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급락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와 관련해 자본시장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29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주재로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김 부위원장은 “당초 2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의 규모를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11월 초부터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시장상황에 따라 증권유관기관을 중심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투자함으로써 증시의 안정판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정부도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위는 자본시장 신뢰제고를 위해 불공정행위 대응에도 힘쓸 방침이다. 시세조정 등 불공정행위와 연계될 수 있는 불법 공매도를 엄중하게 처벌하고 기존 형사처벌·과징금을 신설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과 금감원, 거래소는 상호 긴밀하게 연계해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불건전 영업·허위사실 유포 등을 철저히 단속하고 처벌할 방침이다. ▲혁신기업 자금조달체계 전면개선 ▲전문투자자 육성 및 역할강화 ▲IPO제도 개선 및 코넥스 역할 재정립 ▲증권회사 자금중개 기능 강화 등 자본시장 혁신과제도 마련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는 22개월 만에, 코스닥은 1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높은 하락율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10월에만 4조5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자금 이탈의 원인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기업실적 하락 우려 ▲유럽의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 등이 꼽히고 있다.
다만 국내 경제는 거시적 측면에서 아직 2%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경상수지 역시 2012년 3월부터 7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재정수지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매우 건전한 상태다.
대내외 건전성 덕분에 환율이나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도 39.7로 중국(70.6%), 브라질(212.3), 인도(108.6) 등 다른나라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시적 측면에서도 은행의 단기 외채 비중, BIS비율 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국제기구나 신용평가사들도 한국경제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유동성에 의존해서 오버슈팅이 발생하지 않았고, 기초체력 역시 다른 나라보다도 튼튼하므로 이번 조정국면이 국내 증시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분석능력과 자금여력이 있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에게는, 다양한 안정적인 투자기회를 제공해 시중 부동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원활하게 유입되도록 하고 기업에게는 성장단계에 맞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로서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혁신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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