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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롯데家 경영권 분쟁’이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철수 논란 불렀다?

업계 “신동빈 회장 등 그룹 최고위층 승인 없이는 인천공항 입점 위한 오버 베팅 불가능”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 “도대체 이해가 안가요. 5년간 4조원 이상의 임대료를 써내면서 3~5년차에 전체 임대료의 75%를 지불하겠다고 한 부분이요. 3년차 임대료 납부 시점에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하니 저희로서도 답답한 노릇이죠.” 인천공항공사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 “롯데가 임대료를 터무니없이 높게 써냈다. 경쟁업체보다 적게는 2배부터 많게는 10배 수준이다. 매장 면적이 더 넓은 것은 사실이지만 롯데가 감당할 수 없는 베팅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면세·유통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롯데면세점이 지난 2015년 제3기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부터 철수를 염두에 두고 입찰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입찰은 이홍균 전(前)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진두지휘했지만 그룹 총수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수시로 보고 받았다는 점에서 신 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위층의 의중이 실린 것이라는 견해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22일 면세·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당시에도 의문이 많았는데 롯데가 지난해 9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철수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후 입찰 당시부터 철수를 의도했다는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면세·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신 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영 실적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처음부터 무리하게 공항면세점 입찰에 참여했다는 것이 요지다.


조세금융신문 취재 결과 3년차 시점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 점,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임대계약 관련 불공정거래행위 신고라는 강수를 둔 점 등이 하나의 퍼즐처럼 연결된 채 처음부터 철수를 염두에 둔 경영진의 ‘빅 픽처’였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면세업계 “10% 성장이 최대” vs 롯데면세점 “매년 30% 성장 예측해 배팅”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점 운영 첫 해인 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년간 부담하는 임대료는 500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3년차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는 약 7700억원, 4년차와 5년차에는 각각 1조1600억원과 1조1800억원 규모의 임대료를 지급해야 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210억원이다. 3년차에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약 69%, 4년차 이후부터는 매출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임대료로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한 면세·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높게 잡아도 매출액 대비 임대료 수준이 40%를 넘어가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롯데가 임대료를 깎아 달라는 배경에는 3년간 1조원을 훌쩍 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십 년 간 면세점 운영을 해온 롯데가 3년차 임대료 납부 시점부터는 감당이 안 된다는 점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3년차 임대료 납부 시점인 지난해 9월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면세점 사업권 포기’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임대료를 많이 쓴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우리는 당시 매출액이 매년 30%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후 갑자기 중국의 사드 보복이 터지면서 영업환경이 어려워 철수할 수도 있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세금융신문 취재결과 롯데의 주장은 사실과는 상당 부분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 면세·유통업계 관계자는 “매년 30% 이상 매출액이 성장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업계에서는 빠르게 성장해도 매년 10% 안팎의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측의 주장을 반영해 매년 매출액이 30%씩 증가한다고 가정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엄용수 의원실에 따르면 입찰이 끝난 2015년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의 매출액은 8148억원이다. 롯데 측의 주장을 반영해 매년 30%씩 매출액이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2년차 매출액은 1조600억원, 3년차 매출액은 1조3700억원, 4년차 매출액은 1조7900억원, 5년차 매출액은 2조3000억원 수준이다.


면세업계에서 최대 감내할 수 있는 범위인 매출액 대비 40% 수준의 임대료를 대입해보면 3년차에는 2200억원, 4년차에는 4440억원, 5년차에는 24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롯데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해도 3년간 총 9040억원이 적자인 것이다.



면세업계 “롯데의 과도한 베팅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무리수”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무리한 베팅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경영권 분쟁은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입찰 이후의 일이다. 전혀 관련이 없다”며 펄쩍 뛰었다.


제3기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지난 2015년 2월에 이뤄졌다. 신 회장과 형인 신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언론에 최초 보도된 것은 같은 해 7월로, 표면적으로는 롯데면세점 관계자의 주장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언론계 인사는 “기사는 7월에 나왔지만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후계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14년 말”이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2014년 말부터 보름에 걸쳐 롯데홀딩스를 필두로 일본 롯데 내 이사직에서 별안간 모두 밀려났다”고 말했다.


당시 사정에 밝은 한 면세·유통업계 관계자 또한 “2014년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차남인 신동빈이, 일본은 장남인 신동주가 맡는다는 것이 정설이었다”며 “2014년 말부터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우위를 점하며 경영권 이양작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왜 인천공항공사를 공정위에 제소했나?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1월 공정위에 인천공항면세점 임대계약과 관련한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를 제출했다. 롯데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총 사업기간(5년) 중 절반이 지나기 전에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없다고 돼 있는 계약 조항이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간 경과 후 계약 해지를 요구하더라도 공항공사가 해지를 승인한 날로부터 4개월 간의 의무 영업 후에 철수가 가능하다는 조항의 불공정성이다. 세 번째는 계약해지 시 위약금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롯데는 계약을 해지할 경우 마지막 연도 임대료(1조1800억원)의 25%를 지불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와의 계약 조건에 따르면 롯데는 올 2월까지 인천공항점을 운영한 이후 ‘철수’를 선언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위해 계약 해지가 이뤄져도 올 6월까지는 의무적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롯데는 하루라도 빨리 계약을 해지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공정위에 제소한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지난해 9월부터 올 6월까지 롯데가 내야 하는 임대료는 약 641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마지막 연도 임대료의 25%(2950억원)를 더하면 9367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나온다.


면세·유통업계 관계자는 “2020년까지 사업을 운영하면 철수하는 금액보다 훨씬 큰 금액의 손실이 예상돼 롯데가 철수를 서두르는 것”이라며 “월급쟁이인 이홍균 대표가 입찰 당시 오너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이 같은 ‘무리수’를 진행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천공항점에서 철수할 확률은 90% 이상”이라고 토로하며 “우리도 입찰 당시 어떻게 이런 금액을 써낸 것인지 납득되지 않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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