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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대중의 숨은 맛집 찾기]음식은 머릿 속의 추억이자, 혀의 기억이다


곰탕 한 그릇과 수육으로 배를 채우고, 바로 옆 나주목사내아에 들렀다.
시작부터 배가 불러 다음 식행에 차질이 생길 것이 우려되어 배도 꺼트릴 겸 하룻밤만 묵어도 행운이 찾아온다는 나주목사내아 객청에도 들러 복된 기운을 듬뿍 받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눈 덮인 한옥 처마와 지붕의 우아한 곡선과 더불어 느껴지는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의 아쉬움이 담긴 듯하다.


남도 육사시미의 맛을 보기 위해 나주목사골시장으로 행선지를 잡는다.
양지식육점에서 매장 앞 유리 뒤에 걸려 있는 육사시미용 한우암소생고기 한 근을 주문하고, 막 썰어서 내온 육사시미를 바로 앞 식당으로 가져가서 먹어본다. 육사시미는 우둔살과 아롱사태 2가지로 되어 있다. 먼저, 우둔살 육사시미가 입에 들어가는 순간 입안에 착착 달라붙어서 감기고 쫄깃한 식감에 탄성이 절로 난다. 싱그러운 향기가 날 정도로 싱싱하다 못해 찰진 느낌이 너무 좋다.


이어서 먹어보는 아롱사태 육사시미


아롱사태는 소 한 마리에 2점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희소성이 있는 부위로 육사시미 육회로는 최고로 일컫는 부위라서 육사시미로 먹어볼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궁금증이 절로 일어나는 부위이다. 우둔살과 비교하면 훨씬 더 씹히는 것이 뛰어나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생고기에서 나오는 단 맛과 더불어 너무나도 훌륭한 맛이다.


남도 육사시미는 서울에서 일반적으로 맛 보아왔던 얇게 저민 방식이 아니라, 그림과 같이 막 썰어서 내놓는 방식이다. 물론, 찍어 먹는 양념장도 약간 다른데, 고추장에 다진 마늘을 넣고 감칠 맛나는 참기름을 섞어서 만든 양념장에 싱싱한 육사시미를 찍어서 먹는다. 이렇게 먹는 맛이 환상이다.



천억집은 점심시간에는 식사만 하기 때문에 조금은 한적한 저녁 시간에 고기를 먹기 위해 다시 들렀다.
여유롭게 고기를 먹을 수 있고, 서비스를 최상으로 만든다는 목표로 만든 ‘One day, One table Serving’ 하루 한 테이블에서만 고기 손님을 받고 고기를 드신 테이블은 테이블에 있는 연통을 빼 놓아서 표시를 하는 점이 독특했다.


천억집은 낮에는 나주곰탕이 대표음식이기 때문에 깨끗하게 정리된 테이블이 인상적이었으며, 야간에는 고깃집에서 흔하게 보이는 위에서 지저분하게 내려오는 연통이 보이지 않고, 바닥으로 고기 연기가 흐를 수 있도록 테이블에 연통을 달아서 만든 것이 여유로운 인테리어의 핵심으로 보인다.


모습은 남도식 맛은 서울식 한우스페셜(大)를 시키니, 나주에서 맛 보았던 육사시미가 서비스로 나왔다. 물론, 아롱사태도 같이…



나주의 육사시미가 쫄깃한 식감과 달달한 느낌을 가져서 감탄사를 내뱉었다면, 천억집의 육사시미는 씹히는 식감이 거의 없고 달달함만 있는 육사시미로, 나주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양념고추장 소스는 같다. 필자가 보기에 남도식이지만, 생소한 고객들이 취향을 맞춘듯하다. 참숯이 달아오르는 동안 매너덮게를 덮어서 그런지 참숯이 타면서 내는 하얀 재가 타오르지 않아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주인장의 센스가 돋보인다.


한우 1+ 암소라서 그런지 등심과 안심은 참숯에 살짝 익힌 것(스테이크의 Medium Rare 정도)을 소금으로 간간히 옷을 입히고 마치 스테이크를 자르듯 잘라 입안에 넣고 씹으면, 고기가 씹히면서 육즙이 입안으로 쫘악 퍼져나가며 혀와 만나는 순간 행복이 터져나간다.


천억집에는 상추와 깻잎 등이 없다


대신, 4종류의 서로 다른 새싹이 나오는데, 이것을 양념고추장으로 비벼서 고기에 곁들여서 먹으면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다. 필자의 취향에는 한우는 소금에 돼지갈비는 새싹과 곁들여 먹는 것이 훨씬 더 맛을 살려준다.



천억집 유일한 돼지고기요리 참갈비를 먹어본다. 마포갈비에서 봐왔던 돼지갈비의 모습은 아니다. 양념이 되지 않은 것 같이 돼지고기 생살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비치는 하얀 빛깔의 돼지갈비이기 때문에 상태가 안 좋은 고기는 절대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양념이 배지 않아서 생살이 생동감이 있게 비춰지는 참갈비에 숯불 향을 입히고 잘 익은 것을 골라 입안에 넣으면, 나주배로 단맛을 잡아서 그런지 너무 달지 않지만, 질리지 않는 맛이 미감을 확 휘어잡는다. 구웠지만 고기가 탱탱한 느낌이 아직도 살아있는 점이 더욱 끌리고 다시 먹게 되는 맛이다.


글을 정리하면서


나주의 대표음식 나주곰탕 그 중에서 ‘삼대 나주곰탕 노안집’. 노안집을 모태로 해서 태어난 ‘4대 나주곰탕 천억집’


노안집에서는 나주곰탕에 대한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변하지 않는 뚝심을 느껴서 너무 행복했다면, 천억집은 서울로 올라오면서 그 지역에 동화하듯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변화하는 것이 물론 나쁜 것이 아니다.


‘음식은 머릿속의 추억이자, 혀의 기억이다’라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주곰탕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이자 기억이다, 그래서 더 소중하게 아끼고 발전시켜야만 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택한 천억집


음식의 바탕이 되는 나주의 정신은 그대로 남아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추억을 주고 기억을 새겨주면서 다른 세대에게는 다른 모습으로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은 필자의 욕심일까 생각해 본다.


[프로필] 김대중

•2004년 ~ 현재 : (주)포씨유 사장
•건국 대학교 국제무역학과 박사과정 수료
•미국 UC Berkeley Extension 수료
•정보화를 통한 국제수지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인터넷 무역 실무
•인터넷 마케팅 길라잡이/인터넷 창업 길라잡이
•일본 츠쿠바대 경영정책과 석사과정 특별연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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