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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년의 키워드가 ‘성장’이라면, 중년의 키워드는 ‘성숙’이 아닐까. 청년의 성장이 꿈을 키워가는 것이라면, 중년의 성숙은 꿈의 재도약을 꿈꾸는 것이 아닐까. ‘성장’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지는 것’이다.


‘성숙’의 사전적 의미는 좀 복잡하다.

①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②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럽게 됨. ③ 경험이나 습관을 쌓아 익숙해짐 ①, ②, ③은 각각 육체적·심리적·사회적 측면을 나타낸다. 중년의 육체적 성장은 이미 청년기에 끝나버렸기 때문에 결국 중년의 성장은 심리적·사회적 측면의 완숙도가 높아짐을 뜻한다.


‘성장’이 일직선적 발전이라면 ‘성숙’은 나선형적 발전이다.
그만큼 중년의 삶은 순환하면서 발전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엿본다. 때론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한 단계 더 성숙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성숙하기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온 몸과 마음 구석구석에 생채기가 덕지덕지 붙어 중년의 심신은 지쳐 있다.


김치가 깊은 맛이 있는 묵은지로 변하기 위해서는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된장 같은 각종 장류도 마찬가지다. 인생에서도 숙성기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구석구석에 끼여 있는 생채기를 발전의 에너지로 삼기 위해서도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삶에서의 숙성은 현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관조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이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여행을 얼마나 할까?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2015년에 우리나라 국민 중 여행을 한 사람의 비중을 뜻하는 여행 경험률은 국내여행 87.9%, 해외여행 16.6%였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을 함께 다녀온 사람도 있음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2015년에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1인당 평균 여행횟수는 국내여행 5.5회, 해외여행 1.30회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여행일수는 국내여행 9.3일, 해외여행 9.32일이었다.


중년들은 어떨까?

국내여행의 경우 여행 경험률과 1인당 여행횟수 등에서는 40대와 5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꽤 높게 나타나고 있다. 40대와 50대의 여행 경험률은 각각 93.8%와 93.3%로 전체평균 87.9%보다 높을 뿐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인당 평균 여행 횟수 역시 40대와 50대가 각각 7.43회와 6.94회로 전체 평균 5.5회를 훌쩍 상회하고 있다. 이 역시 1위와 2위 기록이고 있다. 해외여행 경험률에서도 40대와 50대의 활약은 눈부시다. 40대와 50대의 해외여행 경험률은 각각 17.9%와 21.3%로 전체평균 16.6%를 웃돌고 있다. 50대의 해외여행 경험률은 전 연령대에서 1위를, 40대는 19.5%를 차지한 30대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여행통계를 보니 마음이 더 울적해지나요?

기죽을 필요 없다. 돈 없다고, 시간 없다고 핑계되지 말자. 생각을 바꾸면 일상 자체가 여행이다. 동네 한 바퀴 도는 것도 여행이고, 내가 사는 도시의 그동안 외면해온 면면들을 살피는 것도 여행이다. 비싼 돈 들여 비행기 타고 날아올라야만 여행은 아니다. 교통체증에 짜증내며 타 시도로 떠나야만 여행인 것은 아니다. 김훈의 말처럼 ‘나를 떠남으로써 나를 찾는 일련의 과정’은 모두 여행이다. 특히 중년에게는 더 그러하다.


소설가 김훈의 말을 들어보자.
“나에게 여행은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관찰하는 노동이다. 계절에 실려서 순환하는 풍경들, 노동과 휴식을 반복하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 지나가는 것들의 지나가는 꼴들, 그 느낌과 냄새와 질감을 내 마음속에 저장하는 것이 내 여행의 목적이었다.”(<라면을 끓이며> 중에서)


그러면서 그는 여행할 때 늘 성능 좋은 망원경 두어 개 들고 다닌다고 자랑한다. 하나는 롱샷으로 크고 먼 풍경을 관찰하는 망원경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의 포인트를 가깝게 당겨서 들여다보는 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으로 소설가 김훈은 “바다로 막히고 길이 끊어져서 갈 수 없는 저편의 노을과 구름, 숲으로 가는 새들, 갯벌에서 무언가를 줍는 사람들, 썰물에 갇힌 낡은 어선들, 선착장 쓰레기통에 쌓인 소주병들, 노는 아이들과 개들, 물가에 오랫동안 혼자 앉아 있는 늙은 여자를 나는 망원경으로 관찰한다.”고 말한다. 대작가다운 자세다. 우리라고 이렇게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망원경이 없으면 어떤가. 나의 마음을 바라보고 싶은 사물에 투사시키면 그만인 것을….


시인 릴케는 말한다. “세상에는 오직 한 가지 여행만이 있다. 너 자신의 내면으로의 여행”이라고. 세상살이를 여행으로 바라보면 여행 아닌 것이 없다. 지리적인 공간의 이동이 여행의 전제조건은 아니다. 그렇다고 공간을 이동하는 여행을 하지 말자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낯선 공간은 마음에 새살을 돋게 한다. 여행의 참맛이다. 인증샷 찍기에 급급하다. 여행의 참맛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다.


특히 중년은 삶에서 느낀 쓴맛을 여행의 참맛으로 중화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쓴맛에 여행의 참맛이 곁들여지면 깊은 맛이 일품인 묵은지 같은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중년의 품격은 나이가 많거나 사회적 경험이 많다고 해서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나이와 경험을 숙성시켜야 한다. 나이와 경험에 숙성이라는 색칠을 해야 그럴싸한 품격이 완성된다. 여기에 여행만한 것이 없다. 여행은 중년의 삶에 깊이를 더해 품격 있는 중년으로 이끄는 조미료 같은 것이다.


여행이 삶의 숙성제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록을 해야 한다. 사진기로 풍경을 찍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는 일이다. 여행갈 때의 기분, 여행지에서의 느낌, 여행에서 마주친 사소한 사건 등을 기록해보자. 스마트폰의 메모 기능 등을 활용하면 스냅사진 찍듯 순간순간의 감정과 느낌을 생생하게 긁어모을 수 있다. 그 속에 나의참모습이 숨어 있고, 미래 삶의 방향타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자~ 떠나자!’


[프로필] 손성동

• 현) 한국연금연구소 대표
• 연금과은퇴 포럼 대표-‘꿈꾸는 은퇴와 연금’ 블로그 운영
• 삼성금융연구소
•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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