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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급물살’…경형 SUV 생산 초읽기

현대차 투자협약 잠정 합의…노사민정 거쳐 최종 타결
“경형 SUV 지속가능한가?”…일각선 투자 타당성 우려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6개월째 공전을 거듭하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경형 SUV 생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업의 모델이 될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한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 간 투자 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이 도출되면서 공장에 대한 현대차의 투자가 다시 초읽기에 들어간 것.

 

한때 무산 위기에 처했던 협상은 지난달 27일 지역 노동계가 시 협상단에 협상 전권을 위임하면서 급반전됐다. 당시 노동계는 적정임금과 노동시간, 노사책임 경영 등 협상 전 부분을 포괄적으로 위임했다.

 

이에 광주시는 기존 협상안보다 현대차의 입장을 대폭 수용한 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특히 적정임금과 노동시간 등을 대폭 손질한 것은 그동안 협상에 난색을 표해왔던 현대차와의 입장차를 좁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협상단은 예산 처리일까지 투자협약서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4일이나 5일까지 현대차와의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합의되면 이번주 내에 노사민정협의회를 열어 승인을 받고 이르면 6일 투자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협약이 체결되면 추가 투자유치와 합작법인 설립 절차가 진행된다. 이후 빛그린산단에 경형 SUV 공장을 건립하기 위한 착공식이 진행됨과 함께 진입도로 건설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광주시가 현대차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자기자본 2800억원, 차입금 42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투입하고 연간 10만대 규모의 1000cc 미만 경형 SUV 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정규직 근로자는 신입 생산직과 경력 관리직을 합쳐 1000여명,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1만~1만2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시는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왜 투자에 합의했나

현대차가 광주공장을 통해 개발·생산할 차종은 경형 SUV다. 그러나 경형 SUV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한 마디로 만들어 팔아도 남는 게 별로 없는 셈이다. 실제로 경소형차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 대량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만드는 것 자체가 손해일 수도 있다.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면 굳이 만들 이유가 없다. 하지만 현대차는 경형 SUV 생산에 있어 원가 최소화 방안을 찾았다. 부품 원가도 줄이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완성차 공장의 높은 인건비를 주시했다.

 

이에 광주시는 이런 현대차의 고민을 파고 들어 직접 공장을 만들고 현대차가 원하는 차종을 저렴하게 생산해 줄테니 경형 SUV의 생산지로 광주를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아가 인건비를 절반으로 낮추고 지방정부가 주거, 복지 등을 늘려 해결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여긴 것이다.

 

가뜩이나 경형 SUV 생산원가 절감을 고민하던 현대차는 여기에 흥미를 보였다. 경형 SUV의 주력 시장 가운데 한 곳이 내수 시장임을 감안할 때 현대차로서도 국내 생산이 유리한 측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 가능성은?

현대차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저렴한 생산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만든 공장의 위탁 생산은 선거에 따라 주도권이 바뀌면 얼마든지 비용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저렴한 생산 체제가 유지되면 현대차는 경형 SUV뿐 아니라 향후 추가 개발되는 차종도 생산을 배정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기존 공장의 일감은 줄어든다. 그만큼 잔업이나 특근도 사라져 소득이 떨어지는 셈이다. 현대차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에 급급해 안일한 판단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해는 물론 자동차 산업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 창출은 양이 아닌 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만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어려운데 과연 신규투자가 가능하냐는 문제가 있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남는 물량이 60만대에 이르는데 광주형 일자리가 더해지면 70만대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광주형 일자리에서 생산할 경차로 한정하더라도 국내 경차 생산은 40만대에 이르지만 수요는 불과 13만대 수준”이라며 “이미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경형 SUV까지 더해지면 광주형 일자리의 신차가 설 자리는 없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형 SUV 수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 연구위원은 “독립법인인 광주형 일자리에서 수출이 가능하려면 브랜드와 판매망부터 있어야 한다”며 “특히 경소형차는 수출 시장에서 중국 모델에 밀릴 수밖에 없어 마땅히 판매할 시장도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광주형 일자리에 투입될 7000억원의 예산을 차라리 위기에 빠진 4600여개의 부품사에 긴급자금을 나눠 주는 편이 낫다”며 “일자리와 자동차 산업을 생각한다면 생산설비 증설이 아니라 전기차 등 미래차 산업과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 공식적인 확인을 피하고 있다. 자칫 정치권에까지 파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협상이 종료될 때까지 공식적으로 밝힐 게 없다”며 “추후 결론이 나면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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