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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 칼럼] 믿음이 없으면 그것이 올바른지 알 수 없다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子曰; “人而無信, 不知其可也. 大車無輗, 小車無軏, 其何以行之哉?”

자왈; 인이무신, 불지기가야. 대차무끝, 소차무월, 기가이행지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으로서 믿음이 없으면 그것이 올바른지 알 수 없다. 큰 수레에 끌채가 없고 작은 수레에 끌채가 없는데, 어떻게 움직일 수 있겠는가!” - 위정爲政 2.22

 

수레와 말이나 소를 연결하는 것을 ‘끌채’라고 합니다. 끌채가 없다면 수레를 움직일 수 없고, 단단하게 고정해야 수레를 끌 수 있습니다. 수레에서 이 부분이 취약하면 언제든지 이음새가 끊길 수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믿는다’는 한자 신(信)을 한 번 살펴보시죠. 사람인(人) 옆에 말씀언(言)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의 ‘말’은 무엇보다 ‘믿음’에 있어서 중요함을 뜻합니다. 말 한마디에도 신중하고, 말하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미도 됩니다.

 

공자는 무엇보다 사람 간의 ‘신뢰’를 중요시했습니다. 안연편(12.7)에서 공자의 제자 자공이 스승에게 ‘정치’에 대해서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자공은 무역업으로 성공했지만 외교가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당연히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스승님, 정치란 무엇인가요?”

“식량을 충분히 하는 것, 병사와 무기를 충분히 하는 것, 백성들을 믿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역시 호기심 많고 당돌한 자공은 다음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반드시 부득이하게 버려야 한다면 이 세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먼저입니까?”

“병기를 버려야 한다.”

“반드시 버려야 한다면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먼저입니까?”

“식량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죽게 되지만, 백성이 믿어주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

 

그만큼 공자는 백성으로부터 신뢰를 중요시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춘추시대 말기 형국은 어떠했을까요? 소위 강대국이라는 제나라, 오나라, 월나라, 두 개의 진나라, 초나라는 상대적으로 약소국인 노, 정, 위, 송, 진, 채 등을 끊임없이 괴롭혔습니다. 군사력을 앞세워서 무력 투쟁을 하니,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갔습니다.

 

이렇게 백성을 영토를 넓히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백성들은 나라를 떠나서 유민이 되거나, 목숨을 다해서 나라를 지키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요새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난민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성의 삶은 등한시하고, 자신들의 정치적인 욕망을 채우려고 하니 백성들도 고향에 등을 돌리게 됩니다.

 

백성들이 떠난 터전은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은 유령도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백성들이 사라진 나라를 통치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그것은 과연 제대로 된 국가일까요?

 

고객의 신용과 믿음을 받는다는 것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자 시대의 언어를 현대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병사와 무기는 제품과 서비스, 식량은 회사의 자산입니다. 백성과의 신뢰는 고객의 신용과 믿음이 되겠죠. 평소 회사의 실적이 좋을 때는 이러한 것의 우선순위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회사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은 자연스럽게 이용합니다. 큰 문제가 없다면 회사의 자산은 갈수록 늘어날 겁니다.

 

하지만 자공이 질문을 던진 것처럼, 이중에서 꼭 지켜야할 것을 선택한다면 무엇이 먼저일까요? 제품과 서비스, 자산, 고객의 신뢰. 사실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고객의 신뢰’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것을 중요시할까요?

 

예를 들어서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죠. 이를 고객에게 솔직히 공개할 것일까요? 만약 그렇게 한다면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 악영향을 미쳐서, 종국에는 자산도 감소할 것입니다. 결국 위기에서 그 회사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 일본의 경영의 신, 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전 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고객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면 설령 다른 회사가 같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판매한다고 해도 걱정할 일이 없다. 틀림없이 고객은 신뢰하고 존경하는 회사의 상품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 《이나모리 가즈오, 그가 논어에서 배운 것들》

 

그는 무엇보다 신뢰를 통해서 “고객의 존경을 받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회사, 상점, 가게 등은 이러한 신뢰를 얻고 있나요? 아무리 다른 곳의 제품이 더 좋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꼭 그곳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나요?

 

신용은 말하는 것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

 

신용(信用)은 “믿음성의 정도”나 “재화의 대가를 앞으로 치를 수 있음을 보이는 능력”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용카드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사회에서 신용은 필수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이야기할 때 제일 중요시한 것이 바로 신용입니다. 신용이 좋은 사람은 평판도 좋고, 사회에서 인정을 받습니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람들을 피하게 만듭니다.

 

신용은 ‘말’과 ‘행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말하는 것과 행동이 일치해야 합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내가 한 말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는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거짓으로 감추려고 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 고객의 회사에 대한 신뢰, 나와 남에 대한 신뢰 등 신뢰는 앞으로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가장 큰 화두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처음 신뢰를 쌓기는 힘들지만, 일단 신뢰를 쌓으면 많은 부분에서 얻는 혜택도 많습니다. 물론 이를 지키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결코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자공이 공자에게 묻고 싶은 것이 바로 이와 같았습니다. 과연 국가, 회사,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그 중심에 믿음, 즉 신信이 있습니다.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도서 선정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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