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류재춘 화백) 전통 수묵화를 그리는 한국 화가가 중국 현지에서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미술관 관장이 됐다. 류재춘 작가가 그 주인공.
류재춘 작가는 2017년 3월 30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쑤이펀허(綏芬河)시 동북아미술관 관장이 되었다.
이날 중국 공무원, 기업인, 미술관계자 등 수백명이 모여 개막전으로 초대된 한국 화가 류재춘 관장의 작품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동양화는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왔지만, 동양화의 본고장에서 한국 화가 인정받은 건 매우 드문 일이다. 특히 이곳은 중국과 러시아 접경지대로 한중러 경제, 문화 교류의 최적지역이다.
류재춘 관장은 한-중을 분주히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100년 전통을 갖고 있는 동북아미술관에서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 그것도 한국인이 관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2018년 쑤이뻔허시의 국제 무역박람회에서의 전시는 한중러 대표작가들의 전시로 국가 간의 협력과 교류에 미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류 관장의 ‘묵산’, ‘산사에서’ 등 대표작 20여점이 중국 미술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류 관장은 전통 한국화 구도와 채색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전통산수의 영역을 개척했다고 화단에서 평가받고 있다. 더구나 한국 미술시장에서 전통수묵화의 입지가 위축돼 온 상황에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녀의 화풍은 대담, 직설적, 시원함, 거침없음으로 표현될 수 있다. 얼핏 그림만 놓고 보면, 남성작가의 그림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만큼 필력에 힘이 있고 호방하다. 그녀의 총체적인 예술관, 삶에 대한 태도도 그러하다. 그림의 느낌은 그 작가의 생활이며 성격의 총합이라는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류 관장은 "15년 전 중국 황산을 갔다가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곳의 자연을 한국화로 그려 왔는데, 중국인들이 제 그림들을 인정하기 시작하더니 여러 해 사랑 받아왔습니다." 또 "중국과 러시아 그림이 전시돼 온 미술관인데 이번에 관장이 되면서 한국 화가 전시되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설 곳이 없던 전통 수묵화가 중국에 와서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미술계는 서양화가 시장을 점거하다시피 한 게 사실이다.
중국 신맹문화예술 발전 문화회사 의명회장은 “한중 문화교류는 지속돼야 합니다. 류 관장의 화풍은 대담하고 웅장해 저희 중국인들의 정서와 많이 닮았습니다. 수묵화의 맑고 시원한 기운을 담아 중국의 산세를 색다르게 표현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김성훈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은 자신들의 산수화를 국화(國畵)라 해서 작가들을 국가차원에서 지원해주고 우대해 주는데,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조선산수화의 명맥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 오히려 이웃나라 중국에서 한국화를 높이 인정한 것은 매우 의미 있다”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동북아미술관은 류재춘 관장의 작품을 관리하고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 화가가 관장이 된만큼 한국화 창작제작소를 두고 한국 화가들에게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마련해 창작과 전시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류 관장은 "한국화풍을 중국에서 알려 우리나라 전통 수묵화를 널리 알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프로필] 류 재 춘
• 성균관대학교 예술학부 미술학과(동양화전공) 졸업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졸업(미술학 석사)
•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 박사 수료
• 동북아경제협력위원회 문화교류단장
• 중국 동북아미술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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