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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택스갭 연구] ① 국내 과세망, 미국보다 나을까?

전문가 “측정방법·국가별 상황 달라 직접적 비교 불가능”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미국보다 국내 과세망이 더 낮다는 평가를 내려 다소 자의적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17일 설명자료 배포를 통해 2011년 기준 국내 택스 갭(Tax gap) 수준이 14.4~15.1%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택스 갭이란 이론상 납부해야 할 세금에서 국세청이 거둬들이지 못한 세금의 비중을 말한다. 이 택스 갭은 국세청이 인지하지 못한 탈루, 인지한 탈루, 체납 등으로 이뤄져 있다. 

택스 갭을 추정하는 이유는 과세망으로 거두지 못한 요인을 확인하고, 세목 별 택스 갭 변동 상황에 맞춰 과세전략을 선제적이면서도 보다 효과적, 효율적으로 짜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2011년도 미국 택스 갭은 18.3%, 영국 택스 갭은 6.8%로 국내 수준은 미국보다 낮고 영국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거시경제지표를 통한 간접적 추정이 아닌 국세청 통계를 통해 추정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조세탈루규모가 측정됐다고도 평가했다.

더불어 전체 택스 갭 추정규모는 약 25.6조원~26.8조원 규모지만, 이 중에서 세무조사와 체납처분으로 징수되는 세금의 비중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현저히 높다고도 전했다.

국세청의 말이 100% 맞는 말일까. 표면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비유적인 표현을 허용한다면, 국세청은 50%의 진실만 말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국가 간 택스갭 비교, 맞춤옷 간 우열을 따지는 일

국세청이 택스 갭 규모를 설명하면서 한국 과세망이 미국보다 낮거나 영국보다 높다고 직접적으로 적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수의 관련 언론 보도에서 우리 택스 갭 수준이 영국보다 높고, 미국보다 낮다고 비교 보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세청이 오해의 여지를 제공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국가 간 택스 갭 비교는 가능할까. 답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어떤 수치를 비교하려면 같은 잣대를 통해 측정됐거나 또는 유사한 방법으로 측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이의 경우 만 나이 셈법이 있고, 태어나자마자 1살로 치는 셈법이 있는가 하면 서양처럼 생일을 포함해 나이를 세는 셈법이 있다. 1월 1일을 거쳐야 1살을 쳐주는 연 나이도 있다. 하지만 무슨 셈법이든 같은 방법으로 측정해야 나이의 많고 적음을 비교할 수 있다. 

택스 갭도 마찬가지인데 전문가를 통해 확인 결과, 한국 택스 갭은 미국이나 영국과는 비교가 가능할 수 있는 성질의 값이 아니었다. 

사용하는 변수도 다르고, 국가 간 상황이 극히 다르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조세재정연구원이 측정한 법인세 택스 갭은 미국 국세청이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한국은 미국 국세청처럼 세무조사 등 조세행정 품질을 반영하지 않았다. 

부가가치세 택스 갭의 경우 EU가 사용하는 분할된 하향식 측정 모형을 사용하면서도 한국 실정에 맞춰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상 상품군을 이용하는 등 국내 실정에 맞게 측정모형을 설계하고, 변수를 정의 내렸다. 

미국 택스 갭이 10% 후반대로 나오는 건은 측정 시 변수를 스스로 바꿔 측정치가 높게 나오도록 바꾸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탈루규모나 과세포착률이 전년도나 전전연도보다 나빠진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추세는 볼지언정 전년도 대비 비교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택스 갭은 한국 택스 갭 연구와 달리 상대적으로 사용하는 변수가 적고 측정방식도 단순한데, 추정하고 싶은 요인에 맞춰 설정한 탓이다. 따라서 역시 비교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택스 갭 측정에는 워낙 많은 변수와 추정식이 접목되기 때문에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과세망이 좋다·나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국가 간 비교는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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