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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초대석]유재석 경기도일자리재단 상임감사 “감사, 상상력이 중요해”

예방적 감사가 핵심...“조직원 자부심과 명예 높아야 청렴해진다”

 

경기도 일자리재단은 지난 1월 도내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하위등급인 4등급으로 추락했다. 위기에 등장한 소방수는 유재석 상임감사였다. 공정하고 청렴한, 그래서 일할 맛 나는 재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유 상임감사를 지난 9월 5일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경기일자리재단에서 만났다.

대담=신승훈 편집국장. 사진=김용진 기자.

 

“감사는 상상력이 중요하다.”

유재석 경기도일자리재단 상임감사가 밝힌 ‘감사론’이다.

 

사실 어떤 조직이든 내부 조직원들에게 감사는 불편하다. 딱딱하다거나 에누리 없는 규칙적용 등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감사업무에 부드럽기 그지없는 상상력이 필수란다.

 

이유는 간명했다. 사후 감사도 중요하지만 청렴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예방적 감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보다 경영전략의 일종인 ‘시나리오 경영’처럼 부정이 독버섯처럼 퍼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예측해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상책(上策)이라는 것.

 

유 감사가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은 기본이다. 다만 적극행정 지원제도나 사전 컨설팅 제도 등을 예방에 무게중심을 두면 사후 감사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혁신을 바탕으로 도민들에 고품질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면 상시적 예방활동에 주력해야 한다는 게 유 감사의 설명이다.

 

유 감사는 특히 물질적 성과보상이 한정적인 공공기관인 만큼 직원들 스스로 명예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공직자가 명예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경우 청렴문화 역시 저절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는 게 평소 신념이다.

 

유 감사는 이런 청렴문화에 높은 품질의 서비스가 덧붙여진다면 현재 연간 100만명이 찾는 경기도 일자리재단이 1350만 경기도민 전체의 삶에 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다음은 유재석 경기도 일자리재단 상임감사와의 일문일답

 

Q. 지난 1월 경기도 산하 19개 공공기관 대상 청렴도 조사에서 하위 등급인 4등급을 받았다. 취임 100일도 안된 시점이었는데 당혹스러웠을 것 같다.

A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했다. 과거의 가장 나쁜 조건은 미래를 위한 가장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재단의 임직원들과 함께 실질적 성과를 위해 말 그대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Q. 문제점은?

A 경기도일자리재단이 출범한 지 3년 밖에 안 되는 신생공공기관이어서 전반적인 제도 정비, 외부 민원인 대상 청렴도 인식, 부패방지시책 등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 부임 이후 윤리경영팀을 강화하고 인사, 회계 관련 규정의 취약 부분을 개정했다. 행동강령지침 개정, 부패방지 시책 발굴 등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Q. 반부패·청렴문화를 확산시키기는 일은 결국 조직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A 흙탕물이 흐르는 강에 맑은 물 한바가지는 결국 흙탕물이 되겠지만, 맑은 강물에 흙탕물 한바가지는 강물을 흐리지 못하고 맑은 강이 된다. 우선 나부터 솔선하는 청렴시책을 운영하려고 노력했고, 각 본부를 방문,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파악했다.

 

Q. 청렴문화 확산 등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조직내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생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A 감사업무의 본질은 빙산과 비슷하다. 10%의 노출된 부분에 의해 불편함이나 사기저하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90%의 긍정적 효과를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또,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과 더불어 청렴한 직원을 찾아 칭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따른 기회와 규칙을 만들어 가고 있다.

 

Q. 감사의 지향점은?

A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사후 감사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적극행정 지원제도나 사전 컨설팅 제도 등 예방에 무게중심을 두려면 사후 감사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지속가능한 방법이고 결국 도민들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고 확신한다.

 

 

Q. 윤리경영팀을 이끌고 있다. 강조하고 있는 덕목이 있다면?

A 영화에서 등장하던 AI가 내 곁에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가 상상했던 모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고 생각해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감사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기위해 더 많이 생각하고 상상해야 한다. 예방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수다.

 

“자발적 실천의지 높인다”

 

Q. 예방적 차원에서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A 부패행위를 한 이는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재단 내 공명정대한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공직자로서의 자부심과 명예심을 높이는 일이 우선이다. 그래야 개인과 조직 모두 청렴성이 지속가능해진다.

 

Q. 보통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실행하는 것이 교육이나 캠페인이다. 새롭게 실행한 교육이나 업무가 있다면?

A 그렇다. 반부패·청렴교육을 강화했다. 매주 월요일 주간업무회의 시간을 활용해 외부강의 등을 운영했다. 청탁금지법 안내, 청렴영상 상영 등을 진행했다. 청렴주간을 선정하고 공익신고와 신고자 보호제도 캠페인을 통하여 공익신고자 보호에 대한 의식도 높였다. 9월에는 고위직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반부패·청렴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Q. 재단은 부천, 용인, 의정부, 화성 등 4군데 본부로 분산돼 있다. 집합교육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효과적 교육 방법을 찾았나?

A 재단 본부가 4곳에 나눠져 있다 보니 한 곳에서만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거리가 멀어 교육 참석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윤리경영팀에서 찾아가는 반부패·청렴 교육을 본부별로 각 1회씩, 총 4회에 걸쳐 진행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교육에 참석하지 못 한 직원들을 위해 지난 8월 23일에 부천본부에서 반부패·청렴교육을 실시했다.

 

Q. 조직문화 혁신은 결국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실천의지가 핵심이다. 생산 프로세스 혁신처럼 수치로 나타나지 않아 정량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책이 있나? 효과는 어떤가?

A 지난 4월부터 부서별로 1명씩 청렴지킴이를 위촉하여 운영중이다. 청렴지킴이는 해당 부서원에게 청렴시책을 전파하고 교육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모든 부서에 청렴지킴이를 운영하다 보니 부서내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이 타 시책보다 크다. 지난 7월 재단에서 청렴이벤트 공모전을 시행했는데, 청렴지킴이를 중심으로 부서원 전체가 참여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했다.

 

Q. 청렴지킴이의 평균 직급은 어떤가? 민간 기업에서 비슷한 경우를 봤는데 이들끼리 모인 간담회를 상급자가 주도하니 자발성이 떨어져 결국엔 흐지부지 되더라.

A 청렴지킴이들은 팀별 차석(과장급)이 원칙이다. 이들끼리 따로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 각 부서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거나 애로사항에 대한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간담회 등도 진행하고 있다.

 

Q. 얼마 전부터는 감사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안다.

A 벌을 주는 일은 원칙에 맞고 공정해야 한다. 또 신중해야한다.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감사자문위원회는 청렴·감사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6월 감사, 청렴, 조사 분야 전문가 5인으로 구성했다.

 

종합감사 사안 관련 처분사항이나, 재단 자체 감사 시행 관련 기법 등 청렴정책 전반에 대한 자문도 한다. 민원발생 시 타기관에서 발생한 동일·유사 민원 사례가 있는지, 해당기관에서는 어떤 식으로 대응했는지 의견도 낸다.

 

1350만 도민의 재단, 기본은 청렴

 

Q. 재단은 공공기관이다. 내부 투명성 확보는 물론 외부의 평가도 중요하다.

A 부정적인 외부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재단 상담사분들을 대상으로 매년 CS(고객만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윤리경영팀에서는 지난 7월 청년 노동자 지원 사업을 담당하시는 상담사분들을 대상으로 전화민원 접수 및 처리요령 관련 신고민원 사전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브라운 백 미팅을 통하여 민원 사례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아울러 민원응대 절차를 잘 숙지할 수 있도록 모든 부서에 민원응대 매뉴얼을 배포했다.

 

Q. 새정부 들어 반부패, 청렴이 강조되고 있다.

A 올해 다양한 활동 덕분에 청렴 관련 국가정책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높아져 잘 준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매주 주간업무회의에서 10분 내외의 청렴교육 영상을 시청하는데, 현재까지 청탁금지법 등 청렴 관련 영상을 18회 시청했다. 청탁금지법 주요 개정사항 등 내용을 숙지하도록 했다.

 

요즘은 윤리경영팀에 선물이나 경조사비 관련 문의가 많이 온다. 상한액 이하 금액의 선물도 가급적 제공자에게 반환해 임직원 모두가 청렴정책 준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경기도 역시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A 경기도 역시 공익신고제도 전담 창구인 ‘공정경기 핫라인’을 운영하는 등 반부패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단에서도 자체적으로 ‘클린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부패행위에 대한 공직자의 인식 정도가 개선되었고, 청탁금지법 등 정부의 반부패 정책의 효과가 점점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공직사회의 청렴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도록 재단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Q. 올 한해 쉼 없이 달려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청렴한 재단을 만드는데 기여한 임직원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 9월부터는 청렴활동 우수부서 및 우수 임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포상을 수여하는 ‘청렴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직원들이 반부패 청렴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 깨끗하고 투명한 재단 문화를 조성할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 수치로 도달 목표를 정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재단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경기도민의 기대와 아낌을 받는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분명하다. 현재 연간 100만명이 찾는 재단이 앞으로 1350만 모든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감사는 지게작대기”

 

유재석 상임감사는 해외 50개국을 여행한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자동차로 유라시아 대륙을 일주하고 말레이시아 오지에서 수년간 생활하기도 했다. 자녀들도 함께했다. 아이들에게 과외와 학원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 대신 세계 시민과의 만남을 통한 삶의 지혜를 선물한 셈이다. 덕분에 자녀들 모두 홈스쿨링을 했단다.

 

이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인물이 ‘엄격한 감사’로 재직하고 있다. 일견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속성이 한 자리에 존재할 수 있도록 한 교집합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이었다.

 

인터뷰 중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고, 그 답은 사람이 가지고 있다”는 언급이나 ‘공직자의 명예’를 수차례 강조하는 모습에서 만들어진 심증은 최고의사결정권자와 감사의 관계에 대한 그의 답변에서 확증으로 변했다.

 

“CEO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지게라면 감사는 그 지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탱해주는 지게작대기입니다. 지게는 지게작대기가 없으면 넘어지고 맙니다. 물론 지게작대기는 지게가 없으면 그냥 작대기일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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