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詩가 있는 아침]불타는 시

시인 나호열, 낭송가 최경애

 

불타는 시 / 나호열 (낭송 최경애)

 

맹목으로 달려가던 청춘의 화살이

동천 눈물 주머니를 꿰뚫었는지

눈발 쏟아지는 어느 날 저녁

시인들은 역으로 나아가 시를 읊었다

 

오고 가는 사람들 사이에

장미가 피고 촛불이 너울거리는 밤

누가 묻지 않았는데 시인들의 약력은

길고 길었다

 

노숙자에게 전생을 묻는 것은 실례다

채권 다발 같은 시집 몇 권이

딱딱한 베개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둠한 역사 계단 밑에서 언 손을 녹이는

불쏘시개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늘이 내리시는 무언의 시가

발밑에 짓이겨지는 동안

가벼운 재로 승천하는 불타는 시가

매운 눈물이 된다

 

아, 불타는 시

 

[시인 나호열]

1953년 충남 서천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1986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담쟁이 넝쿨은 무엇을 향하는가』 『집에 관한 명상 또는 길찾기』

『망각은 하얗다』 『아무도 부르지않는 노래』 『칼과 집』 『낙타에 관한 질문』

『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눈물이 시킨 일』 『촉도』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노래를 알고 있다』 등

1991년 《시와시학》 중견시인상 수상

2004년 녹색 시인상 수상

 

[詩 감상 양현근]

눈발이 성성하게 흩날리는 날

눈발이 대지 위에 하얀 시작노트를 펼쳐보이는 날

뜨거운 청춘들의 맹목이 삼삼오오 역에 모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풀어놓은 감성이,

그리고 오래 참은 독백이

뜨거운 시가 되어 하늘로 승천하고 있다

채권 다발 같은 어수룩한 사연들이

노숙자에게 밥 한 끼의 위로도 되지 못하는 시편들이

오늘은 많은 이들의 뜨거운 눈물이 되고,

질컥하게 가슴을 덥히는 중이다

 

[낭송가 최경애]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회원

계간 《힐링문화》 편집국장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