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들은 울산 소재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부산에 있는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직원들이 황산 제조공정 보수 준비를 위해 황산이 든 1m 높이의 배관을 열다가 액체 상태의 황산(농도 70%)이 분사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황산은 1000리터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가 2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연 ‘고려아연 황산누출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고 목격 근로자들은 작업 당시 곳곳에서 안전 절차 무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현장 작업자들이 열면 안 되는 맨홀을 열어 사고가 났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고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고 목격 근로자들은 “사고가 난 공정도 분명히 작업을 해야 한다고 지시를 받았다”며 반박했다. 이들은 “황산 몇 방울이 떨어질 수 있다는 공지와 함께 방독마스크도 아닌 면마스크와 보안경, 코팅장갑만 배부 받았다”며 “방산피복 등 보호복을 줬더라면 중상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분개했다.
전국플랜트노조는 "고려아연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가 2012년 이후에만 10여 건이다"며 "위험 작업 하청 떠넘기기, 솜방망이 식 처벌, 최저 낙찰제로 인한 다단계 하도급 등으로 사고가 재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 소재 고려아연 황산누출 사고를 수사중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와 공동으로 황산이 누출된 장소, 사고 당시 배관내 황산 잔존량·농도 등을 확인하는 합동감식을 벌이는 등 사고원인과 책임규명을 위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수사전담팀은 원청사인 고려아연 현장팀장과 협력업체인 한림이엔지 관리자 등을 불러 절차대로 작업을 진행했는지, 안전수칙을 준수했는지, 황산 잔존 여부를 확인한 후 작업지시를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관계자는 “원·하청 어느쪽 책임이든 부주의로 발생한 인재로 보고 있다”며 “책임자를 가려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할 방침”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작년 7월에도 배관이 터져 황산연료(SO3)가 일부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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