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ING생명보험 인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신한금융은 자산규모와 순이익 측면에서 KB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한금융은 오는 3일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예정된 창립(9월1일) 기념행사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직접 발표할 경우 시장의 반응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3일은 ING생명이 사명을 ‘오렌지라이프’로 바꾸는 날이기도 하다. 그 전에 협상이 완료되면 새 브랜드 홍보 등에 들어가는 ‘리브랜딩’ 비용도 일부 줄일 수 있다. 신한금융이 책정한 리브랜딩 비용은 450억원이다.
지난주 초 예정돼있던 북미기업공개(IR) 행사에 조 회장이 가지 않은 것 역시 인수 마무리 작업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신한금융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지분 59.15%를 가지게 된다. 인수가격은 2조2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가격은 2조4000억원 수준이지만 KB금융 등 경쟁사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신한금융 측에 유리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에게 뺐긴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말 기준 신한금융의 자산은 453조원으로 KB금융(463조원)보다 약 10조원 적다. 하지만 여기에 ING생명의 자산 31조원이 더해질 경우 순위는 역전된다.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 상반기 KB금융이 1조915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은 1조7956억원으로 2위에 머물렀다. ING생명의 상반기 순익은 1836억원으로 단순 합산 할 경우 신한금융의 순익이 642억원 많아진다.
ING생명은 업계 최상위 건전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 후 부담도 덜할 것으로 여겨진다. 6월말 기준 ING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는 522.6%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생보사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업계 평균(231.65%)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기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편중돼있던 그룹 내 수익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 신한금융 순이익 중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 신한카드는 15.7%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생명은 3.9%에 불과하다.
신한생명과 시너지 효과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신한생명과 ING생명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신한생명의 RBC는 195.4%에서 200% 후반대로 상승한다. IFRS17에 대비해 자본 확충이 필수인 신한생명이 추가 조치 없이 RBC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텔레마케팅(TM)채널과 은행 방카슈랑스 채널에만 강점을 가지고 있는 신한생명이 ING생명을 통해 대면채널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ING생명은 대부분 전속설계사를 통해 영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현재 남은 인수 관련 논의 사항은 직원 고용안정 협약, 위로금 등이 있다. ING생명 노조는 매각 이후 7년간의 고용안정 보장과 매각가 10% 위로금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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