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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슈프림’ 사태로 본 글로벌 브랜딩과 중국 상표권 확보의 중요성

(조세금융신문=황성필 변리사) 이탈리아는 멋진 문화가 살아있는 최고의 관광지 중 하나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항상 지갑을 조심하라고 한다. 지갑을 잃어버리면 주변 사람들은 “주의하지 않고 지갑을 도둑맞은 너의 잘못”이라며 조심하기를 항상 당부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슈프림이라는 패션 브랜드와 중국에서의 협업 발표를 하여 골치 아픈 사건에 휘말렸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잘못을 운운한다. 그러나 원조 슈프림의 문제는 없는 것일까. 이미 원조 슈프림은 이탈리아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중국에서는 또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잃어버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지갑(상표)’을 만들어서 들고 다니던 원조 슈프림의 문제를 살펴보자.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슈프림(Supreme)이라는 브랜드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젊은이들을 위한 스트리트 패션 의류와 액세서리 등이 유명하고, 브랜드 자체의 파워도 매우 높아, 어떤 제품이라도 슈프림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면 모두 팔린다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사단이 났을까. 슈프림 본사의 첫번째 잘못은 브랜딩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슈프림이라는 심플한 브랜딩을 했기 때문에 성공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슈프림 자체는 식별력이 없는 상표이기 때문에 이러한 브랜딩은 글로벌로 성공시 필연적으로 가짜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즉, 최고를 뜻하는 슈프림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쓸 수 있는 단어이기에 상표로 등록될 수 있는 국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쉽고 친근한 브랜드를 선택하여 빠른 고객의 확보가 중요하다. 슈프림이라는 식별력 없는 단어로 브랜딩을 굳이 결정했다면, 여기에 적절한 로고를 추가적으로 결합하여 브랜딩을 형상화하는 상표권 확보를 추진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나 이런 전략도 부재하였다.

 

물론 추후 브랜드가 유명해져서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를 받는 지위를 확보하면 자신의 브랜드를 보호할 수도 있으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초기 브랜드로서 기대할 수 있는 브랜드 보호법은 아니다.

 

이탈리아 슈프림, 美 원조 슈프림의 예견된 ‘사생아’

 

결국 이러한 기회를 틈타 미국의 슈프림 회사와 전혀 관계없는 이탈리아의 인터내셔널브랜드펌(International Brand Firm)이라는 회사가 슈프림 이탈리아(Supreme Italia)를 설립해 슈프림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슈프림 이탈리아는 미국의 슈프림과 다른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글로벌 상표권 확보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슈프림은 미국에서 시작된 브랜드이고 슈프림 이탈리아는 가짜이기는 하나 이탈리아 슈프림도 나름대로의 영역은 나름 구축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기업인 삼성전자(국내 삼성이 아닌 삼성전자차이나임)가 최근 갤럭시 A8s를 중국에서 론칭하는 이벤트를 위하여 슈프림과 협업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문제는 슈프림 이탈리아와 협업을 한다는 것이었다. 대중들과 패션업계는 삼성전자가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고 지탄을 했으나, 오히려 삼성전자의 중국 담당자는 슈프림 이탈리아와 협력을 하는 이유로, 중국에서 슈프림 이탈리아가 정당한 상표의 사용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를 정당화시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결국 미국의 진짜 슈프림도 삼성과 어떠한 협업 계획이 없음을 공식 발표했고, 결국 삼성전자는 슈프림 이탈리아와의 협업은 재고되어야 하며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원조’ 슈프림의 중국 상표권 확보에 뒤늦은 행보

 

중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유독 상표브로커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해외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상표에 대하여는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그 등록을 금지하고 있고, 등록이 되더라도 상표등록무효사유가 된다.1)

 

1) 대한민국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는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들에게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로서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거나 그 특정인에게 손해를 입히려고 하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에 대한 등록을 금지하고 있다. 이 규정이 도입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1998년에 시행된 개정 상표법이 도입되기 전까지 우리상표법은 국내 또는 외국에서 저명한 상표를 모방하여 출원한 상표의 등록을 배제할 적절한 법체계가 미비한 실정이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에서 소위 ‘뜰 것 같은’ 상표를 출원하여 등록받은 후 해외의 진정한 권리자가 한국에 진출할 경우 역으로 상표권 침해로 협상을 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는 자국 내부 산업의 보호보다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향해야 하는 시기가 왔기 때문에, 진정한 상표사용자의 신용보호 및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위하여 이러한 조항을 신설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경우에도 제3자의 악의적인 상표선점을 개선하고자 2014년 5월 중국 신상표법이 시행되었으나, 해외에서 주지한 상표까지 보호하는 제도는 아직까지 현실적이지 않다. 단지 타인의 선 발생된 권리(저작권)와 저촉되는 경우 등록을 배제하는 규정이 있어 해외의 저작물을 상표로 출원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등록을 저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자신의 상표가 주지하지 않다면 제3자가 동일유사한 모방상표를 출원하더라도 이를 무효시키기가 어렵고 추후 매우 비싼 금액을 주고 상표권 양도협의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미국의 슈프림사는 현재 중국에 뒤늦게 100여 건에 달하는 상표를 신청한 것으로 조사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의류에 대한 상표권은 제3자로부터 이의신청을 제기 받아 현재까지 상표권 확보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삼성전자와 슈프림 사태에서 기억해야 할 교훈이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누가 진정한 상표권자인지 확인을 제대로 했는가. 그리고 진정한 상표권자가 이탈리아의 슈프림이었다하더라도, 과연 대중들과 업계에게 지탄을 받을 협업을 하는 것이 맞았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프림 미국 본사의 상표권 글로벌 전략 부재로 인한 상표권 확보 실패가 가장 큰 원인 제공이 아닐까. 이탈리아의 가짜 슈프림은 미국 본사 슈프림의 가슴 아픈 예정된 사생아는 아닐까.

 

 

[프로필] 황 성 필

· 만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
· 국제변리사연맹 한국 이사
· AI 엑셀러레이션회사 에이블러 대표
· SBS콘텐츠 허브·연세대학교 연세생활건강·와이랩(YLAB) 법률자문 및 서울대학교 NCIA 법률고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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