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한국 모바일 결제 개발 기업 ‘페이링크코리아’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과 그에 따른 시장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페이링크 코리아는 양국 총리가 참석한 ‘한-탄자니아 비즈니스 포럼’의 성과로 탄자니아국영통신사(TTCL)와 모바일 결제부문 상호협력(MOU)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TTCL 측은 현재 추진 중인 ‘T-Pesa Cashless’ 프로젝트의 사업자로 페이링크코리아를 선정했고 페이링크코리아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운영파트너로서 탄자니아의 공과금, 공공요금 ,세금납부 시스템 구축운영, 대중교통카드 도입, 공무원 공공지출카드 발급·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총 계약 금액은 1180만달러(약 135억원)에 달한다.
페이링크코리아의 이번 진출은 사업 규모보다 탄자니아 국가의 세원투명성 증대 측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탄자니아는 국민의 75%가 모바일을 이용하고 GDP의 47%가 모바일로 거래되는 등 넓은 모바일 저변이 갖춰져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의 모바일머니 사용 패턴이 현금 입출금과 송금 등에 국한 돼있다는 게 문제다.
물품구매 역시 대부분 인근 모바일머니 중개점에서 현금을 인출해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통합 프로세싱 사업자 부재 등의 문제로 가맹점 확산이 미흡한 상태다. 때문에 현재 탄자니아 정부는 세원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세수확보 정책, 재정 정책 등을 수립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2일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초로 부여하는 탄자니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B1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예측성이 떨어지는 정책과 불안정한 투자환경 등이 그 이유다. 탄자니아 정부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최근 현금사용을 줄이는 ‘캐시리스(Cashless)’ 정책을 펼치고 있다.
페이링크코리아는 이같은 탄자니아 정부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기술을 제안했다. 결제시스템을 통해 빠른 속도로 거래를 처리하고 축적되는 거래데이터들을 탄자니아 국세청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특히 과거 2000년대 초반 정부주도로 신용카드가맹점 의무가입제와 신용카드 복권제 등을 실시해 세원을 노출시키고, 단 기간 내에 자금흐름을 투명화 했던 한국식 모델은 탄자니아 정부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김수환 페이링크코리아 공동 대표는 “탄자니아는 모바일 결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본환경이 갖춰져 있음에도 가맹점 단말기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지출 시에는 현금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며 “탄자니아는 정부가 응당 거둬야하는 세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부 주도 정책들이 실현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들에게는 다른 어떤 모델보다 한국식 모델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탄자니아 세원투명성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링크코리아는 향후 파일럿 테스트 등을 거쳐 연내에 서비스 론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탄자니아정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개발은행(AFDB·African Development Bank)과의 협업도 계획 중이다.
아프리카 내 대부분의 정부가 탄자니아 정부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어 페이링크코리아의 서비스 모델이 큰 수정 없이 적용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수환 대표는 “아프리카 54개국 거의 모든 나라들이 현재 캐시리스(Cashless)를 주장하고 있다”며 “탄자니아 내 모바일결제 시스템 보급은 정부 세원확보로 이어져 경제 정책 수립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자니아를 넘어선 아프리카 전체의 세원이 투명성 증대 효과도 기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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