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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와이브로, LTE에 밀렸지만 5G 초석 다졌다

KT 이어 SK텔레콤도 연내 서비스 종료 계획 밝혀
5G 기술적 밑거름…“주파수 전환 논의 서둘러야”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국내 토종 인터넷기술인 와이브로(WiBro)가 지난 2006년 상용화된 지 1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KT에 이어 SK텔레콤도 연내 서비스 종료 계획을 밝히면서다.

 

KT와 SK텔레콤이 지난 2006년 6월 30일부터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는 음영지역과 음성통화의 한계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이듬해인 2007년 3G의 국제기술표준으로 채택되기도 했지만 2011년 LTE가 상용화되면서 시장을 확장하는 데 결국 실패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5G 등 대체 기술의 진화, 와이브로 단말·장비 공급 부족, 국내 가입자 수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더 이상 서비스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브로 주파수(2.3GHz 대역)는 내년 3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8월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이를 검토 중에 있다.

 

KT 관계자는 “와이브로 활성화 노력에도 글로벌 확장이 어렵고 사업환경 악화에 따라 서비스 품질 유지와 고객편익 제공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올해 말까지 와이브로 서비스를 종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에 들어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와이브로 서비스의 지속적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이어왔지만 더 이상 정상적인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기존 가입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TE에 밀려 ‘애물단지’ 오명

와이브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등이 주축이 돼 개발한 토종 기술로 4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더불어 해외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벌어다 줄 ‘황금알’ 기술로 한때 주목을 받았다.

 

이에 KT와 SK텔레콤은 잇따라 와이브로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이를 4세대 휴대전화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와이브로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10Mbps이고 최대 전송거리는 1km에 불과했다. 시속 120km 속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음영지역이 너무 많아 이동통신에 비해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고 있는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서비스까지 병행하는 것도 문제였다. 와이브로 음영지역을 해소하려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지만 시설투자에 소홀한 면이 있었다. 인구 밀집이 낮은 지역까지 와이브로용 유선망을 설치하는 것은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1년을 기점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앞다퉈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4세대 이동통신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에게 와이브로 방식으로 이동통신 사업권을 내줘 활성화하려 했지만 매번 제4이동통신사 선정이 무산되면서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세계 시장에서도 외면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세계 주요국들은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LTE를 선택했으며 초기 와이브로를 선택했던 국가들도 LTE(LTE-TDD)로 선회했다. 와이브로 시장을 선도했던 삼성전자마저도 이를 접고 LTE 시장에 집중했다.

 

결국 새로운 단말기나 장비는 공급되지 않았고 가입자 이탈로 기존 서비스마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와이브로 가입자 수는 2006년 1000명으로 시작해 2011년 79만명, 2012년 10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올해 10만명 이하로 줄었다.

 

덩달아 와이브로 기술 진화 논의도 막을 내리면서 이통사에게 와이브로는 12년간 누적 투자 2조1000억원에도 누적 매출 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기정통부는 내년 3월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 기간이 종료되면 40MHz 폭을 이동통신용으로 전환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소 대역만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기술적 유산, 5G 기술개발 ‘밑거름’

와이브로는 막을 내렸지만 기술적으로 남긴 가치는 결코 적지 않다는 평가다. 와이브로에 사용했던 무선기술은 현재 5G 기술 근간으로 사용되고 있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는데 기술적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와이브로 주파수로 쓰이는 2.3GHz 대역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5G 주파수로 각광받고 있다. 5G는 핫스팟 지역에서 초고속 이동통신을 제공하는 6GHz 이상 초고주파 대역과 넓은 지역을 커버하기 위한 6GHz 이하 대역으로 구성이 일반적이다.

 

이에 기존 와이브로가 활용하던 2.3GHz 대역은 총 100MHz 폭으로 넓은 지역에서 1Gbps 이상 속도를 내기 위한 6GHz 이하 5G 주파수 용도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또 와이브로는 업로드와 다운로드 대역을 구분하지 않는 시분할(TDD)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5G와 유사하다. 복잡한 재배치 과정 없이 손쉽게 5G 주파수로 전환이 가능할 뿐 아니라 와이브로 중계기 등을 개발하던 중소기업이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는 데도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통신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회심의 승부수였다”며 “와이브로 공동개발에 참여했던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중소 장비업체들도 와이브로 장비를 개발했던 기술력을 기반으로 5G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와이브로 종주국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시점”이라며 “와이브로 서비스 철수 절차와 더불어 와이브로 주파수의 5G 이동통신용 전환 등 대안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도 2.3GHz 대역을 유력한 5G 주파수 후보대역으로 선정했다”며 “5G 주파수 현황을 고려할 때 와이브로가 종료되면 100MHz 폭은 5G로 활용하는 게 글로벌 시장 추세에 부합하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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