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일부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면서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550조원을 돌파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무려 4조6549억원 늘어난 552조392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7월까지 평균 월별 증가액인 2조7756억원보다 약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가계대출이 껑충 뛴 이유는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까지 덩달아 급증했기 때문이다.
8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2조2794억원으로 7월보다 2조8770억원 늘어났다. 2016년 11월 3조1565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 증가폭이었다.
이 기간 서울의 집값은 가파르게 올랐다. KB부동산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7년 8월보다 7.37% 올랐다.
주간 증가 폭은 8월 첫째 주 0.28%에서 둘째 주 0.45%, 셋째 주 0.72%, 넷째 주 0.92%로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7억7935만원,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을 합친 전체 주택 중위 가격은 6억2969만원까지 솟구쳤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등을 통한 우회 수요나 갭투자도 늘어났다.
집을 살 여유가 충분히 있음에도 투자자 본인은 전세에 살면서 여유자금으로 부동산 급등지역의 아파트를 사는 것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대상이 아니고, 소득에 다른 보증제한이 없고, 공기업의 보증 덕에 상대적으로 대출받기 쉽다.
이에 대해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0월부터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상인 가구에 대해서는 전세자금보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보증 시장점유율은 5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 등 전세자금보증을 다루는 경쟁업체가 대안이 돼주길 기대하는 눈치지만, 정부가 대출규제 강화 기조에 맞춰 고소득자는 배제하도록 상품요건을 만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개인사업자 대출도 큰 폭으로 올랐다.
8월 개인사업자 대출은 7월보다 2조717억원 늘어난 215조657억원으로 전월대비 증가 폭은 지난 3월 2조2108억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순수한 사업목적이 아니라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에 나선다는 우려가 높아 시중은행은 최근 내규에 ‘자금용도 외 유용 사후점검 기준’을 넣고,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다.
8월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5070억원으로, 7월보다 9097억원 늘었다.
같은 달 개인 집단대출 잔액은 123조3396억원으로 전월보다 8917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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