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준영 기자) 아기는 소화기능이 약하고 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유산균 섭취는 거의 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시중에서 아기를 위한 유산균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모유 유래 유산균‘루테리(Lactobacillus reuteri)균’을 사용한다. 루테리균이 아기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 도움을 주어 아기의 배변활동과 배앓이(영아 산통)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학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모든 아기에게 효과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8년 미국소아과학회(Lactobacillus reuteri to Treat Infant Colic: A Meta-analysis- Pediatrics2018; Vol.141; No.1)는 영아산통 측면에서 루테리균주의 효과는 아기의 수유 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연구팀은 영아산통을 앓고 있는 평균 생후 7주된 345명의 아기를 수유방식에 따라 분류하여 네 차례의 임상실험을 진행하였고, 메타 분석을 통해 모유 유래 유산균인 루테리균이 모유수유하는 아기에게는 큰 효과를 보였지만, 분유수유 혹은 혼합수유하는 아기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영아 산통에서 각프로바이오틱스의 다른 효과를 정리한 논문(Gut Microbiota Dysbiosis and Role of Probiotics in Infant Colic- iMedPub Journals 2017; Vol.8; No.4:56)에서도 또한 루테리균주가 모유수유 아기에게만 효과가 있었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소아과학회지에 등재된 한 연구(Lactobacillus reuteri (DSM 17938) in Infants with Functional Chronic Constipation: A Double-Blind,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Study- The Journal Of Pediatrics2010; Vol.157; No.4)에서도 위와 같은 결과를 찾아볼 수 있다.
루테리균주가 변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44명의 생후 6개월 이상 분유수유 아기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루테리균주가 변비에는 효과가 있었지만,아기의 발작적인 울음 횟수 면에서는 실험군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루테리균주는 루테린(Reuterin)을 생성함으로써 유해균 박테리아 성장을 억제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루테린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체내 지방산으로부터 글리세롤을 떼어내는 분해효소가 필요한데, 이는 아기에게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존재하여 모유의 도움을 받는다.
모유에는 글리세롤을 얻을 수 있는 많은 효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가 분유를 먹는다면 지방산으로부터 글리세롤을 분리해낼 효소가 매우 부족하게 되고 결국 루테린 생산도 어려워져 루테리균주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또 루테리균주가 원내감염으로 인한 유아들의 설사에 효능이 있는지에 대한 다중, 무작위, 이중맹검, 플라시보 임상연구를 진행하였다. 설사병으로 입원한 48개월 이하 아기들을 대상으로 하루 CFU 용량의 루테리 균주를 처방한 결과 실험군과 대조군 사이의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고, 이는 아기들의 원내감염설사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지었다.
이밖에도 루테리균주가 아기 장내에서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여 장내 불편함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모유량 부족, 직장으로의 복귀 등 많은 이유로 모유수유하는 산모의 비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 아이가 먹는 유산균인 만큼 수유 방식을 포함한 여러 사항을 고려하여 더욱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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