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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연일 폭염의 연속입니다.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의 영향을 받으면서 언제부터인가 갑작스런 폭우와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쏟아질 때가 많더군요.

 

18세기 유럽. 폭우가 쏟아지며 번개가 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연의 꼬리 끝에 금속을 매달고 폭풍을 쫓았지요. 그리고 번개에서 전기의 존재를 밝혀내었고 ‘피뢰침’의 발명으로 이어지는 값진 성과를 얻어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유능한 정치가이기도 했던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글라스 하모니카(glass harmonica)’라는 악기를 발명했었다는 사실은 다소 생소할 것입니다.

 

글라스 하모니카

그 소리의 아름다움이 무색하게도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클래식 악기를 하나 소개합니다. 바로 글라스 하모니카인데요. 일단 외양적으로는 풍금과 흡사한 모습입니다.

 

 

소리가 나는 원리를 보자면, 물이 들어 있는 통에 크기가 다른 둥근 유리그릇을 가로로 가지런히 배열하여 놓고 페달을 밟습니다. 페달링에 의하여 그릇이 돌아가면 연주자는 손가락으로 각기 다른 음높이의 그릇 가장자리를 문지르고, 그 마찰에 의해 환상적인 음악이 흘러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글라스 하프’라는 악기가 기존에 있긴 했었는데 거기에서 좀 더 발전시킨 형태로 보여집니다. 글라스 하모니카는 여러 유리잔에 물을 따라 넣고 타악기처럼 두드리는 글라스 하프와 달리 일단 악기형태의 고정틀을 갖추었고, 피아노를 치듯 여러 손가락으로 한꺼번에 터치하면 화음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18세기 유럽에서 무척이나 사랑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베토벤은 이 악기를 매우 좋아하여 즐겨 연주하곤 했는데, 초기에는 납을 사용하여 그릇을 만들었던 만큼 ‘베토벤의 죽음이 이 악기의 납중독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라는 설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한 때는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악기였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매혹적이었던지 감상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악기소리에 도취하게 되어 우울이나 신경과민 등 신경증을 유발한 다는 보고로 연주금지령까지 내려진 적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지요.

 

특히 모차르트는 그가 세상을 떠나던 해에 마지막 실내악곡으로 ‘글라스 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와 론도 c단조(Adagio and Rondo for Glass Harmonoca, Flute, Oboe, Viola and Cello, K.617)’를 남겼답니다.

 

귀에 익숙한 소품으로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에서 나오는 ‘사탕요정의 춤(Dance of the Sugar Plum Fairy)’과 생상스가 작곡한 ‘동물의 사육제’ 중 제 7번인 ‘수족관(Aquarium)’이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의 소리 ‘클래식’

클래식 악기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자연을 악기에 담아내는데 있습니다.

최고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은 ‘소 빙하기’라고 불리울 만큼의 혹독한 추위를 겪어낸 나무로 만들었답니다. 인고(忍苦)를 겪고 살아남은 나무의 재질이니 인생의 희노애락이 소름 돋을 정도로 절절히 묘사되어 울리는 것이 결코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오보에나 플룻 또한 나무와 금속의 원통에 입김을 통과시킴으로써 호흡이 음악으로 전환됩니다. 관악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람의 폐를 통해서 나오는 ‘숨’이라는 것이 그렇게도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같은 원통의 관이라도 대금, 양금, 단소 등 우리나라의 전통악기의 소리는 ‘아프리카흑단’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서양과 달리 대나무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용하고 절제되면서 어딘가 구슬픔을 머금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한’이라는 것을 표현하며 눈물과 한숨을 풀어내기에는 대나무 이상 가는 것이 없겠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면 왠지 마음이 평안해지고 조용히 정돈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우리 신체와 주파수가 어울리는 자연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에서 도구를 만들고, 그것으로 두드리거나 마찰을 통하여 ‘음악’이란 것을 탄생시킨 것이지요. ‘박자’, ‘리듬’, ‘멜로디’가 없다면 소음이 될 수밖에 없는 ‘소리’라는 것을 ‘악기’라는 도구를 거쳐 음악을 만들어내니 어찌 생각해보면 인류문화에서 이보다 놀라운 창조도 없을 듯합니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의 몸이 그것에 친숙하게 반응하며 긴장을 푸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겠지요. 클래식 음악의 여러 유익한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제는 단순한 ‘릴렉스’의 영역을 뛰어넘어 ‘힐링’의 단계에까지 접어들고 있습니다.

 

‘괴테’에 의해 “세계의 깊은 생명을 들을 수 있는 듯하다!”라는 칭송을 받았던 글라스 하모니카와 함께 소리의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 ‘힐링’ 한 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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