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배경은 예상외로 언론의 관심이 커지고 롯데그룹에서도 '불법 개인 정보 유포 행위'라며 심각한 유감을 표하자 SDJ측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시스는 지난 28일 신 총괄회장이 5~6년 전부터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Aricept)'를 처방 받아 복용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롯데그룹은 이 정보가 SDJ측에서 나온 것을 확인하고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의료 내역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임에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치료기간, 약물내용까지 공개한 것은 금도를 넘은 불법 개인 정보 유포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SDJ 측은 신 총괄회장에 대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를 후계자로 지목했다”며 신 총괄회장은 치매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기존의 의견과 상반된다. SDJ측은 지난 27일 가정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입장이 변했다.
이후 SDJ측의 조문현 변호사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지난 27일 성년후견인 5차 심리에서 신정숙씨의 법률대리인이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치매약을 처방받은 기록이 추가로 법원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해 기자들의 취재가 들어와 아리셉트를 처방 받은 적이 있다고 확인해줬다"고 해명했다.
또 조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복용한 아리셉트는 치매 치료제로도 쓰이지만 예방차원의 처방이었다고 설명한 것"이라며 "복용 자체를 가지고 신 총괄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판정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는 이상이 없다"며 "다만 고령이다 보니 기억력과 청력은 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 및 재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약물 치료 내역까지 공개한 SDJ가 또 다시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말 바꾸기'라는 입장이다.
당초 롯데 및 재계에서는 SDJ에서 신 총괄회장의 약물 치료 내역을 공개한 배경이 검찰 수사 중인 롯데 비자금 조성 의혹 책임을 신동빈 회장에게 떠넘기려는 의도가 아닌가라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언론의 관심이 커지고 롯데에서도 '불법 개인 정보 유포 행위'라고 반발하자 SDJ측에서 또 다시 말 바꾸기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SDJ측에서는 신 총괄회장을 위하거나 명예를 위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소송 승리를 위해 신 총괄회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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