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알만한 유행가 가사인데 요즘 와서 생각해보면 은퇴 후 어디서 살 것인가에 대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 노랫말처럼 각박한 도시생활을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전원주택에서 은퇴 후 삶을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았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단순하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 바로 나이 들어 어디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한편, 보건사회연구원의 베이비붐 세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은 노후에 ‘자녀와 독립해 살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자식들에게 부모에 대한 부양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노후생활을 보내려는 욕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를 보면 자녀와 ‘거리와 상관없이 따로 살겠다’는 응답이 47.0%, ‘가까운 거리에 따로 살겠다’는 응답이 35.2%이었으나 ‘같이 살겠다’는 답변은 12.0%에 불과했다.
반면, 서울 강남구 및 서초구 거주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는 부부가 함께 건강하게 살 경우엔 은퇴 후 주거선택에서 ‘자녀와의 근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건강이 악화되거나,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다면 ‘자녀와의 근접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에는 선호하는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건강상태 및 사회적 관계망 등을 고려하여 주거형태를 달리 선택할 수 있다. 은퇴 전에는 보통 도시에서 바쁜 일상을 보냈지만, 은퇴 후에는 중소도시나 농어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은 경우 선호 유형에 따라 거주지를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비 은퇴자의 68.4%가 은퇴 후 주거지를 옮길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선호하는 거주지는 ‘현재 거주지 근처의 중소도시’(44.2%)였고 이어 ‘현재거주지 근처의 농어촌’(22.1%), ‘현재 거주지와 먼 농어촌’(11.4%), ‘현재 거주지와 먼 중소도시’(7.7%)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거주지 선택 시 자연환경을 과도하게 중시해서 외딴 곳에 거주지를 정하기보다 주변에 편하게 갈 수 있는 의료 및 문화시설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특히 노년기 건강상태에 따른 노후주거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거주지 선택시 베이비 붐 세대는 47.3%가 자연환경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으나 보통 65세 이후로 평생 의료비의 절반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노후엔의료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와 건강상태에 대한 고려를 충분하게 해서 주거지를 선택해야 한다.
더불어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곳을 선택함으로써 노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 노년기에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많아지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최근 고독사와 같은 사회적인 문제로 연결될 위험이 크다. 사회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는 친구, 친척, 지역 및 봉사단체 등 여러 경로로 다양한 사람들과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한 곳에 주거지가 위치되어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현재 사는 곳에서 나이 들어간다는 개념인 ‘Aging in Place’가 부각되고 있는 중인데 이는 자신이 익숙한 곳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은퇴 후 사는 곳을 결정하는 문제도 고려할 요소가 상당히 많아 보인다. 결국 가장 중요한 기준은 노년기 삶의 안정성이다. 기회가 될 때마다 자기가 원하는 주거환경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통해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할 안식처를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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