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장기간 저조한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오는 12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대비)은 전월과 동일한 1.5%를 기록했다. 이로써 국내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8%를 기록한 이후 9개월 연속 1%대에 머무르게 됐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석유류 가격의 급등이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동월대비 10% 오르며 전체물가를 0.44%p 상승시켰다.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상승폭(11.7%)이다. 경유가 12.3% 상승했고 등유와 휘발유가 각각 10.9%, 9.9% 올랐다.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보다 낮은 1.2%를 기록했다.
저조한 물가상승률이 지속되자 업계에서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상 결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2일 한국은행 창립행사에서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아직 높지 않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시장 역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월 대비 불과 7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8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가속화되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통화정책에 변수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75~2.00%로 0.25%p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이후 10년만에 2%대로 진입했다.
또한 FOMC는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상 움직임도 보였다. 통화정책회의 이후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5명 중 8명이 올해 총 4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연내 두 차례의 추가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기준금리 전망치도 2.13%에서 2.38%로 0.25%p 올랐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추가로 2차례 인상될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는 최대 1%p까지 확대될 수 있다. 지난 5월 국회예산정책처가 과거사례를 분석해 발표한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차가 1%p 이상 벌어질 경우 월평균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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