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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CEO탐구]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관료출신 이미지 벗고 ‘체질 개선’ 강조

준비된 금융위원장, 저축은행사태 오명 쓰기도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농협중앙회는 1961년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농업협동조합들의 연합체다. 농업인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향상과 농업 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하며 신용사업, 경제사업, 문화사업, 교육사업 등을 수행한다.

 

중앙회 산하의 NH농협금융지주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신경분리 이후 독립적인 금융지주회사가 됐지만 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공적인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때문에 NH농협금융지주는 출범 이후 주로 관료 출신 인사, 이른바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들이 회장을 맡아왔다. 이는 내부 은행출신 인사들이 CEO까지 오르는 다른 금융지주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2대 회장을 역임한 신동규 전 회장은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 실장과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지낸 인물이며, 임종룡 전 회장은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거쳐 농협금융지주 3대 회장을 맡았다. 특히 임 전 회장의 경우 농협금융 회장 임기 중에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4대 김용환 전 회장 역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수출입은행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러한 농협금융의 특징은 극명히 엇갈리는 평가들을 이끌어냈다. 관료 출신으로서 금융·정책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다는 긍정적 요소도 있지만 반대로 외부출신으로 위상확립이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일례로 지난 2013년 임기를 1년이나 남기고 사퇴한 신동규 전 회장의 경우 당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경영간섭을 호소하며 자리를 떠났다.

 

현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역대 회장들과 마찬가지로 관료 출신이다. 때문에 김광수 회장 역시 지난해 이와 같은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안고 취임했으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취임 2년차를 맞이하는 올해의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 우리금융지주의 출범으로 금융그룹 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글로벌 변동성 심화로 전 금융권의 업계 불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대표적인 ‘엘리트 관료’ 김 회장의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김석동의 남자’, 저축은행 사태 ‘불똥’…4년 만에 금융계 복귀

 

김광수 회장은 1957년 전라남도 보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디뎠으며,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재정경제부 국세조세과장 등을 지냈다.

 

이후 재무부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금융정책과장을 거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비서실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김 회장의 성장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2008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역임해 농협과도 인연이 있으며 오래 전부터 김 회장과 인연을 이어왔다.

 

금융당국 내에서는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과 함께 ‘우 광수, 좌 병래’로 지칭되기도 했다.

 

둘의 인연은 1995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은 금융부동산실명제실시단 총괄반장을 맡고 있었으며 김 회장은 금융정책과에서 실무를 보고 있었다.

 

업무 특성상 그때부터 둘의 교류는 점차 늘어났고 김 회장에 대한 김 전 위원장의 신뢰도 쌓이기 시작했다.

 

이후 금융감독위원회에서도 김 전 위원장이 법규총괄과장을, 김 회장이 법규심사과장을 맡으며 인연을 이어갔지만 2001년 김 회장이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하게 돼 잠시 떨어져 있게 됐다.

 

둘의 인연은 2004년 가장 깊어지게 된다. 김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을 맡고 김 회장도 같은 시기 금융정책과장을 맡으며 금융당국 내 핵심라인을 함께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재정경제부 제1차관 등의 요직을 지낸 후 공직에서 떠났으며 김 회장은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1년에는 김 전 위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있던 김 회장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선후배들의 두터운 신뢰와 함께 ‘준비된 금융위원장’이라는 평가를 받던 김 회장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예기치 못한 고난을 겪게 된다. 김 회장은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있던 2008년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4000만원과 청탁을 받은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은 김 회장의 재판과 관련해 “내 몸의 반쪽이 떨어져나갔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금융권 내에서도 “억울한 일에 휘말렸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뤘다. 결과적으로 2013년 김 회장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복직했지만 2014년에 금융위에 사표를 제출하고 공직을 떠났다.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오랜 기간 금융계를 떠나 있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금감원장 등이 공석이 될 때마다 항상 주요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 선임에는 매번 실패했다.

 

 

김 회장에게 많은 힘을 실어준 김 전 위원장이 ‘장하성 인맥’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김 전 위원장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경기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농협금융 회장 자리도 김용환 전 회장의 3연임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김용환 전 회장은 “농협금융에서 회장직을 3년 한 것은 제가 유일하다”며 “회장으로 있는 동안 실적이 좋아져 좋을 때 떠나려고 한다”고 밝히며 후보직을 사퇴했고 김 회장은 무려 4년 만에 성공적으로 금융계로 복귀했다.

 

취임 1년 만에 최대 실적 달성, 보험실적 부진 해결 ‘시급’

 

엘리트 관료의 복귀 원년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총 1조 21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관료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농협금융의 ‘관료화’를 지적하며 내부혁신, 업무환경 개선 등을 적극 추진했다.

 

취임식 때부터 그는 “업무 프로세스를 세부적으로 점검해 스마트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낡은 업무 관행이 있다면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이를 강조해왔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의 관계도 성공적으로 정립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 김병원 중앙회장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독립적인 계열사 CEO 인사를 실시하기도 했으며, 지난 2월 8일에는 농협중앙회와 함께 범농협 16개 계열사의 회원과 포인트 제도를 통합·관리하는 ‘NH멤버스’를 출범하기도 했다.

 

다만, 보험계열사 실적 부진문제는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NH농협생명(이하 농협생명)은 해외 채권투자 손실 등의 영향으로 114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NH농협손해보험(이하 농협손보)는 전년(265억원)보다 10분 1 이상 줄어든 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김 회장은 실적발표 당일 농협보험 경영혁신위원회를 열어 직접 업황과 실적 악화 대비책 등을 체크했다. 김 회장이 특정 계열사를 대상으로 혁신위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에는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과 오병관 농협손보 사장도 참석했다.

 

 

현재 보험업계 자체가 IFRS17 도입 준비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보험계열사 실적개선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김 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새 국제회계기준 등 글로벌 자본규제 강화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전략을 면밀히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시장 진출 역시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농협은행은 경쟁 시중은행 대비 해외시장 진출이 늦어 항상 글로벌 부문 약점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현 정부의 정책방향이 대출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사업 확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김 회장 역시 지난 2월 14일 은행, 보험, 증권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2019년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올해를 ‘농협금융 글로벌사업 2기’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후발주자 위치에 있는 만큼 농협금융은 ‘농협’만의 특색을 활용할 방침이다. 농협은 지난해 이미 중국 공소그룹과 협업해 농업금융과 유통, 판매 등의 사업은 진행하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올해 농협금융의 최우선 과제로 ‘체질개선’을 꼽기도 했다.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 또는 사업부문간 경합적 요소를 조정해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사업라인별 육성전략을 차별화해 자원배분을 최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은행과 증권은 농협금융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자산과 부채, 고객, 상품 등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겠다”며 “사업부문별 역량도 균형있게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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