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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막 오른 한국세무사회 선거, 누더기 선거규정부터 수정해야

(조세금융신문=이지한 콘텐츠사업국장) 제31대 한국세무사회 회장을 뽑는 선거 레이스가 지난 5월 20일 예비후보자 등록으로 본격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재선에 나서는 이창규회장과 김상철 윤리위원장, 원경희 전 여주시장 등 도전자들의 경합으로 치러진다.

 

지난 2017년 6월 30일 열린 제55회 한국세무사회 정기총회에서 이창규 후보는 재선 출마한 백운찬 후보를 누르고 회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나타났다. 선거운동 기간과 총회 소견발표에서 상대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방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선자에 대한 당선무효 결정을 내렸고, 전임 집행부는 법원에 회장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한동안 혼란 상황을 겪었다. 혼탁 선거를 발생시킨 당사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겠지만 중립성이 결여된 세무사회선거규정 때문에 빚어진 사태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한국세무사회의 ‘임원등선거관리규정’은 1979년 4월 23일 제정된 이래 올해 4월 2일까지 총 31회의 개정이 이뤄졌다. 특히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매년 2회에 걸쳐 선거관리규정이 개정됐다.

 

이 기간에 신설되거나 개정된 선거관리규정 중 후보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9조의 2(선거운동 등의 제한)규정으로 ‘입후보하고자 하는 자’ 및 ‘후보자’를 ‘입후보자 등’으로 칭하며 이들의 방송, 신문, 통신 또는 기타의 언론매체를 통한 선거 관련 광고행위를 ‘무기한’ 금지하고 있다.

 

또 선거예정일 90일 전부터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제외한 개인소견발표회, 공청회 등을 제한하고 있고, 예비후보자 등록 일부터는 회원사무소 방문을 1회로 제한하고 선거 관련 내용을 언론에 기고하거나 인터뷰하는 것도 막고 있다.

 

‘공직선거법’과 비교해 보면 매우 상이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운동 기간 중 신문이나 방송을 통한 광고와 토론, 대중 연설 등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는 후보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더 나은 후보자를 선정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세무사회 선거관리규정이 현 집행부에 매우 유리하게 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2년 동안 회원들에게 이름을 내걸고 활동해 온 현 집행부와 새롭게 도전하는 후보 간의 간극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를 매울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에서는 언론을 통한 광고와 소견발표, 토론회 등을 할 수 있도록 해 유권자의 판단을 돕도록 하는 데 반해 세무사회 선거관리규정은 이를 원천적으로 금지해 유권자인 회원들이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세무사회 선관위 기준에 맞춰 회원들에게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10회 이내의 휴대전화 문자를 보낼 수는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회원들에게 입후보자 등의 정책이나 공약을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올해 2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한국세무사회 감사 결과를 보면 공정하고 깨끗한 임원선거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선거관리규정의 개정을 요구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에 외부 전문가 과반수 참여도 권고했다.

 

이번 한국세무사회 회장 선거 후보자들은 이렇게 불합리한 선거관리규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정할 것인가를 공약사항에 넣어야 한다. 또 당선자는 공정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규정개정을 당면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번 선거 전에 선거관리규정이 개정됐어야 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집행부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2년 후 치러질 세무사회 회장 선거에서는 어떤 후보자에게도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공정한 선거의 룰을 확보해야 한다. 후보자의 SNS와 언론을 통한 활발한 의견 개진, 토론회를 통한 정책 대결도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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