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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클래식&차한잔]뱃노래(Barcarolle)

차이코프스키와 쇼팽의 ‘뱃노래’

 

(조세금융신문=김지연 음악전문기자 · 이레피아노학원 원장) 일 년 중 날씨가 가장 좋은 6월입니다.

운하에 배 띄우고 뱃길따라 살살 노 저어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라도 할라치면 온갖 스트레스가 바람따라 훌훌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원래 ‘뱃노래(Barcarolle)’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곤돌라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노래하던 것에서 유래되었답니다.

 

이후에는 점차 확대되어 성악이나 기악 등 모든 장르에서 중요한 하나의 음악적 모티브로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주로 6/8박자로서 밝은 느낌의 선율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들이 많은데 차이코프스키, 베르디, 슈베르트, 리스트, 쇼팽 등의 작곡가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여 작곡하였답니다. 형태가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악에서도 수많은 뱃노래를 지어 부르기도 했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배 둥둥 띄워 나들이하며 유유자적 여가를 즐기는 것은 누구에게나 노래가 절로 나오는 낭만의 극치였던가 봅니다.

 

이제까지 발표된 수많은 ‘뱃노래’가 있지만 이번 호에서는 ‘차이코프스키’와 ‘쇼팽’의 피아노용 소품을 소개합니다.

 

차이코프스키 ‘뱃노래’

The seasons op.376 June Barcarolle.- Pyotr llyich Tchaikovsky.

1876년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의 「누벨리스트(Nouvellist)」라는 한 음악잡지에서는 매달 적합한 하나의 시를 선정하고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세팅하여 시리즈물로 매월 게재하게 됩니다. 바로 여기서 이 음악부분을 ‘차이코프스키’가 담당하게 되지요.

 

당시 ‘백조의 호수’의 성공으로 전성기에 접어든 차이코프스키였지만, 여전히 경제적인 어려움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12곡의 ‘사계’를 작곡하면서 수 백 루블의 작품 비용을 받으며 경제난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하는 여담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1년 열 두 달, 따라서 총 12곡을 작곡하는데 그 중에서 6월의 ‘뱃노래’와 11월의 ‘트로이카,’ 12월의 ‘크리스마스’가 유명하답니다. 광고용으로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니까요.

 

여름에 뱃놀이 하는 풍경을 그린 시인 ‘프레시체예프’의 ‘뱃노래’라는 시에 맞추어 살랑거리는 6월의 바람에 배를 띄운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했습니다.

 

‘뱃노래’를 모티브로 한 수많은 작품들이 각각 다양한 국적의 작곡가들이다 보니 작품마다 개인적 성향이나 민족성 등이 드러나는 특성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그것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러시아 특유의 민요적 느낌이 들며 슬라브적인 매력이 배어나오기도 합니다.

 

감상해 보면 다양한 매체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매우 익숙한 멜로디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바닷가로 가자

파도가 우리의 다리에 입맞출거야

신비로워라

별들은 우리에게 슬픈 눈빛을 던지네...

- 프레시체예프. ‘뱃노래’

 

쇼팽 ‘뱃노래’

Barcarolle in f sharp major op.60 - Frederic chopin

이 곡은 앞에 소개한 ‘차이코프스키 뱃노래’와는 작곡배경과 느낌이 다릅니다.

폴란드 태생의 프랑스 작곡가 쇼팽이 1845~1846년에 작곡한 곡인데요, 쇼팽의 생애에서 한 곡 밖에 없는 유일한 ‘바르카롤(Barcarolle)’이랍니다.

 

이 작품은 그가 연인인 ‘조르주 상드’와의 이별을 앞둔 상태에서 지병인 결핵으로 건강까지 악화되는 슬프고 어려운 상황에서 만든 곡입니다.

 

서두는 잔잔하고 조용하게 진행됩니다.

살랑살랑 바람따라 흔들리는 곤돌라를 표현한 듯한 왼손의 반주에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느낌의 오른손 멜로디를 얹었지요. 마치 조르주 상드와의 감미롭던 한 때를 회상하는 듯 조용히 주고받는 대화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갈수록 깊고 격정적인 슬픔이 배어나옵니다. 여타의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보이는 다소 안정적인 ‘뱃노래’와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연주시간도 9분이나 되는 비교적 긴 피아노 소품이지요.

 

널리 알려진 것처럼 쇼팽은 낭만파의 거장입니다. 낭만 작곡가답게 자신이 겪고 있는 이 인간본연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순수함과 신중함으로 잘 표현해서 듣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표제’ 음악으로 직접적으로 곡을 암시하기보다는 감각적 아름다움을 평생 추구했던 쇼팽의 의도가 다분히 드러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우아함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쇼팽의 최고의 작품으로 일컬어지며, 명성만큼이나 연주자에게 완벽한 테크닉을 요하는 난해한 작품입니다.

 

쇼팽은 1849년에 결핵으로 생을 마감하는데 이 곡은 그의 마지막 말년 3~4년에 작곡되었답니다. 쇼팽의 초기 작품에서 느껴지는 화려함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건강악화로 작곡을 단념해야 하는 쇼팽인생 말년에 비로소 수많은 고통을 겪고 탄생된 그의 음악인생이 집대성된 예술혼이 느껴지는 곡이기도 합니다. 1848년 쇼팽의 마지막 파리 콘서트에서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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