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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어느 지사장의 좌충우돌 동행일기(Ⅵ)

수승화강(首升火降) :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 등록 2014.12.09 09: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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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 엊그제 위에 천공이 생겨 올해 여름 내내 병원에서 보낸 김 팀장이 동행을 요청해 왔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의 연세는 61세, 아들은 30세였다.

사장은 “법인을 계약자로 하여 증여 및 상속에 도움 되는 상품을 소개해 달라”고 하였으며 기계약 사항은 재작년에 “종신보험-주계약 10억, 피보험자는 아버지, 수익자는 아들로 하여 상속세 재원을 일부 준비하였다”고 하였다

동행일자는 3일 후 금요일 오후 3시, 방문처는 안양 인덕원에 있는 ㈜아름다운 사무실로 면담을 잡았다고 했다. 더구나 “가장 적합한 보험 상품의 선정에서부터 P/C(Presentation/Closing)까지 해달라”는 김 팀장의 주문이 있었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주)아름다운’의 김 사장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다. 내가 김 사장이라면, 꼭 필요한 최적해법(Optimal Solution)은 무엇일까? 몇 가지를 나열해 보고 우선순위를 매겨 본다. 중복 보장되는 부분은 없을까? 설명을 듣고 어떤 질문을 할까? 등 예상 질문과 그에 따른 간단한 답변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한다.

어린 시절 설날(구정)이 지나고 대보름 즈음이면, 아버지께서 어느 날 금줄(새끼에 숯과 솔가지를 꼰 줄)을 치고, 그 좋아하시던 약주도 자제하고, 말씀도 조심하며, 흉한 게 눈에 띌까 마실도 자제하며 며칠을 조심한 끝에 안택(安宅)이라는 치성을 드리는 것을 보았다. 중요한 동행을 할 때는 내 어릴 적 아버지께서 안택을 준비하실 때와 비슷하게 매사를 조심하며,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애썼다. 사무실에서나 하물며 집에서조차 근신하며 동행 자료에만 집중했다.

이 경우 가뜩이나 한 가정의 가장이면서 여름 몇 개월을 병원 신세 졌던 통에 수입이 떨어진 김 팀장의 동행 부탁이었다.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짓눌렀다. 다음날 김 팀장이 “모레로 예정되었던 동행이 김 사장의 일정조정으로 내일(목) 오후로 하루 당겨졌다”고 급하게 알려왔다. 우리는 일정을 당겨서 동행준비를 서둘렀다. 오후까지 자료준비를 마치고 예행연습까지 마쳤다.

나의 콘셉트는 정해졌다. ‘가업승계(창업자금) 증여관련 과세특례제도’를 골격으로 하여 30억원(과세특례법의 최대 금액)의 법인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플랜을 짰다. 이 콘셉트에 적합한 보험 상품은 K사의 ‘시니어플랜연금보험’으로 선정하였으며, 15년납/85세 연금개시로 하여 목표금액을 확보했다. 오후 5시경 김 팀장에게 김 사장 대역을 맡기고 최종 PT를 했다. 예행연습을 통해 불필요한 부분은 삭제하고 꼭 필요한 부분을 첨언했다. 월P(보험료) 1,200만원은 가볍게 설명하고 목적자금 30억원에 주안점을 두었다.

다음날, 10월의 마지막 주 목요일 인덕원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우리는 말이 없었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유난히 붉은 청계산의 단풍이 눈을 사로잡는다. 가슴이 요동친다. 꼭 성사시켜야 했다.

며칠 전 읽은 ‘수승화강(首升火降)-웹툰/미생’이 생각난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그래, 가볍게, 가볍게 시작하는 거야! 권투의 잽처럼, 골프의 스윙처럼 힘을 빼는 거야!’

김 사장은 학벌도 명문 S대에, 인상도 좋았고, 점잖았다. 나는 먼저 질문을 던졌다. 

“사장님, 증여(상속)는 어느 정도 금액을 계획하시나요?”
“30억 정도입니다!”

옆에 앉은 김 팀장의 입가에 미소가 살짝 보인다. 우리가 준비한 금액 아닌가? 좋은 조짐이 시작부터 보인다.

“자제분은 몇인가요?”
“한 명입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정보를 확인한 후, 바로 준비해간 자료로 설명했다. 가급적 설명은 간단명료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구체적 수치와 개정세법을 말할 때는 반드시 자료를 제공하며 설명했다.

또 가업상속 중 금년(2014년) 8월6일 언론에 발표된, 내년도 개정 예고된 부분(현 30억에서 100억으로)은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30억원을 적립하는 방법을 찬찬히 설명하고, 특히 법인이 계약자가 되어 유사시 법인의 긴급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며, 굳이 증여치 않더라도 김 사장의 노후자금 본래의 용도로 기능함을 말했다. 또한 아들에게 가업승계(창업자금)증여시 굳이 계약자와 수익자의 변경없이 법인에서 직접 증여할 수 있다는 것도 설명했다.

모든 설명을 들은 김 사장은 “지금까지 친조카를 통해 보험을 주로 들어 왔노라”고, 그래서 “보험을 들기만 했지, 구체적 설명은 처음 듣노라’고 매우 좋아했다. 특히 “중소기업은행에서 기업인들을 상대로 가업상속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차례 강의가 있었노라”고 했다.

김 사장은 연금으로 수령 시 수령형태(상속형-월 1,100만원 수령/30년 보증 및 30억 상속)와 1,200만원을 쪼개서 여러 구좌로 한다면 얼마 단위가 적절한가?(200만원/추가수익 부가율이 가장 높음) 등을 묻고 마지막으로 타사 상품과의 수익률 비교도 원했다. 물론 준비한 자료로 설명했다.

11월 둘째 주 화요일, 김 팀장이 300만원씩 4구좌로 설계하여, 김 사장 사무실로 출발했다. 명패와 직인을 받으러! 오늘 김 팀장이 복귀하면 시원한 생맥주를 한 잔 해야겠다.

엄명용 유퍼스트 서울지사장

이 력 : 전) 교보생명 연수원 및 지원단장(관악/성남/강릉) 등 근무
이메일 : ommy0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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