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숙련된 골퍼라도 미스 샷 한 번 때문에 리듬이 흐트러져 라운드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인을 빨리 파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미스 샷의 원인은 너무 다양하다. 같은 증상이라도 수많은 원인에 기인하기 때문에 각각 다른 처방이 필요한 것이다. 장재식 프로의 시즌2에서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미스 샷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볼 예정이다. 첫 번째로 다룰 미스 샷은 슬라이스다.
1. 그립이 잘못됐다
오랫동안 골프를 한 골퍼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유형이다. 재미있는 일이지만 구력이 오래된 골퍼일수록 기본기에 대한 경계심이 얕아진다. 이 때문에 아주 기본적인 사항으로 인한 미스샷이 의외로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그립. 그립은 매번 신경 써서 쥐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틀어지게 된다. 그리고 잘못된 그립이 습관처럼 굳어지면 어느 순간에 연속된 미스 샷으로 나타나게 된다. 위험한 것은 대부분의 골퍼가 스윙상의 오류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원인이 그립에 있는데 스윙만 고치려고 애쓰다 보니 멀쩡한 스윙도 이상하게 변한다.
흔히 슬라이스 그립이라고 불리는 위크 그립은 손이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돌아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임팩트 때 양손의 이상적인 모양은 스퀘어 포지션으로 목표 방향과 직각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골퍼가 임팩트 때는 양손이 자연스럽게 스퀘어 상태가 된다. 따라서 열린 형태로 그립을 하고 있어도 임팩트 때는 스퀘어 형태의 손모양이 되어 클럽 페이스가 열린 상태로 볼을 맞혀 슬라이스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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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에 점을 찍고 셋업 때 점의 개수를 확인한다
이런 문제를 가진 골퍼에게 아주 간단하고 쉬운 점검 방법이 있다. 장갑에 점을 찍는 것이다. 사진처럼 손가락 관절부분에 점을 찍어둔다. 검지, 중지, 약지에 하나씩 점을 찍고 평소처럼 그립을 한다면 점은 보이지 않거나 한 개 정도만 보일 것이다.
스퀘어 그립을 하기 위해선 점이 두 개 정도 보여야 한다. 여기에서 좀 더 돌려서 점이 세 개 모두 보인다면 훅 그립을 쥐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몇 번 신경을 써서 쥐면 금방 습관이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잘못된 그립으로 인해 고통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2. 임팩트 때 척추의 각도가 변한다
정상적인 어드레스는 척추가 목표의 반대 방향(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이 때문에 볼의 위치는 스탠스의 중앙일지라도 왼쪽 귀의 앞쪽에 놓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실제로도 비슷한 위치에 공이 놓인다.
문제는 백스윙을 거쳐 다운스윙으로 접어들면서 상체가 목표 방향으로 같이 움직이며 척추의 각도가 꼿꼿하게 일어서는 것이다. 이 때문에 클럽 페이스가 미처 직각인 상태로 돌아오기 전에 볼이 맞아 슬라이스가 난다. 클럽 페이스는 임팩트 존 직전에는 약간 열려있는 상태이다. 그러던 것이 서서히 닫히면서 임팩트 때는 정확하게 직각이 되고 임팩트 후부터는 서서히 닫히며 팔로스루로 진행한다.
하지만 다운스윙 때 몸이 왼쪽으로 같이 움직이면 임팩트 존의 위치가 변하게 되고 클럽 페이스가 채 닫히기도 전에 공이 맞는 것이다. 몸이 같이 움직이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지만 대체로 거리가 떨어지는 것을 의식해 너무 강하게 스윙하려는 경향을 보일 때 빈번하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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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치를 고정하는 감각을 익힌다
우선 마음의 문제를 고쳐야 한다. 거리가 나지 않는다고 조급한 마음에 몸에 힘을 주면 스윙은 점점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편하게 마음을 먹고 최대한 몸에 힘을 빼고 스윙을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다.
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볼을 똑바로 보내는 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볼만 똑바로 간다면 힘센 사람이 슬라이스를 내는 것보다는 멀리 간다.
스윙에 대한 느낌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진행할 때 머리는 목표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하체는 목표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으로 스윙하면 어느 정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주위에 사람이 있다면 스윙을 할 때 머리 왼쪽에 클럽을 대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리고 임팩트 때까지 머리가 고정될 수 있도록 클럽을 떼지 않고 스윙한다. 만일 혼자 연습을 하게 된다면 벽이나 문틀에 머리를 고정하고 빈스윙을 하는 연습이 효과적이다. 이 연습을 반복하면 다운스윙 때 무릎, 허리, 상체로 연결되는 스윙의 느낌을 익힐 수 있어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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