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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사장의 좌충우돌 동행일기 28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과 법인카드 그리고 모럴 해저드

(조세금융신문=엄명용 유퍼스트 서울지사장)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전야의 에피소드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약칭, 김영란법)”이라는 꽤 긴 이름의
법률이 2016년 대한민국 추석 선물문화를 바꾸어 놓는 것 같다. TV뉴스에선 세종시 공무원 아파트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의 텅 빈 우편물 수취함을 보여주며 바뀐 문화를 전하기에 분주하다.


이번 ‘김영란법’의 주 대상인 공무원 등 공공기관종사자, 언론종사자 또는 사립교원 등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고, 하물며 관련 업무(공적 기금관리 등) 조차도 취급하지 않는 GA 종사자 입장에서 보면 관련 당사자들의 호들갑이 일면 부럽기도 하고 한가한 사람들의 투정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며칠 전, 고교동창회에서도 이 문제가 단연 화제가 되었는데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동기 녀석들은 이법의 부당
을 지적하고, 아무 관련이 없는 나 같은 동기들은 찬성하는 분위기가 확연하여 자연스레 편이 갈라져 아전인수(我田引水)식 말다툼이 되었다.


그러나 이법이 구체화된 계기가 지금도 가슴 아픈 ‘세월호 사건’ 이후 ‘관피아’ 문제가 대두되며 부정부패척결 여론이 높아지자 이른바 ‘세월호 3대 입법’이라는 것을 통해 기사회생한 법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입법취지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 동창 모임의 마지막은 500만이 넘는다는 ‘김영란법’ 대상자에도
끼지 못한 동창들이 대한민국 ‘을(乙) 중의 을’이라는 신세한탄과 ‘을(乙)’끼리 2차를 가야겠다는 ‘농반진반(弄半眞半)’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무튼 많은 산고 끝에 어렵게 출범하는 ‘김영란법’으로 인해 대한민국 사회가 더욱 깨끗해지고 편법 없는 공정한 사회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 그 출발점이 되길 희망해 본다.


법인카드 사용과 모럴 해저드
기업체(법인)에 근무하다가 조직원을 거느린 조직장이 되면 회사에서 법인카드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외부활동이 많은 영업부서가 우선이며, 같은 직급이더라도 조직원이 없는 스텝(Staff) 부서는 법인카드가 지급되지 않는다. 처음 법인카드를 수령하고 사용할 때의 그 기분은 직장생활 중에서 몇 번 겪지 못하는 뿌듯함과 자부
심을 경험함은 물론이고 동시에 강한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이 된다.


법인카드의 사용목적은 업무와 관련된 일을 위해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의심받을 만한 곳에서는 사용을 자제(금지)하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 중의 기본 덕목으로 첫 카드 수령 시부터 수시로 교육받는 내용이다. 세무 당국에서도 규정에 맞게 법인카드를 사용하면 부가세 공제 및 세무관련 편의 등의 혜택도 있어서 기업입장에서는 ‘준법감시’나 ‘직무(회계)감사’시 법인카드 사용내역확인을 통해 올바른 사용과 ‘모럴 해저드’ 예방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법인카드를 오래 사용(고위직?)하다 보면 처음의 준법정신과 날카로움이 조금씩 무뎌지나 보다. 몇 해 전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MBC 노조의 고발에 따라 밝혀진 김 모(某)사장의 사례(일본 여자전용미용실에서 500만원 결제 등, 참고로 김 모(某)사장은 남자 임)나, 최근 장관 후보 청문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법인카드 사용의 모럴 해저드 사례들을 접하게 됨으로써 법을 지키는 평범한 직장인이 오히려 우롱당하는 느낌마저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경우와 정반대로 내겐 법인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생각나는 한 분이 있다.


전 직장에서 상사이셨고, ‘K문고’에서 전무로 재직하다 지금은 퇴직한 ‘류호광 전무(본인이 평상시 꼭 ‘류’라고 썼음)와의 법인카드에 대한 기억이다. 같은 부서(연수원)에서 근무하다 외야(영업현장) 단장으로 부임하게 된 ‘류 부장’님을 격려 겸 응원 차 방문하게 되었다.


전 근무부서에서 응원 차 왔다고 잠실 근처 일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술도 한잔 곁들이며 아주 화기애애한 자리가 끝난 후 일어날 때였다. 나는 당연히 류부장이 법인카드로 계산할 줄 알았는데 개인카드로 결재하는 것이 아닌가? 옆에 있던 나는 의아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물어 보았다. “아니 왜 법인카드로 결재하지 않
구요?” 류 부장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니 내 개인적 손님들이 찾아왔는데 이걸 업무상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것이 계기가 되어 나는 법인카드를 쓸 때 마다 영수증에 반드시 용도와 동행자를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으며,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이 나를 스스로 경계하게 하였고, 십 수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원칙으로 준수하고 있다. 이 일이 백마디 말이나 교육보다 더 강한 자극제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 일 하나로 뉴리더 하면 늘 류부장 님을 떠올렸고, 언제나 청렴하고 정직한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MBC 김 모(某)사장이 보여준 모습에서, 최근 ‘C일보사’의 송모(某) 논설주간의 모습에서, 청문회에서 염치의 바
닥을 보여준 왕재수(?) 장관후보(지금은 장관)의 모습에서, 왜 이 시대에 ‘김영란법’이 필요한지를 웅변하는 예
들이 아닐까? 법제화 이전에 오피니언 리더 그룹의 솔선수범이 대한민국을 훨씬 신뢰지수가 높은 사회로 이끈다고 믿는다.


청문회 등에서 털어도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오는 그런 후보(아니, 그 반이라도)가 나온다면 온 국민에게 ‘김영란법’보다 훨씬 큰 반향을 줄 수 있을 텐데….


이달에는 은퇴했지만 내게 솔선수범을 시전해 보여주신 류호광 선배께 안부전화를 꼭 드려야겠다.


[엄명용 프로필]

•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 금융투자분석사
• 조선일보 금융주치의
• YTN, SBS, ESPN 패널출연
• 저서 <서드에이지 생활설계하기>, <괜찮다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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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법무법인 율촌 조세쟁송팀장 조윤희
‘세금 때문에 파산한다’는 말은 과장일까? 법무법인 율촌 조윤희 변호사는 “그렇지 않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과세당국은 납세자의 기억조차 희미한 과세 건을 조사해 수년치를 한 번에 물린다. 실제로 최근 180억원을 기부했다가 6년 만에 140억원 과세폭탄으로 돌아온 수원교차로 사건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세금은 항상 곁에 있지만, 우리는 막상 닥쳤을 때만 그 무거움을 깨닫게 된다. 조 변호사는 20여년 법관생활 중 6년을 재판연구관에 헌신한, 그리고 진지하게 조세소송의 공정성을 견지하는 법조인임과 동시에 납세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동반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초 율촌 조세그룹에 합류해 조세쟁송팀을 총괄하며, 납세자 권리구제를 이끌어 온 조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인슈타인은 수학을 못 한다는 세간의 편견과 달리 중학교 때 미적분을 풀고, 취리히 공대에서 수리물리교육학을 전공한 수학영재였다. 하지만 그조차 세금문제만은 난제였다. 세금 계산보다 상대성 이론이 쉽다고 투덜거린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법무법인 율촌 조윤희 변호사(조세쟁송팀장)에게 조세소송은 자신과 세상을 잇는 최고의 가교인 듯하다. 주요 조세소송마다 왕성하게 참여하며, 자신의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