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무자격 직원이 신탁 상품을 판매하는 등 일부 금융사들이 신탁업 영업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5일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신탁업 검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검사는 금감원 4개 검사국(금융투자검사국, 일반은행검사국, 특수은행검사국, 생명보험검사국) 합동으로 이뤄졌으며 검사의 균질성 제고를 위해 검사부서간 검사원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검사반을 편성했다.
검사대상은 신탁자산 규모 등을 기준으로 8개 금융회사를 선정했다. 4개 은행(국민, 신한, 기업, 농협)과 3개 증권사(삼성, 교보, IBK투자), 1개 보험사(미래에셋생명)가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신탁상품 판매와 운용에 걸쳐 몇 가지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우선 다수의 일반 고객에 대해 특정 신탁상품을 홍보하는 것은 법규 위반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고객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신탁상품을 홍보한 사례가 적발됐다.
판매자격을 갖추지 않은 금융회사 직원이 고객에게 파생결합증권을 편입하는 특정금전신탁을 권유한 사례도 발각됐다. 고객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고위험 등급의 주가연계형 특정금전신탁(ELT)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 부적정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서명, 녹취 등 확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금융사도 있었다.
운용과 관련해서는 일괄적으로 취득·처분한 채권, 기업어음 등을 금융회사가 미리 정해진 자산배분기준에 의하지 아니하고 신탁재산에 편입한 사례가 있었으며 금융회사가 재산을 신탁계약과 다르게 운용한 경우도 적발됐다.
이외에도 인수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증권을 신탁재산으로 편입하거나 채권 매매거래에 대한 주문기록을 유지하지 않아 법규를 위반한 금융사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번 합동검사에서 드러난 금융회사의 법규 위반사항에 대해서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제재절차를 거쳐 해당 금융회사와 임직원을 조치할 예정이다.
또한 신탁업을 영위하는 전체 금융회사에 검사결과 주요 위반사항을 제공하고 자체적인 표준업무절차 마련 등 자율적인 개선과 영업질서의 확립을 유도할 계획이다. 추가로 내년에도 투자자 보호와 관련이 높은 영업 행위를 대상으로 여러 금융권역에 대한 합동검사 테마를 발굴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검사부서간 검사원을 교차하는 합동검사반을 편성함으로써 검사의 균질성과 효율성이 크게 제고됐다”며 “이번 합동검사를 통해 금융회사가 신탁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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