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인 반도체 시장이 장기호황인지 일시적 호황인지 의견이 갈리는 와중에 올해 성장률을 예상치의 두 배 수준으로 상향조정한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31일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기존 5%에서 11%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IC인사이츠가 이처럼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높게 수정한 이유는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때문이다.
대표 메모리 반도체 D램은 PC와 서버용 등 전통적 IT 전자기기의 저장장치(스토리지)로 주로 사용되며,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낸드 플래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 판매율은 39%, 낸드 플래시 판매율은 25%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함께 지난 2015년 12% 하락했던 D램 평균판매가격(ASP)도 올해 3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고 낸드 플래시 평균판매가격 올해 22%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작년 4월 2.41달러였던 D램 평균판매가격은 올해 1월 3.7달러까지 약 49%나 상승했다.
IC인사이츠가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놓데에는 수요는 점점 증가하지만 공급기업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급성장을 보이고 있는 비보‧오포‧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용량 고성능의 메모리를 탑재하는 등 ‘스펙’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인공지능(AI) 등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도 활성화하면서 서버 업체들의 주문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주요 생산기업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시바‧마이크론 정도로 수 개에 불과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이 나란히 1위에서 3위(작년 4분기·D램익스체인지 기준)까지 차지해 전체 시장의 93.6%를 싹쓸이 하고 있다.
낸드 플래시도 삼성전자,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상위 5위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 두 업체가 시장 점유율 절반(47%) 가까이 차지한다.
이미 지난 1월 말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콜에서 D램과 낸드 플래시 모두 쏟아지는 물량 요청에 생산이 받쳐주질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IC인사인츠는 “메모리 반도체를 빼면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3분의 1 수준인 약 4%에 불과할 것이란 게 흥미롭다”고 전했다.
반면 UBS 등 외국계 IB를 중심으로 다른 평가가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UBS는 현 상황을 ‘재고 비축기’로 보고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고점을 찍은 뒤 오는 2018년 36%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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