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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대기업도 피해갈 수 없는 상표권 분쟁

(조세금융신문=서평강 변리사) 샤넬, 루이비통, 생로랑, 에르메스 등 듣기만 해도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브랜드들이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국내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질문을 하나 하려 한다. 무엇이 ‘샤넬’과 같은 메이저 브랜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가. 여러 가지 답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이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답변이 샤넬 본사가 샤넬이라는 ‘상표권’이라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샤넬 본사 외의 다른 회사가 샤넬과 동일한 로고가 부착된 가방을 샤넬 본사의 판매 가격의 1/100로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판매할 수 있었다면 작금의 샤넬이 주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는 형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상표권은 브랜드의 출처표시로서의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특정 브랜드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에서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된다. 반면, 상표에 전혀 무관심하다가 상표침해 경고장을 받고 큰 금액을 합의금으로 지불하거나, 유사상표를 사용하는 경쟁사를 뒤늦게 발견하고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기업들도 존재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기업경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표권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상표권으로 보호할 수 있는 표장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가

 

‘상표’란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을 말한다. 과거에는 단순한 글자 또는 도안만이 상표 보호 대상이었으나, 1998년에 입체상표를 수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7년에 색채, 홀로그램, 동작 상표가 입법되었고 시장의 변화를 수용하여 2012년에 소리, 냄새까지도 상표권의 보호 범위에 포함시키는 개정을 하였다.

 

소리 상표도 수요자가 특정인의 상표로서 인식할 수 있다면 보호가 가능하다. 2012년 이후 소리 상표로서 재미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로는 통화연결음으로서 ‘생각대로T’를 등록받은 SK텔레콤과 ‘사자 울음소리’를 등록받은 미국의 영화 배급사 메트로골드윈메이어(MGM), 인텔 광고마다 반복되는 특유의 음을 등록받은 인텔 등이 있다.

 

요즘은 유행어를 소리 상표로 등록받는 개그맨들이 늘고 있다. 개그맨들은 매우 큰 창작의 고통을 느끼면서 유행어를 만들지만 너무 짧은 유행어는 자타상품식별력이 부족하여 종래 상표법으로는 보호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최근 소리 상표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제도를 이용해 유행어를 소리상표로서 보호하려는 개그맨들이 부쩍 늘었다. 개그맨들의 유행어는 특유의 톤과 어조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자타상품식별력을 가지는 소리 상표로서 등록이 가능하다.

 

미국과 같은 지식재산권 보호 선진국은 이미 유행어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세기의 복싱 경기에서 링아나운서로 유명한 마이클버퍼는 “한 판 붙어봅시다!” 라는 뜻을 가진 “Let's get ready torumble!”라는 지식재산권으로 19년간 4억 2000만 달러(한화 약 4720억 8000만원)의 수입을 거둔 바 있다.

 

최근에는 법원이 판례로서 위치 상표도 보호를 하고 있다.

쉽게 말해 판례는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의 3선 모양과 같이 길이에 따라 가변될 수 있는 상표도 출처표시기능이 인정된다면 수요자들의 신뢰이익 보호를 위해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상표권 제도는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하여 날로 진화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상표권 분쟁 비화

 

소셜커머스의 3대장으로 ‘쿠팡’, ‘위메프’, ‘티켓몬스터’가 있다. 이 중 티켓몬스터는 국내 최초로 소셜커머스라는 개념을 도입했으며 창업 6개월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업계 1위라는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구축하게 되었다. 이러한 티켓몬스터의 경우에도 상표권 분쟁에 휘말린 적이 있다.

 

티켓몬스터는 2010년 5월 10일 서비스를 론칭했다. 그리고 2주 뒤인 2010년 5월 25일에 ‘티켓몬스터’라는 상표를 등록하기 위해 특허청에 상표를 출원하였다. 그런데 웬일인가. 티켓몬스터 서비스 론칭일 바로 다음 날인 2010년 5월 11일에 티켓몬스터와 전혀 관계가 없는 제3자인 딜즈온이 ‘티켓몬스터’ 상표를 이미 출원했다는 사실을 티켓몬스터 측은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후 딜즈온이 상표사용금지 소송을 걸면서 치열하게 싸우게 되었고, 해결 방법이 없어지자 티켓몬스터에서는 기존의 상표를 버리고 ‘티구’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서비스를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티켓몬스터 측에서는 예상치 못한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티켓몬스터 이름을 걸고 그동안 쏟아부은 홍보비용, 그리고 이를 교체해야 할 경우의 비용들을 고려하면 그 충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결과적으로는 상표출원인 측과 합의에 의하여 분쟁이 마무리되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표권획득을 위해 상당한 지출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대기업들, 상표권 잘 보호하고 있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이 너무나도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여 계열사들을 확보하는 것이 관행이었기 때문에 기업 규모에 비해 상표권 보호가 미흡한 기업이 있다. 상표법상 그룹계열사 간이라도 법인격이 다르면 상표법상 타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등록 상표와 유사한 업종에 상표를 사용할 경우 상표 침해가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제 수많은 대기업 계열사들이 그룹명칭을 포함한 상표를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상표권을 경쟁력 없는 기업이 분별없이 사용할 경우 상표권의 희석화(상표권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개의 범 H그룹(자동차그룹·중공업그룹·상선계열그룹·백화점그룹·해상화재보험그룹·산업개발그룹 등) 중 6개의 H그룹의 100여개 계열사가 H그룹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H’ 브랜드의 분별없는 사용은 ‘H 상표를 아무나 써도 되는 상표’라는 인식을 가져올 것이고, 결국 H사는 브랜드 가치 희석화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L그룹 역시 74개 계열사 중 12개 계열사에 상표권이 분산되는 등 상표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에서는 해당 L그룹이 상표권을 일원화하여 관리하고 있는 사례와 대비되는 바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자 특허청은 대기업 상표심사지침을 발표하고, 앞으로 대기업 그룹명칭이 들어간 상표는 하나의 상표관리회사 또는 지주회사가 일괄적으로 관리하면서 출원해야만 등록받을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미 등록받아 사용 중인 상표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상표는 법적 안정성을 고려하여 계속 등록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상표권으로 절세가 가능한가?

 

얼마 전 ‘대한항공’이라는 기업이 사용하는 대한항공이라는 상표권이 대한항공의 소유가 아니어서 대한항공이 한진칼에 매년 300억원의 상표사용료를 지불한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다.

 

지식재산권을 이용한 법인자본화를 적당히 해야 되는데 너무 과하게 해서 문제가 된 예이다.

 

 

한진 칼의 1년 매출이 587억원인데 그중 절반 이상인 300억원이 상표권 사용료라니…. 한진의 통 큰 스케일에 놀랄 따름이다. 조양호 오너 일가는 한진 칼 지분을 20% 이상 소유하고 있으며,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약 32% 정도 소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조양호 오너 일가가 상표 사용료만으로 연간 수백억의 이득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지식재산권을 잘 활용하면 법인 가지급금 처리 또는 잉여금 처리 측면에서 상당한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조양호 일가처럼 너무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되지 않게 처리가 가능하다.

 

끝으로 국내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이 상표권 등과 같은 지식재산제도를 사업에 잘 활용해서 독일이나 일본처럼 강한 중소기업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프로필] 서 평 강

 • 상상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 중소벤처기업부 비즈니스지원단 기술자문위원
 • 특허청 심사관 대상 특허법교육 전문교수
 • 창업선도대학 국가지원사업 심사위원장
 • 국제지식재산연수원 지식재산 전문교수
 • 한빛 지적소유권센터 특허법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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