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마련에 착수한 가운데 은행권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이 1년 새 27조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구조조정 등으로 퇴출되거나 은퇴한 50대 이상 비중이 64%에 달하는 등 생계형 창업형 대출로 파악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부실가능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6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49조7222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의 222조9045억원 대비 26조8178억원(12%) 늘어난 수치다. 증가세만 보면 같은 기간 은행 원화대출 증가율인 8%를 크게 웃돌고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인 7.9%보다도 빠른 셈이다.
대출 잔액을 연령대로 분류해보면, 50대의 대출 잔액이 97조9691억원으로 39.2%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26.6%, 60대 24.5% 순이었다.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비중이 63.7%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14년 1월 대비 고령층 비중은 21.2%에서 24.5%로 3.3%포인트 늘었다. 최근 1년 동안에는 1.4%포인트 상승했다.
제 의원은 자영업자의 전반적인 고령화 추세 속에서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서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 건수도 185만5337건에서 199만1061건으로 7.3%(13만5724건) 증가했다. 건당 대출금액은 1억2542만원에 달했다.
또 개인사업자 신규대출의 평균금리는 같은 기간 3.52%에서 3.40%로 0.12%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대출 잔액은 급증하는데 금리인하 폭은 매우 작아 은행의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11조2327억원에서 11조8524억원으로 6197억원(5.5%) 불었다.
제윤경 의원은 "장사는 안 되고 빚은 불어나 자영업자들이 지금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자영업대책이란 것이 사실 '빚내서 장사해라'는 것 말고는 없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영업과 고령층은 가계부채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은퇴 연령층의 자영업대출 증가는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선제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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