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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봉 세무사의 좋은 稅上] 세금을 남기고 떠난 사랑

(조세금융신문=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세금이 무어냐고 물으면 미우나 고우나 평생 함께해야 할 배우자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현재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겠는가. 삶의 일부이고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타인의 세금 이야기가 있어 여기까지 왔다.

 

100여 년 전 프랑스에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계약결혼이 막장 같은 내용(사랑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허락)과 비현실적 내용(상대방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어떤 것도 숨기지 않음)을 담아 사회적 이목을 받았다면, 1세기가 지난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대판 계약결혼 중에 세금에 얽힌 흥미로운 사건도 있다.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계약결혼을 하였으나, 배우자의 사망으로 상속세 문제가 제기된 어느 재혼 부부의 이야기다.(일부 내용에는 필자의 생각이 가미됨)

 

한 여성 이혼 전문변호사가 있었다. 그녀는 우연찮은 기회에 재력가인 유부남의 이혼소송 법률자문을 맡게 되었다. 소송의 결과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업무특성상 개인의 굴곡진 삶의 일부도 알게 되었고, 볼수록 그리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다. 어느새 그들은 조금 다른 관계에서 ‘썸’을 타게 되었고, 운명처럼 그들에게 새로운 인연이 싹트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미래를 고민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남자는 변호사 곁에 있고 싶어 했다. 변호사의 고민은 깊어져 갔다. 변호사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통해 다른 별에서 온 이 남자가 자신과는 분명 다름을 알았을 것이다. 특히나 전례가 있는 남자를 포용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 중에도 때론 그 여자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욕구를 느낀다”는 구절을 기억해 냈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자신만의 동굴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한 남자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언제든 동굴 밖으로 나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변호사는 두 번 다시 그 남자가 결혼에 실패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변호사는 남자와의 차이를 받아들이면서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방편을 찾게 된다.

 

혼인을 하여 결혼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률상의 정조의무나 동거의무, 부양의무, 협조의무 등이 지켜져야 함은 당연하다. 변호사는 마침내 결혼의 전제 조건으로 몇 가지 제안을 하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긴다.

 

남자는 돈이 있는 사람이다. 돈 있는 사람은 돈을 가장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돈이 무기이자 방패 같은 존재다. 변호사는 '차풍사선(借風使船 ; 바람을 빌려 배를 빨리 달린다’는 뜻으로, 남의 힘을 빌려 제 이익을 꾀함을 이르는 말)'을 생각한다. 그럼으로써 정상적인 결혼 생활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변호사는 남자에게 결혼과 동시에 일시금 ◯억원을,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매월 △백만원을 10년간 지급할 것을 요구한다. 만약, 결혼생활이 10년간 원활히 유지되면 일시금의 두배 만큼 되돌려 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남자는 흔쾌히 변호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로펌에서 공증까지 마쳤다.

 

결혼과 함께 약속한 돈은 지급되었고 결혼생활도 한동안 원만하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변호사는 갑작스런 병을 얻어 결혼 8년 만에 유명을 달리하게 된다.

 

남자는 변호사의 사망으로 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10년이 지나면 자신에게 상환하기로 한 금액을 부채로 반영하여 상속재산에서 차감하였으나, 관할 세무서는 부채로 신고한 금액에 대해 확정된 채무로 인정하기 어렵다(계약서상 10년간 결혼생활이 유지되어야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것인데 결혼생활이 8년 만에 종결되어 상환의무가 없다고 봄)며 세금을 추징하기에 이르렀다.

 

변호사는 죽음으로써 빚을 탕감 받은 셈이다.

 

세금은 사랑과 죽음 앞에서도 아량을 베풀 줄 모른다. 변호사의 사랑은 세금을 남기고 떠나갔다. “이 세상에 죽음과 세금말고는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고 했던 벤자민 프랭클린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프로필] 김종봉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세무사

 ‧ 서울청 국선세무대리인
 ‧ 중부청 국세심사위원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 행정자치부 지방세정책포럼위원

 ‧ 가천대학교 경영학 박사
                             ‧ 국립세무대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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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송영관 세무사(세무법인 올림 부대표)는 세무대리업계에서 화제의 인물이다. 세무공무원 출신 세무사들은 세무조사 등 집행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송 세무사처럼 법을 만들고, 그 기준을 짜고, 나아가 납세자의 불복청구까지 ‘올라운더’로 활동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전문성만으로 쌓을 수 있는 경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법은 그저 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회는 법을 만들고, 국세청은 집행하며, 납세자는 따른다. 납세자는 그저 따를 뿐 관여할 여지는 적다. 송영관 세무법인 올림 부대표(이하 송 세무사)의 철학은 다르다. “세금의 원천은 국민의 동의입니다. 세금은 내기 싫은 것이지만, 공익을 위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동의’를 하는 것이죠. 그것이 각자의 주장을 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송 세무사는 한국 세금사(史)의 산증인과도 같다. 국내 세금체계와 집행체계가 본격적으로 틀을 잡기 시작한 1980년대, 그는 국세청에 들어와 세무공무원이 됐다. 매 순간이 역동의 시기였다. 1980년대 대대적인 공직기강정화, 1990년대 국세청 조직 통폐합, 2013년 김영란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