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장부의 과세관청 내 임의보관 규정 폐지 필요성
세법을 읽다보면 원칙과 예외(단서)가 혼재되어 있는 규정이 많다. 상식적으로 보면 원칙과 예외의 비율이 99 : 1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칙과 예외가 1 : 99일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럴 때에는 차라리 예외를 원칙으로 하고 원칙을 예외로 바꾸어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세무조사 대상인 납세자의 장부 등을 ‘납세자의 동의하에’ 세무서에 끌어다 보관하고 세무조사를 하는 ‘임의보관’ 규정이 그 대표적이다. 종전에 ‘영치조사’, ‘특별조사’, ‘심층조사’, ‘장부예치’ 등으로 사용된 용어인데, 정치적 목적의 세무사찰이라는 부정적 의미가 있다고 해서 임의보관으로 대체되었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10 【장부·서류 보관금지】에 따르면, 세무공무원은 세무조사의 목적으로 납세자의 장부 등을 세무관서에 임의로 보관(임의 보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납세자의 권리보장을 위해서는 당연히 그렇게 하여야 한다. 그러나 단서조항을 보면 납세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임의 보관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말은 그럴듯한데, 현실은 거의 ‘어린아이 팔목 비틀기’나 다름없다. 생각해보라. 세무조사요원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정신이 없는 판에 그리고 세무조사가 주는 강박
- 안창남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 2017-06-05 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