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한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반도체 사업부문 재고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2년 가량 이어졌던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될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반도체 사업부 재고자산이 8조316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3463억원) 대비 55.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재고자산이 3조103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06억원) 대비 52.07% 올랐다.
특히 재고자산을 살펴보면 제품·상품의 재고 증가율이 원재료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제품·상품 재고자산은 1조3637억원으로 전년 동기(7571억원) 대비 80.11%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 원재료·저장품의 재고자산은 7670억원으로 전년 동기(5980억원) 대비 28.27% 증가한 데 그친다.
SK하이닉스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반도체 재고자산이 제품은 6571억원으로 전년 동기(3753억원) 대비 75.09% 증가한 반면 원재료·저장품은 38.43% 증가했다.
매출이 성장하는 경우 재고자산은 제때 제품 공급이 가능해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배경이 된다.
1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20조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15조6600억원) 대비 32.69%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8조7197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2895억원) 대비 38.64% 증가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공급이 넘치면 가격이 급락하고 부족하면 급상승하는 등 변화가 심한 사이클이 특징이다. 반도체 재고가 증가할 경우 메모리 가격 하락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극심했던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 국면에 집입했으며 2분기부터 업계 재고도 증가 추세"라며 "반도체 가격이 연말까지 디램(DRAM)은 상승폭 축소, 낸드(NAND)는 하락폭 확대가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반도체 판가 상승은 둔화하는 반면 원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반도체 어닝 모멘텀이 약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램의 경우 재고가 있을 수 없는 구조"라며 "다만 낸드의 경우 작년 7월 평택캠퍼스(반도체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재고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6년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 작년 반도체 재고 수준이 1주일 판매량도 안될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낮았다"며 "이 부분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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