국 대기업들과 만날 때 스타트업 회사를 많이 지원하라는 이야기를 꼭 한다"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함으로써 사회를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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